***
씨앗 상점 본부.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늪의 신 스웜프를 위해 신전(7평)을 지었습니다.]
[신성력이 20 상승합니다.]
"와···."
"7평이라니···."
다른 비전투신들이 스웜프가 받은 신전의 크기를 확인하며 놀랄 때
"후후후.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스웜프는 세준이 지어준 신전의 크기를 확인하며 웃었다.
손상된 대지의 보석에 계속 갇혀있던 스웜프.
스웜프는 다른 신들이 봉인에서 풀려 세준에게 보상을 주고 받는 신전의 크기를 보며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박세준은 황금이나 보석보다 음식에 더 후하다.
그래서 보상으로 음식을 선택했고, 자신의 예상대로 세준은 거대한(?) 신전으로 보답했다.
"얘들아, 모여봐. 내가 박세준한테 거대 신전 받은 썰 푼다!"
"오! 진짜?!"
"빨리 알려줘!"
스웜프 주변으로 모여드는 비전투신들.
"크흠."
풍요의 신 레아도 슬쩍 다가가 스웜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
"오! 박세준은 재물보다 음식을 더 좋아하는구나! 나중에 부탁할 때 참고해야지."
"그렇군. 박세준은 재물을 탐하는 인간들이랑은 달랐던 거야!"
"역시 박세준!"
"박세준!"
"박세준!"
생각보다 박세준이 바른(?) 인간인 것에 기뻐하며 세준의 이름을 연호하는 비전투신들.
하지만
쿵.쿵.
옆 건물에서 전투신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박세준···."
"박세준···."
서둘러 목소리를 줄였다.
***
녹색탑 1층.
"군고구마 10개요!"
"나는 옥수수 10개!"
1층의 상점 거리를 가득 메운 헌터들이 세준의 상점에서 농작물을 사고 있었다.
그런 헌터들의 가장 앞줄에서 음식을 먹으며 서 있는 30명의 헌터들.
"근데 경매는 언제 시작하는 거야?!"
"일단 그 테오 박이라는 고양이가 와야겠지."
테오가 파는 견고한 칼날 대파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어제 탑 밖에 나가 견고한 칼날 대파의 엄청난 효과를 직접 확인했고
"오늘은 우리가 10만 개 이상 확보한다!"
"최소 한 번은 우리가 가져가야 해!"
더 많은 견고한 칼날 대파를 확보하기 위해 부족의 대표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흥! 호랑이족에게는 하나도 넘겨줄 수 없지!"
"흥!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냥!"
오늘도 역시나 호랑이족 대표 티세우스와 사자족 대표 마룬은 서로를 보며 으르렁거렸다.
"냥? 뭐냐? 그 멍청한 말투는?!"
마룬이 티세우스를 비웃고 있을 때
"냥냥냥."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상점 지붕에서 봇짐을 열며 나타난 테오.
푸후훗. 오늘도 네타족들이 많다냥! 신난다냥!"
상점 앞에 몰린 헌터들을 발견한고는 환하게 웃었다.
"네타족들아, 나 테 부회장이 왔다냥!"
착.
테오가 지붕에서 뛰어내려 슈퍼 히어로 랜딩으로 멋지게 착지한 후 봇짐에서 어제보다 많은 견고한 칼날 대파 3000만 개를 꺼냈다.
현재 검은탑은 현재 탑 99층, 탑 67층, 탑 49층에서 견고한 칼날 대파가 재배되고 있어 아직도 재고가 많았다.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10만 개에 3000만 탑코인!"
"3200만 탑코인!"
어제보다 첫 호가가 1000만 탑코인 정도 높았다.
어제는 헌터들이 돈을 제대로 모으지 못했지만, 오늘은 부족 헌터들의 모든 돈이 대표에게 모여 있었다.
"5100만 탑코인입니다냥!!"
"낙찰이다냥!"
5000만 탑코인 언저리에서 견고한 칼날 대파가 팔렸고
"완판이다냥!"
테오는 견고한 칼날 대파 3000만 개를 팔아 150억 탑코인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푸후훗. 오늘은 팔 농작물이 하나 더 있다냥!"
아직 경매가 끝난 건 아니었다.
"팔 게 더 있다고?"
"뭐지?"
헌터들이 궁금해할 때
"푸후훗. 로커스트 다음은 거머리가 나온다냥! 그리고 거머리한테는 이걸 써야 한다냥!"
테오가 봇짐에서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를 꺼냈다.
지구에서는 로커스트 다음에 거대 흡혈 거머리가 나오기에 테오는 미리 포도를 팔기로 한 것.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100송이씩 총 5000송이를 팔겠다냥!"
"100송이에 1만 탑코인!"
"100송이에 1만 2000탑코인!"
테오의 외침과 함께 호가를 부르는 헌터들. 하지만 호가가 턱없이 낮았다.
헌터들은 아직 나타나지도 않은 거머리를 처치할 수 있는 농작물로서의 가치보다는 포도의 냄새에 끌려 포도를 사려 했다.
그때
"100송이에 1000만 탑코인입니다냥!"
테오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티세우스가 가격을 끌어올리기 시작했고
"호랑이족에게 질 수 없다! 1500만 탑코인!"
마룬은 티세우스에게 지지 않기 위해 다시 호가를 올렸다.
"3300만 탑코인입니다냥!"
"낙찰이다냥!"
"3000만 탑코인!"
"낙찰이다냥!"
결국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는 호랑이족과 사자족이 쓸어 갔다.
그렇게 경매가 끝나고
"푸후훗. 오늘은 돈이 좀 모였다냥!"
조금만 더 모으면 박 회장에게 줘도 될 것 같다냥!
테오가 기분 좋게 봇짐에 돈을 담고 있을 때
쿵.쿵.
땅을 울리는 진동과 함께 멀리서 다가오는 수백의 녹색 트롤들이 보였다.
그리고
"감히 불사파를 건드린 녀석이 누구냐?!"
가장 앞에서 선 몬스터가 우렁차게 외쳤다.
[불사파 중간 보스 만타]
"푸후훗. 노예다냥!"
테오가 웃으며 냥보로 트롤들에게 다가갔고
퍼버벅.
트롤들의 뒤통수를 때려 기절시킴과 동시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크르타의 후임을 늘려줬다.
그렇게 테오가 신나게 노예를 만들고 있을 때
꿀렁.꿀렁.
녹색탑의 밖에서는 사자족 영토로 거대 흡혈 거머리 5마리가 다가가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예언 비슷한 걸 하게 된 테오.
네타족들의 테오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413화. 뭐라고?! 뼈를 교체한다고?!
413화. 뭐라고?! 뼈를 교체한다고?!
네타의 사자족 영토.
"놈들에게 포도를 던져라!"
"서로 잡아먹게 해!"
사자족 헌터들이 거대 흡혈 거머리에게 테오가 알려준 대로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를 던졌다.
그러자
꿀렁.꿀렁.
거머리들은 서로에게서 나는 향긋한 포도 냄새에 취해 같은 편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크기가 1m 정도로 줄어들자
"화염 마법을 사용해라!"
"파이어볼!"
"파이어애로우!"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거머리를 태워버렸다.
[거대 흡혈 거머리를 처치했습니다.]
덕분에 거대 흡혈 거머리를 쉽게 처치할 수 있었다.
휴우. 생명이 넘치는 향긋한 포도를 사지 않았으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마룬은 포도향에 취해 서로를 잡아먹는 거머리를 뒤에서 공격해 봤다.
하지만
꿀렁.꿀렁.
공격을 받은 거머리들은 계속해서 분리되고 분리됐다. 거기다 수십 마리로 분리된 거머리들이 날카로운 이빨로 피를 빨려 달려들었다.
만약 포도 없이 거머리를 잡으려고 했다면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거다.
"테오 박 님은 정말 대단하군. 어떻게 놈들이 나타나실지 미리 아신 거지?"
거기다 처치할 방법까지.
마룬은 절로 테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혹시 테오 박 님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구원자이신 건가?"
마룬은 사자족에게 전해지는 전설을 떠올렸다.
-세상이 멸망하는 날, 용맹한 사자가 나타나 너희들을 구원할 것이다.
생각해 보니 테오의 생김새는 사자와 비슷했다. 발톱을 숨길 수 있고, 수염도 있다.
다른 부분이 더 많았지만, 원래 믿고 싶은 것만 보는 법.
"그래. 테오 박 님은 우리를 구하러 오신 사자족의 구원자가 분명해!"
아직 덜 자라서 그렇지, 커지면 사자랑 비슷할지도···
"그러고 보니, 감히 호랑이족 놈들이 우리 구원자 님의 말투를 따라 했었지. 용서할 수 없다···냥! 이제 이 말투는 우리 사자족이 사용한다···냥!"
마룬이 테오의 말투를 어색하지 않게 사용하기 위해 연습했다.
***
검은탑 관리자 구역.
[검은 거탑 성장까지 남은 시간 : 797일]
"크히히히. 하루 지났다."
에일린이 검은 거탑 성장까지 남은 날짜가 하루 줄어든 것을 확인하며 웃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 세준이 공헌도 확인해야지. 탑 4층 공헌도 순위 보여줘."
수정구로 세준의 공헌도를 확인하는 에일린.
[검은탑 4층 살점포식자 퇴치 공헌도]
1위 - 박세준(2358만 1942마리)
2위 - 한태준(1만 7561마리)
3위 - 미엘(5598마리)
···
..
.
공헌도 순위는 3위가 바뀌기는 했지만, 세준이 여전히 압도적인 1위였다. 그것도 2위와 더욱 큰 격차를 만들면서.
하지만
"크엥?"
우리 세준이 공헌도가 별로 안 올랐잖아.
에일린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요즘 아침에 확인할 때마다 세준의 공헌도가 100만씩 올라갔는데, 오늘은 반토막이 나며 50만 정도만 올랐다.
마법사들이 폭탄 마법사로 전직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폭탄 마법사들이 파인애플 폭탄으로 살점포식자들을 사냥하면서 포도 농장으로 가는 살점포식자들의 수가 크게 줄어버린 것.
"크힝···."
우리 세준이 빨리 강하게 해주고 싶은데···
빨리 공헌도를 올려 세준을 강하게 하고 싶은 에일린이 침울해했다.
그때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부하 테오의 노예들이 대규모 화염 마법을 사용해 여덟 번째 재앙 살점포식자 112만 281을 처치했습니다.]
[노예의 공헌은 주인의 것이고, 부하의 공헌은 상사의 것입니다.]
[검은탑의 중간 관리자이자 탑농부 박세준의 실적이 112만 281 상승합니다.]
갑자기 폭발적으로 오르는 세준의 공헌도.
"뭐지?"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탑 4층을 살펴봤다.
***
검은탑 4층.
"우리는 테오 박 님의 명령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성골 중의 성골, 뼈들의 군주 레기우스의 부하들이 탑 4층에 도착했다.
그리고
"맙소사···."
골품제 타도를 주장하던 코토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타도해야 할 골품제의 최종 보스인 레기우스는 처치되고, 골품제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그 부하들이 이곳에 테오의 노예로 오다니.
'이제 골품제는 사라진 것과 다름없어!'
구심점이 사라졌으니, 골품제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테오 님이 골품제를 타도해 주셨어!
그렇게 자신의 평생 사명이라고 여겼던 골품제의 끝이 보이자
"테오 님께 보답한다!"
코토는 그 은혜를 열심히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려면 빨리 이곳 일을 끝내야지.
"신병들이여! 지옥의 성화를 사용해라!"
코토가 스켈레톤 마법사들에게 레기우스가 만든 최강의 마법을 사용하게 했다.
"죽음의 불이여···."
"우리를 지탱하는 세계의 힘이여···."
코토의 지시에 스케레톤 마법사들이 1만씩 둥글게 모여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우웅.
준비가 끝난 스켈레톤 마법사들부터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화르르륵.
순식간에 직경 1km의 땅이 거대한 푸른 불에 휩싸이며 살점포식자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새하얀 재가 됐고
달그락.달그락.
그 재가 모이며 스켈레톤들이 태어났다.
화르르륵.
그런 일이 수십 곳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
그리고
달그락.달그락.
재 안에서 태어난 수백만의 스켈레톤들이 살점포식자들에게 돌진해 죽을 때까지 싸우다 다시 재로 돌아갔다.
덕분에 세준의 공헌도가 엄청난 속도로 올랐고
[검은탑 4층에 침입한 여덟 번째 재앙 살점포식자 퇴치에 성공했습니다.]
[공헌도에 따라 보상을 줄 수 있습니다.]
탑 4층에서 살점포식자도 사라졌다.
"뭐?! 벌써?!"
그럼 우리 세준이 공헌도는?!
에일린이 당황하며 세준의 공헌도를 확인했다.
[검은탑 4층 살점포식자 퇴치 공헌도]
1위 - 박세준(3000만 12마리)
···
..
.
"크히히히. 됐다! 1위 빼고는 자동으로 보상해! 그리고 권능 보여줘!"
세준의 공헌도가 3000만을 넘은 걸 확인한 에일린이 웃으며 권능 리스트를 불러와 찍어두고 있던 권능을 찾았다.
(공헌도 3000만)
이 권능을 갖게 되면 몸의 뼈가 가녀린 어린 용의 뼈로 바뀐다.
용들은 태어날 때부터 갖는 권능.
보통 생후 1년이 지나면 '가녀린'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생후 10년이 지나면 '튼튼한'이라는 수식어가 생긴다.
는 용들에게는 툭 치면 부러질 뼈지만, 세준의 뼈에 비하면 수수깡을 철근으로 교체하는 것과 같았다.
"크히히히. 권능 구매."
에이린이 권능을 구매하자
[공헌도 3000만을 사용해 검은탑의 중간관리자이자 탑농부인 박세준이 을 구매합니다.]
[검은탑의 중간관리자 징표에 를 부여합니다.]
수정구에 나타나는 알람.
"세준아, 아파도 조금만 참아."
에일린이 세준을 응원했다!
***
검은탑 99층.
똑.똑.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세준이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을 때
낑?
[뭐지?]
아침을 먹고 세준이 맨 슬링백 안에서 낮잠을 자던 까망이는 배가 살짝 아파왔다. 몸에서 뭔가 나쁜 기운을 느꼈다.
초코잼을 먹었기 때문. 세준이 모르고 줬지만, 늑대에게 초코잼은 독이었다.
독인가?
까망이가 코어를 이용해 독기를 따로 모았다.
그리고
뽈짝.
세준의 슬링백에서 뛰어내려
끄응.
농장 밖으로 나와 엉덩이로 독기를 배출했다.
끼히힛.낑!
[히힛. 이 정도 독으로는 나 까망이 님을 위험하게 할 수 없으셈!]
독기를 배출하고 기분이 좋아진 까망이가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취사장 안에 들어갔다. 배를 비웠더니, 출출해졌다.
짭.짭.짭.
까망이는 우유샘에서 일단 우유를 마시며 목을 축였지만
낑.
[이게 아니네.]
우유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기였다.
그래서 저장고로 가서 안에 있는 농작물을 이것저것 먹기 시작했다.
낑!
[오늘은 마력을 늘려야지!]
특히 방울토마토랑 땅콩을 열심히 먹었다.
끼히힛.낑!
[히힛. 모여라!]
배가 부르자 음식을 소화시켜 코어로 만드는 까망이. 열심히 먹은 덕분인지 어느새 코어의 크기가 해바라기씨만큼 커졌다.
그렇게 저장고에서 까망이가 코어를 키우고 있을 때
"응?! 까망이 누가 여기서 먹으래?!"
수확한 방울토마토를 가지고 저장고에 들어온 세준이 저장고 바닥을 개판으로 만든 까망이를 발견하고는 소리 질렀다.
낑!
[도망가!]
세준에게 혼날 것 같자 서둘러 옥수수를 물고 도망치는 까망이.
"까망이, 너 거기 안 서?!"
세준이 그런 까망이를 쫓았다.
잠시 후.
흐흐흐. 까망이 녀석, 그렇게 숨으면 당연히 보이지.
세준이 또 눈과 귀만 이파리로 가린 까망이의 토실한 엉덩이를 발견했다.
끼히힛.낑!
[히힛. 이제 못 찾을걸!]
짭.짭.짭.
그것도 모르고 맛있게 옥수수를 먹고 있는 까망이.
그렇게 까망이가 세준에게 잡히기 직전
[탑의 관리자가 탑의 중간관리자 징표에 를 부여합니다.]
[몸의 뼈를 가녀린 어린 용의 뼈로 교체합니다.]
"응?"
뭐라고?! 뼈를 교체한다고?!
무슨 그런 살벌한 소리를···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공포에 떨 때
"윽!"
엄청난 고통과 함께 의식이 흐려졌다.
다행이다.
차라리 기절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세준이었다.
털썩.
그렇게 세준이 쓰러지자
낑?
[무슨 소리지?]
까망이가 뒤를 돌아봤다.
우드득.우드득.
낑!
[야! 코어 좀 사용하라고!]
세준의 뼈가 용의 뼈로 바뀌고 있는 걸 발견한 까망이가 세준에게 달려가
꾹.꾹.
세준의 몸에 있는 코어의 기운을 활성시키며 세준의 몸을 밟았다. 가녀린 어린 용의 뼈가 세준의 몸에 잘 안착되도록 돕는 것.
끼히힛.낑!
[히힛. 이 기회에 얘 뼈 좀 단단하게 만들어야지!]
얘 너무 약해.
강화도 하면서.
[에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의 힘 2%가 흡수되며 권능이 강화됩니다.]
[가 로 강화됐습니다.]
덕분에 권능이 많이 강화됐다. 대신 더 아파졌지만.
"으악!"
세준이 기절한 상태로 비명을 질렀다.
***
녹색탑 1층.
"냥?!"
방금 박 회장의 비명을 들은 것 같다냥! 근데···기운이 더 강해졌다냥!
상점 지붕에서 생선구이를 맛있게 먹던 테오가 고개를 잠깐 들었다, 세준의 상태가 괜찮자 안심하고 생선구이를 먹기 시작했다.
테오의 세준 무릎 탐지기는 탑이 달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푸후훗.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생선구이 맛있다냥!"
그렇게 테오가 생선구이를 먹고 있을 때
고오오오.
갑자기 하늘에서 거대한 기운이 주변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뭐냥?!"
이러다 내 노예들 다 죽는다냥!
테오가 서둘러 재능 : 기운 빨려로 주변으로 퍼지는 기운을 풀출력으로 흡수했다.
그리고
파앗!
서둘러 봇짐에서 돈을 꺼내 태우며
빳칭.
용 발톱을 뽑아 거대한 기운을 뿜어내는 존재를 공격했다.
하지만
······
테오의 공격은 상대를 공격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흩어졌다.
"네가 테오구나? 엣헴. 반가워. 나는 위대한 녹색용 오필리아 이올그야."
테오의 공격을 막은 녹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이 활짝 웃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냥! 박 회장 노예 오필리아 반갑다냥!"
테오의 말에 오필리아의 표정이 구겨졌다.
414화. 아빠 꾸엥이가 사건을 해결했다요!
414화. 아빠 꾸엥이가 사건을 해결했다요!
녹색탑 99층.
"자라나라!"
오필리아가 세준이 보내준 쑥 씨앗을 뿌리며 스킬을 사용하자, 씨앗은 금세 뿌리를 내리며 쑥으로 자라났다.
그리고
[파릇파릇한 마력의 쑥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7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파릇파릇한 마력의 쑥 1개가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에게 바쳐집니다.]
···
..
.
열심히 세준에게 보낼 쑥을 캐는 오필리아.
"좋아. 쑥 2만 개 수확 끝! 이제 뭐 하지?"
일을 더 하기는 싫어!
쑥을 수확한 오필리아가 허리를 펴며 말했다.
"아. 맞다!"
박세준의 상점이 우리 탑 1층에 생겼다고 했지.
"에헤헤. 구경해야지."
오필리아가 녹색탑 관리자 구역으로 이동했다.
크어엉.
"할머니는 주무시네."
오필리아는 자고 있는 브라키오를 방해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수정구를 들고 방을 나왔다.
그리고
"탑 1층을 보여줘."
수정구를 들여다보며 녹색탑 1층에 있는 세준의 상점을 찾았다.
잠시 후.
"어! 찾았다!"
세준의 상점을 찾은 오필리아. 헌터들이 몰려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오! 상점에서 박세준의 농작물을 파는구나."
나도 박세준 농작물 먹고 싶은데···
"쓰읍···."
오필리아가 자신도 모르게 흘러나온 침을 닦아냈다.
오필리아는 자존심 때문에 세준에게 직접 농작물을 달라고는 말 못 하고, 브라키오가 용용마켓에서 세준의 농작물을 사 올 때만 먹고 있었다.
"나도 가서 먹을까?"
잠시 고민하는 오필리아.
"안 돼!"
할머니가 막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어!
오필리아가 브라키오의 주의를 떠올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근데 먹고 싶은걸···."
오필리아의 시선은 금세 헌터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세준의 농작물에 고정됐다.
"계속 보니까, 더 힘드네. 근데 얘네들은 일 잘하고 있나?"
볼수록 더 먹고 싶어지자, 오필리아는 관심을 돌릴 겸 자신이 보낸 보스들을 찾았다.
그리고
"이놈들이!!!"
보스들을 보며 발끈하는 오필리아.
농작물을 구우며 구운 옥수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 탑 99층 보스 아그니.
입구를 지키며 엎드려서 군고구마를 먹고 있는 탑 98층 보스 케르베로스.
치료소에서 헌터를 치료하며 방울토마토를 먹는 탑 97층 보스 파괴의 성녀 에겔까지.
세준 컴퍼니는 기본적으로 삼시세끼를 제공하기 때문에 당연히 보스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한 것.
이것들이 지들만 먹고!
"에잇! 못 참아!"
나도 가서 먹을 거야!
오필라가 조심스럽게 브라키오를 바라봤다.
크어어엉.
좋아. 깊이 잠드셨어!
"녹색탑 1층으로 이동."
브라키오가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오필리아가 수정구를 붙잡고 말했다.
[녹색탑 1층으로 이동하시겠습니까?]
"응!"
[녹색탑 1층으로 이동합니다.]
그렇게 녹색탑 1층으로 이동한 오필리아.
뭐야?! 박세준의 부하 테오잖아.
자신을 향한 공격을 막고, 테오에게 인사했다.
"냥! 박 회장 노예 오필리아 반갑다냥!"
이익! 노예라니···
테오의 말이 너무 기분 나빴지만, 맞는 말이라 대꾸할 수 없었다.
거기다
지금은 그런 거에 연연할 때가 아냐!
오필리아는 이곳에 온 목적이 있었다.
"나도 저거 먹고 싶어!"
오필리아가 서둘러 테오에게 상점에서 파는 농작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푸후훗. 알겠다냥!"
오필리아의 말에 테오가 순순히 봇짐에서 농작물을 꺼내 건넸다.
세준 컴퍼니 직원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거니 테오 입장에서는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뭐 해줄 건 없어?"
그걸 모르는 오필리아는 테오에게 자신이 도울 게 있는지 물었다.
위대한 녹색용이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는 건 싫었다.
"그럼 빨리 가라냥! 나 힘들다냥!"
"응? 미······ 미안!"
오필리아는 그제야 자신의 기운을 흡수하느라 피곤한 테오의 얼굴이 보였다.
"그럼 나 갈게!"
오필리아가 서둘러 돌아가자
"냐앙···힘들다냥!"
진이 빠진 테오가 터덜터덜 검은탑으로 퇴근했다. 박 회장의 무릎 충전이 필요하다냥!
***
검은탑 99층.
"으음."
눈을 뜬 세준이 조심히 몸을 움직였다. 다행히 아픈 곳은 없었다.
"뼈는 잘 교체된 건가?"
세준이 서둘러 권능을 확인했다.
레벨 +10
모든 스탯 +100
모든 스탯 잠재력 +1000
1만 일 동안 10일마다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
학습 능률이 높아집니다.
용뼈가 외부 기운에 대한 저항력을 상승시킵니다.
골밀도가 높은 통뼈로 인해 모든 스탯 잠재력이 추가로 1000 상승하고, 뼈가 잘 부러지지 않습니다.
"와."
미쳤다!
세준은 권능의 옵션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번 권능은 진짜 엄청났다.
덕분에 레벨이 98이 되며 보너스 스탯 10개를 얻고 힘 스탯이 100 올랐고.
모든 스탯 잠재력이 1000+1000, 총 2000이 상승했다.
거기다 앞으로 거의 30년 동안은 숨만 쉬어도 10일마다 모든 스탯이 1 오른다.
그럼 모든 스탯 1000이네.
그 외의 내용들도 하나하나 좋은 것들뿐이었다.
"에일린, 진짜 고마워!"
까망이 덕분에 권능이 강화된 것이지만, 그걸 모르는 세준은 다 에일린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탑의 관리자가 고생했다고 말합니다.]
이상하네 난 분명 '가녀린 어린 용의 뼈'를 부여했는데···
에일린은 세준의 권능이 강화된 것을 이상하게 여겼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여겼다.
그렇게 에일린과 대화를 나눈 세준.
"보너스 스탯 10개는 전부 민첩을 올릴게."
세준은 보너스 스탯으로 스탯이 가장 낮은 민첩을 올렸다.
"근데 까망이 자식 괘씸하네."
분명히 나 기절한 걸 봤을 텐데, 날 그냥 버려둬?
"까망아!"
세준이 삐져서는 까망이를 찾았다.
그리고
끼로롱.
"여기 있을 줄 알았다.
저장고에서 뽈록한 배를 내밀고 대(大)자로 자고 있는 까망이를 발견했다.
먹다 잠들었는지 입에는 절반 정도 먹은 날고구마를 물고 있었다.
"으휴. 이걸 진짜···."
작아서 때릴 데도 없고.
세준이 한숨을 내쉬며 까망이의 옆에 털썩 앉아 배를 쓰다듬어 줬다.
그러자
꺼억.
끼히힛.
까망이는 트름을 시원하게 하고 헤죽헤죽 웃으며 짧은 앞발로 세준의 손을 잡고 머리를 기댔다.
"웃음이 나오냐? 응?"
귀여워서 봐줬다.
세준이 투덜거리며 그런 까망이를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들어 슬링백에 넣고는 까망이가 개판으로 만든 바닥을 청소했다.
그때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녹색탑에서 돌아온 테오가 세준을 향해 달려왔다.
찰싹.
역시 처음은 얼굴.
"푸후훗."
세준의 얼굴에 달라붙는 테오가 세준의 정수리에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잘하고 왔어?"
세준이 테오에게 물었다.
"푸후훗. 그렇다냥! 그리고 오필리아 님이 상점에 찾아왔었다냥!"
"오필리아?!"
"그렇다냥!"
"오필리아가 나타났으면 탑 1층 난리 났겠는데?"
"푸후훗. 그래서 나 테 부회장이 나서 오필리아의 기운을 다 흡수했다냥!"
"엥? 그걸 다 흡수하면 어떡해? 그러다 큰일 나면 어떡할라고?!"
"냥? 푸후훗. 박 회장, 방금 날 걱정해준거냥?"
"어?"
"걱정말라냥! 오필리아 님의 기운을 흡수한 덕분에 나 많이 강해졌다냥!"
세준의 걱정에 기분이 좋아진 테오가 가슴을 내밀며 거만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게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또 주제넘게 남 걱정을 했네.
"그래서 오필리아는 왜 온 거래?"
"박 회장의 농작물을 달라고 했다냥!"
"그래? 그럼 나한테 말하지."
자존심이 상해서 그랬나?
"그럼 앞으로도 테오가 챙겨줘. 오필리아가 나타날 때마다 테 부회장이 기운을 흡수하면 강해질 테니까."
"냥! 좋은 생각이다냥! 역시 박 회장은 천재다냥!"
"훗. 당연하지. 테 부회장도 천재 박 회장의 부하가 된 걸 영광으로 알라고.""푸후훗. 당연히 나 테 부회장은 천재 박 회장의 부하가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한다냥!"
뭐지? 농담을 그렇게 진지하게 받으면 어떻게?
그리고 부끄러움은 왜 나의 몫인데?
"푸후훗. 천재 박 회장을 만난 건 내 묘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다냥! 존경한다냥! 박 회장은 위대하다냥!"
그런 세준의 마음도 모르고 세준을 계속 찬양하는 테오.
그만해.
세준이 테오의 입을 막으려 할 때
"근데 얼굴이 썩었다냥!"
윽.
순서가 바뀌었잖아··· 약을 들이붓다가 왜 마지막에 병을 줘?!
병 주고 약 주고가 아니라, 약 주고 병 주기.
대신 세준의 부끄러움은 확실하게 사라졌다.
"나가자."
"알겠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 매달렸고, 세준이 걸음을 옮겨 저장고 밖으로 나왔다.
그렇게 세준이 밖으로 나오자
꾸엥!
[아빠 꾸엥이 왔다요!]
삐욧!
[저도 왔어요!]
"저도 왔습니다!"
우마왕의 특훈을 받은 꾸엥이가 삐욧이, 유렌과 함께 복귀했다.
"너희들 왜 이렇게 늦었냥?!"
테오가 삐욧이와 유렌을 보며 물었다. 분명 탑 96층의 스켈레톤들을 노예로 만들고 올라오기로 했기 때문.
"그게 올라오는 길에···."
유렌이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니까···올라오다가 도둑을 만나서 쫓다가 늦었다고?"
"네!"
역시 불행의 아이콘 유렌 다웠다.
"그래서 잡았어?"
삐욧!
[아니요! 갑자기 탑 81층에서 사라져서 못 잡았어요!]
삐욧이가 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흠. 명탐정 셜록 세준이 나설 때군."
탑 81층이면 세준이 갈 수 있는 곳이다. 오랜만에 배나무 농장도 확인할 겸 가면 될 것 같았다.
"푸후훗. 그럼 명탐정 셜록 세준의 조수 테옷슨도 출동이다냥!"
꾸엥!
[명탐정 꾸난도 출동한다요!]
"그럼 바로 출발하자!"
그렇게 도둑을 쫓기로 한 세준과 일행들이 웨이포인트로 이동했다.
[검은탑 81층에 도착했습니다.]
···
..
.
"얘들아, 나와."
웨이포인트로 탑 81층에 도착한 세준이 아공간 창고에 있는 일행들을 불렀다.
그리고
"삐욧아, 도둑을 놓친 데로 안내해 줘."
삐욧!삐욧!
[네! 저만 믿으세요!]
삐욧이를 따라 이동했다.
***
멸망의 외곽.
"뭐지?"
멸망의 사도 2좌 죽음의 까마귀 할파스가 서서히 붉은 기운이 사라져가는 구슬을 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자신이 모르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감히 멸망의 힘에 대항하다니!"
'지구'에 이어 '네타'까지 멸망의 힘이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자 할파스가 분노했다.
"펜릴은 뭘 하고 있는 거야?!"
할파스는 괜히 자리에 없는 펜릴에게 화를 냈다.
그때
-할파스, 난 왜 부르지?
펜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펜릴? 네 목소리가 왜 거기서?"
할파스가 지구를 담고 있는 구슬을 보며 물었다.
-알 것 없다. 그것보다 재앙의 통제권을 나에게 넘겨라. 이곳은 내가 처리해 주지.
펜릴의 사념은 코어 조각이 흩어진 걸 얘기하지 않았다.
같은 멸망의 사도지만, 그들은 같은 편이라도 약점을 보이면 물어뜯는 맹수들이니까.
"알겠다. 재앙의 통제권을 넘겨주지."
할파스는 요구대로 통제권을 넘겼다.
그렇게 마이클에게 지구에 있는 모든 재앙의 통제권이 넘어갔다.
***
삐욧!삐욧!
[여기에요! 여기서 갑자기 사라졌어요!]
삐욧이가 거대한 돌벽 앞에서 멈춰 섰다.
그때
꾸엥!
[냄새가 난다요!]
꾸엥이가 눈을 감고 후각에 의지한 채 범인의 냄새를 따라가자, 어느 순간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쾅!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거대한 건물이 나타났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 꾸엥이가 사건을 해결했다요!]
환영 마법진의 중추를 부순 꾸엥이가 해맑게 웃으며 세준에게 달려왔다.
415화. 잠 좀 편하게 자게 해줘요···
415화. 잠 좀 편하게 자게 해줘요···
꾸헤헤헤.꾸엥?!
세준에게 달려가다 갑자기 멈칫하는 꾸엥이.
꾸···엥.꾸엥!
[아···그렇지! 역시 명탐정 꾸난이다요. 명탐정 꾸난이 해결했다요!]
잠시 본캐와 부캐를 헷갈린 꾸엥이가 다시 메소드 연기에 들어갔다.
"역시 명탐정 꾸난은 대단하네."
세준도 옆에서 꾸엥이가 역할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맞장구를 쳐줬다.
그렇게 꾸엥이가 다시 부캐인 명탐정 꾸난에 몰입할 때
"푸후훗. 아직 사건이 해결된 게 아니다냥! 명탐정 꾸난은 수많은 실마리 중 하나를 풀었을 뿐이다냥! 이제 0대1인 것이다냥!"
테오가 꾸엥이에게 승부욕을 불태우며 말했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냥!
꾸엥!
[명탐정 꾸난이 이긴다요!]
"푸후훗. 명탐정 셜록 세준의 명조수 테옷슨의 실력을 보여주겠다냥!"
꾸엥!
[명탐정 꾸난도 실력 보여주겠다요!]
"푸후훗. 그래도 나한테는 안 된다냥! 나 명조수 테옷슨은 도둑잡기의 달인이다냥!"
그렇게 테오와 꾸엥이가 서로 경쟁하듯이 동시에 건물로 달려 들어가자
"근데 이 건물은 뭐지?"
세준은 거대한 건물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을 둘러봤다.
벽에 기대져 있는 빗자루, 바닥에 모여 있는 낙엽, 건물 군데군데 세월의 흔적이 남은 돌들과 다르게 새 돌로 교체된 벽.
누군가의 손을 탄 흔적이 있었다.
아마 도둑이겠지? 건물의 규모를 생각하면 다른 일행이 더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세준 님, 누군가 살고 있나 봐요. 분명 제 돈을 훔쳐 간 도둑일 거예요!"
세준의 옆에서 유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
세준은 심장이 철렁함을 느끼며 서둘러 옆을 봤다. 불행의 아이콘 유렌이 있었다.
나 유렌과 같이 있는 거야?
그것도 테오나 꾸엥이 없이?
오소소.
팔에 닭살이 돋는 세준.
"얘들아, 같이 가!"
세준이 서둘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세준 님, 같이 가···헉!"
건물 안으로 들어간 세준을 급히 쫓아가던 유렌이 갑자기 바닥에서 나타난 구덩이에 빠졌고
비휴···삐욧!
[휴···또 시작이네요!]
삐욧이가 한숨을 쉬며 그런 유렌을 쫓아갔다.
***
녹색탑 1층.
쿵.쿵.
"저기냐?!"
다른 트롤보다 상체 하나 정도가 더 큰 거대한 트롤이 세준의 상점을 노려보며 묻자
"네! 그렇습니다. 보스."
"저기가 그 상점입니다!"
불사파 부보스 트윈 헤드 오우거 둘리가 대답했다.
불사파 보스 자이언트 트롤 오르가는 탑 1층 때문에 상납금을 맞추지 못해 탑 93층의 실세에게 불려가 엄청난 갈굼을 당했다.
그래서 직접 수금을 받기 위해 탑 1층에 온 것.
"별것도 없어 보이잖아. 빨리 정리하고 가자. 쓸어버려."
"네! 보스!"
"얘들아, 길 열어라!"
"네!"
"비켜!"
둘리의 오른쪽 머리의 명령에 불사파 조직원들이 헌터들을 쫓아내며 상점으로 향하는 길을 만들었다.
그리고
"으악!"
"뭐야?!"
속수무책으로 밀려나는 헌터들.
트롤들은 순식간에 상점으로 가는 길을 만들었고
쿵.쿵.
그 뒤를 둘리를 앞세운 오르가가 천천히 뒤따랐다.
그때
쾅!
쿵!
폭음과 함께 트롤 하나가 하늘을 날아 둘리 앞에 떨어졌다.
"뭐야?!"
"무슨 일이야?!"
둘리가 서둘러 바닥에 떨어진 트롤에게 묻자
"파···성녀가···도망···."
트롤은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열심히 말하다 의식을 잃었다.
"파···성녀면···."
"파괴의 성녀 에겔?!"
"에이. 아니겠지."
"그러게 탑 97층 보스가 이곳에 있다는 게 말이 안 되지."
둘리의 두 머리가 대화를 나눌 때
"야···앞에 봐."
정면을 본 오르가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둘리를 불렀다.
"네?:
"앞에는 왜···?"
둘리가 앞을 보다 말을 잃었다.
그들의 정면에는 어느새 거대하게 변신한 탑 99층 보스 겁화의 아그니와 탑 97층 보스 파괴의 성녀 에겔이 서 있었고.
트롤들은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왜 녹색탑 최상층 보스들이 여기서 나와?!
오르가와 둘리가 당황하며 서둘러 뒤돌아 도망치려 했지만
크르릉.
어느새 탑 98층 보스 마견 케르베로스가 그들 앞을 막고 있었다.
"꿇어라."
쿵.쿵.
케르베로스의 말에 오르가와 둘리가 누구보다 빠르게 무릎을 꿇었고
"찍어."
케르베로스가 그들에게 테오가 미리 만들어 둔 계약서를 내밀었다.
***
[노예 1명을 사냥했습니다.]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
···
..
.
"푸후훗. 부하들이 잘해주고 있다냥! 근데 여기가 어디냥?!"
메시지를 읽던 테오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분명 꾸엥이와 같이 건물에 들어왔는데, 전혀 다른 곳이 나왔다. 거기다 꾸엥이도 보이지 않았다.
"푸후훗. 일단 박 회장에게 가야겠다냥!"
그렇게 세준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하는 테오.
"냥!"
여기서 끌림이 느껴진다냥!
길을 따라 걷다 끌림이 느껴지는 방으로 들어가자 방 한가운데에 옥색 돌이 하나 놓여 있었다.
"푸후훗. 좋아보인다냥!"
딱 봐도 함정 같았지만, 거리낌 없이 옥색 돌을 덥석 잡는 테오.
쿠궁.
방이 잠깐 흔들렸다.
"뭐냥?"
테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을 나와 세준을 향해 이동했다.
잠시 후
철컹.
테오가 떠난 방의 위아래에서 보라색 액체가 묻은 날카로운 가시들이 쏘아져 나왔다.
"냥냥냥."
방금 자신이 위험해질 뻔한 것을 모르고 테오는 콧노래를 부르며 세준에게 달려갔다.
***
꾸엥?
[여기가 어디다요?]
테오와 마찬가지로 이상한 곳에 떨어진 꾸엥이가 주변을 둘러봤다.
꾸엥!
[저기서 아빠 냄새난다요! 명탐정 꾸난이 아빠 찾았다요!]
쾅!쾅!
꾸엥이가 벽을 부수며 세준을 향해 일직선으로 이동했다.
철컹.
중간에 함정들도 나왔지만
꾸엥!꾸엥!
[명탐정 꾸난의 앞을 막으면 안 된다요! 빨리 가야 한다요!]
꾸엥이는 함정을 다 부숴버렸다.
그렇게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며 이동하던 꾸엥이.
그때
삐욧!
꾸익!
멀리서 삐욕이와 유렌의 비명이 들려왔다.
꾸엥?
꾸엥이가 서둘러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가자
쿠구궁.
거대한 돌구슬에 깔리지 않기 위해 도망치는 삐욧이와 유렌이 보였다.
꾸엥!
[비킨다요!]
꾸엥이가 둘에게 외치며 앞발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쾅!
폭음과 함께 돌구슬이 가루가 되며 부서졌다. 꾸엥만보권이었다.
삐욧···
[살았어요···]
"꾸엥이 님, 용돈 필요하신가요?"
목숨을 건진 유렌이 꾸엥이에게 보상을 하려하자
꾸엥!
[아빠가 아무한테나 용돈 받지 말라고 했다요!]
유렌의 돈을 거절하는 꾸엥이.
"제가 아무나는···."
유렌이 상처받았다.
***
'여기가 어디지?"
막다른 복도의 끝에 서 있는 세준이 주변을 둘러봤다.
문을 열자마자 뭔가 기묘한 느낌과 함께 앞이 캄캄해졌고, 세준은 공간이동을 한 것처럼 이곳에 있었다.
저벅.저벅.
막힌 길이기에 세준은 일단 앞을 향해 걸었다.
그때
(세준 님, 조심하세요!)
세준의 발등에 은신하고 있던 뱃뱃이가 세준에게 주의를 주며 3m 앞에 있는 바닥에 날개를 휘둘렀다.
그러자 풍압에 눌리는 바닥.
끼기긱.
톱니바퀴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서 거대한 쇠꼬챙이들이 솟아났다.
뭐···뭐야?
나 방금 죽을 뻔한 거야?!
함정을 본 세준의 몸이 굳었다.
끼로롱.끼히힛.
그와는 반대로 세상 편하게 자는 까망이.
그래. 차라리 자라.
세준이 생각하는 까망이는 아직 아기 강아지.
이런 상황을 경험해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한 세준이 슬링백을 완전히 닫았다.
(잠시만요.)
뱃뱃이가 날개를 휘둘러 쇠꼬챙이를 자르고, 앞으로 날아가
쾅!쾅!
(휴. 이제 괜찮아요!)
앞에 있는 함정들을 다 파괴한 후 돌아왔다.
덕분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 세준.
복도를 따라 계속 이동하자
"응? 테오네."
테오가 이쪽으로 오는 게 느껴졌다.
"여기서 잠깐 쉬자."
(네!)
세준이 잠시 기다리자
"박 회장,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냥!"
테오가 달려와 세준의 얼굴을 안았다.
"그래. 나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
세준이 평소보다 더 반갑게 테오를 반겼다.
그때
구우웅.
꾸우웅.
쿠웅.
점점 세준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진동.
"뭐지?"
세준이 언제라도 방어를 할 수 있도록 테오의 몸을 두 손으로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
잠시 후.
쾅!
세준의 앞쪽 벽이 부서졌다.
그리고
꾸엥!
[아빠 찾았다요!]
다다다.
꾸엥이가 서둘러 세준에게 달려왔다.
"꾸엥아!"
세준이 마치 몇십 년 만에 보는 것처럼 꾸엥이를 반겨줬다.
삐욧!
[살았다!]
"테오 님, 보고 싶었어요!"
꾸엥이의 뒤를 따라 삐욧이와 유렌도 나타났다.
그렇게 다시 모인 일행.
"근데 어디로 가야 하지?"
꾸엥!
[명탐정 꾸난이 아까 도둑 냄새 맡았었다요! 명탐정 꾸난만 믿는다요!]
꾸엥이가 앞발을 들며 자신 있게 외쳤다.
"푸후훗. 아니다냥! 저쪽에서 강한 끌림이 느껴졌다냥!"
테오도 자신의 앞발을 들며 자신 있게 외쳤다.
꾸엥!
[꾸엥이가 맞다요!]
"아니다냥! 내 앞발의 끌림은 틀린 적이 없다냥!"
다시 투닥거리는 둘.
"얘들아, 진정해. 둘 다 맞으니까. 일단 테오의 끌림이 느껴지는 곳부터 가보자."
테오의 끌림은 분명 도둑이 훔쳐 간 보물을 향해 있을 거다. 그러니 일단 보물을 챙기고 도둑을 쫓으면 된다.
"푸후훗. 나를 따라오라냥!"
꾸엥···
세준의 말에 테오는 기가 살았고, 꾸엥이는 침울해졌다.
"명탐정 꾸난, 너무 슬퍼하지 마. 대신 별 다섯 개 도장을 하나 찍어줄 테니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진짜다요?!]
"응. 자. 종이 꺼내."
꾸엥!
[알겠다요!]
그렇게 꾸엥이의 기분을 풀어준 세준이 테오의 안내를 받으며 끌림을 따라 이동했다.
그리고
"와···."
거대한 창고에 도착했다.
보석은 기본이고, 무기, 그림 등 비싸 보이는 것들이 한가득이었다.
"테오는 끌리는 거부터 챙기고 나머지는 보석을 담아!"
"알겠다냥!"
꾸엥!
삐욧!
"네!"
세준의 지시에 따라 일행들이 보석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박 회장, 이 안에서 강한 끌림이 느껴진다냥!"
세준은 테오의 안내를 받으며 보석 더미 앞에 섰다.
"여기서?"
"그렇다냥!"
촤르륵.
테오가 대답을 하고 보석 더미 안으로 다이빙하듯이 들어갔다.
잠시 후.
쑥.
보석 더미에서 나온 테오의 두툼한 앞발.
세준이 테오의 앞발을 잡아당기자, 테오가 반대편 앞발에 검은색 다이아몬드를 든 채 나타났다.
"푸후훗. 박 회장, 이거다냥!"
테오가 세준의 손에 앞발이 잡혀 달랑달랑 거리는 상태로 세준에게 검은색 다이아몬드를 자신 있게 내밀었다.
[스킬 강탈석]
덥석.
세준이 검은색 다이아몬드를 받아 자세히 살펴봤다.
[스킬 강탈석]
블랙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대상이 가진 스킬 하나를 랜덤하게 강탈해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저장한 스킬은 사용하면 사라집니다.
수준 차이가 큰 대상은 대상이 허락하지 않으면 스킬을 강탈할 수 없습니다.
사용할 수 없는 스킬은 강탈할 수 없습니다.
현재 강탈한 스킬 : 없음
사용 제한 : 레벨 100 이상, 모든 스탯 2000 이상, 복제술사 카피의 주인으로 인정받은 자
제작자 : 복제술사 카피
등급 : ★
"스킬을 강탈할 수 있다고?"
그럼 테오나 꾸엥이의 스킬을 강탈해서 저장하면···
흐흐흐. 나도 냥냥폭풍권이랑 꾸엥후 쓰는 건가?
세준이 자신의 스킬에 쓰러지는 적들을 생각하며 웃음을 흘릴 때
-뭐야? 감히 날 쓰겠다고? 그럼 일단 복제술사 카피 님의 시험을 통과해야지!
머릿속에 거만한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세준이 정신을 잃었다.
낑···
[잠 좀 편하게 자게 해줘요···]
까망이가 잠투정을 하며 눈을 감아 세준의 정신세계로 들어갔다.
416화. 싸움 못 하는 애가 세준이야!
416화. 싸움 못 하는 애가 세준이야!
세준의 정신세계 속.
"너 뭐야?! 왜 내 모습 따라 해! 당장 안 바꿔?!"
"너야말로 빨리 모습 바꿔!"
그곳에는 두 명의 세준이 서로 자신이 진짜 세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복제술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카피가 세준의 모습으로 변한 것.
누가 세준이지?
그런 둘을 지켜보는 거대한 늑대 까망이는 누굴 공격할지 고민에 빠졌다.
정신세계에서 까망이의 크기는 세준의 두 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하기에 둘은 까망이를 의식하지 못했다.
기회는 한 번뿐. 아주 신중해야 한다.
실수로 진짜 세준을 공격하면 세준의 영혼은 소멸하고, 당연히 세준도 죽는다.
누가 우리 세준이냐?
그렇게 까망이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퍽!퍽!
말다툼을 하던 두 명의 세준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다.
아니.
"으악!"
한쪽 세준이 일방적으로 맞았다.
스탯은 낮고, 전투 스킬도, 전투 경험도 별로 없으니 맞을 수밖에.
그렇다. 일방적으로 맞는 쪽이 진짜 세준이었다.
'이 자식 뭐야? 시험을 통과하라더니, 다짜고짜 나로 변해서 왜 때리는데?!'
그리고 내 모습으로 변할 거면 나랑 스탯, 스킬도 같아야지!
그렇게 세준이 억울해하고 있을 때
'찾았다!'
까망이가 진짜 세준을 찾아냈다.
싸움 못 하는 애가 세준이야!
100% 확신하는 까망이.
쾅!
까망이가 앞발을 조심스럽게 움직여 가짜 세준을 밟았다.
"치사한···."
갑자기 나타난 거대 기둥에 깔린 가짜 세준이 간신히 한마디를 뱉어내고 회색 연기로 변하며 세준에게 흡수됐고
"네가 더 치사하···."
대답하던 세준이 의식을 잃었다.
***
"으음."
[복제술사 카피의 사념을 흡수했습니다.]
[스킬 강탈석의 사용법을 익혔습니다.]
[스킬 강탈석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신력이 50 상승합니다.]
눈을 뜬 세준이 메시지를 읽고 있을 때
"박 회장, 일어났냥?!"
꾸엥?!
[아빠 괜찮다요?!]
기절한 세준의 얼굴과 몸을 마사지하고 있던 테오와 꾸엥이가 반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응. 괜찮···."
세준이 대답하며 일어나려 하자
"박 회장, 더 누워 있어라냥!"
꾸엥!꾸엥!
[그렇다요! 아빠 더 쉰다요!]
테오와 꾸엥이가 일어나려는 세준의 몸을 누르며 못 일어나게 했다. 둘은 세준이 피곤해서 기절한 줄 알았다.
그래서 쉬게 하는 것.
괜찮은데···
세준은 일어나고 싶었지만
······
둘이 힘으로 누르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끼로롱.
그렇게 까망이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강제 휴식을 당한 세준.
이렇게 쓰는 건가?
스킬 강탈석을 살펴보다 테오의 몸에 가져갔다.
그러자
[대상의 스킬을 강탈하시겠습니까?]
나타나는 메시지.
"응."
세준이 대답하자
[대상이 가진 스킬 중 하나를 랜덤하게 강탈합니다.]
스킬 강탈석이 테오의 스킬 하나를 강탈했다. 세준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인지 허락도 필요 없었다.
[스킬 : 냥보(Master)를 강탈했습니다.]
"냥보?"
세준이 스킬 강탈석을 보자
[스킬 강탈석]
현재 강탈한 스킬(1/2) : 스킬 : 냥보(Master)
방금 강탈한 스킬이 보였다.
그리고 옆에 표시된 '(1/2)'.
원래는 스킬 1개만 강탈할 수 있었지만
흐흐흐. 복제술사 카피의 사념 덕분이지.
스킬 강탈석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스킬을 2개까지 강탈할 수 있게 됐다.
세준이 강탈한 스킬 냥보를 바라보자, 스킬 설명이 나타났다.
[스킬 : 냥보(Master)]
위대한 검은용의 부하 치명적인 용발톱 황금고양이 대상인 테오 박이 빠른 이동을 위해 만든 창작 스킬입니다.
박 회장, 너무 좋다냥!
100초 동안 마력을 소모해 민첩 스탯 X 5의 효과로 고속 이동할 수 있는 스킬입니다.
박 회장 존경한다냥!
네 발로 움직일 경우 민첩 스탯 X 10의 효과로 초고속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박 회장 최고다냥!
"우와."
세준이 스킬 설명을 보고 감탄했다.
엄청나네. 100초 동안 민첩 스탯의 5배로 움직일 수 있다니···
네 발로 걷는 경우 10배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렇게까지 해서 빠르게 이동하고 싶지는 않았다.
근데 창작 스킬이라서 그런가···
검은탑의 시스템이 인정하지 않는 위대한 검은용의 부하 치명적인 용발톱 황금고양이 대상인 테오 박 같은 호칭이라던가,
박 회장, 너무 좋다냥!, 박 회장 존경한다냥!,
박 회장 최고다냥!같은 테오의 생각이 스킬 설명에 그대로 들어갔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말이 많다는 의미.
흐흐흐. 테 부회장이 스킬에도 날 언급해 주다니.
물론 세준은 아주 흡족해했다.
그렇게 세준이 스킬 설명을 읽는 동안
"박 회장, 덥지 않냥?"
테오는 세준에게 앞발로 부채질을 해주고
꾸엥?
[아빠 목 안 마르다요?]
꾸엥이는 물이 든 컵을 건네며 세준을 아주 극진히 대우해 줬다.
잠시 후
"빨리 챙기고 집에 가자."
세준이 일어나자
"박 회장, 사실 끌리는 게 하나 더 있다냥!"
테오가 세준을 이끌고 다른 보석 더미로 갔다.
그리고
"이거다냥!"
테오가 보석 더미에 앞발을 넣고 잡아당기자
쿠구궁.
육중한 소리를 내며 보석 더미 안에 묻혀 있던 황금색 수레가 천천히 움직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수레가 왜 여기에···?
[검은탑과 황금탑을 유랑하는 자동 수레]
거창한 이름과 다르게 수레는 네모난 상자에 바퀴 4개가 연결된 아주 단순한 구조였다.
"뭐지?"
검은탑과 황금탑을 유랑한다고? 자동 수레? 자동으로 움직인다는 건가?
세준이 서둘러 수레에 손을 올려 옵션을 살펴봤다.
[검은탑과 황금탑을 유랑하는 자동 수레]
검은탑의 대상인 승급 시험에서 탄생한 수레입니다.
벼락 맞은 거대 오동나무, 성골의 뼛가루, 성석 스피드, 최상급 마법석, 뇌령석이 재료로 사용됐습니다.
벼락 맞은 오동나무와 성골의 뼛가루,뇌령석으로 만들어져 뇌 속성 저항력이 강합니다.
수레에 팔 물건을 담고 원하는 가격을 설정하면 수레가 30일 동안 검은탑과 황금탑을 유랑하며 자동으로 물건을 판매합니다.(수레는 10일마다 다른 층으로 이동합니다.)
물건이 다 팔리면 즉시 돌아오지만, 최초 출발한 날짜에서 30일이 지나야 수레가 다시 유랑을 할 수 있습니다.(하루에 100만 코인씩 남은 날짜만큼 돈을 지불하면 수레를 바로 유랑보낼 수 있습니다.)
수레에 구매하고 싶은 물건을 설정하면 최대 5종류의 물건을 수레가 매입해서 돌아옵니다.(5개를 다 설정하지 않으면 남은 건 수레가 자동으로 물건을 매입합니다.)
대상인 테오 박에게 귀속돼 있습니다.
사용 제한 : 대상인, 마력 1만 이상
제작자 : ????의 신 ??
등급 : ★
"아. 이거···."
대상인 승급 시험에서 탄생한 수레. 이거 유렌 거 같은데···방금 테오가 잡으면서 테오한테 귀속돼 버린 것 같았다.
"어?! 저거 제 수레에요!"
역시 세준의 예상이 맞았는지, 유렌이 수레를 보며 외쳤다.
"유렌, 미안하다."
세준이 그런 유렌의 어깨를 잡고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왜요?"
"그게···수레가 테오한테 귀속됐어."
"냥?"
테오는 수레가 자신한테 귀속된 걸 몰랐는지 세준의 말에 당황했다.
"우헤헤. 괜찮아요. 원래 테오 님한테 드리려고 했거든요."
"그래?"
"푸후훗. 잘 쓰겠다냥!"
덕분에 세준과 테오의 얼굴이 확 펴졌다.
유렌은 검은탑과 황금탑을 유랑하는 자동 수레를 보자마자 테오가 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불행 때문. 불행한 자신이 사용하면 수레가 어디 엄한 곳으로 갈지도 몰랐다.
세상이 멸망할지도···
사실 유렌은 대상인이 된 날 수레를 잠깐 사용해 봤다.
빨리 돌아오게 하기 위해 빈 수레로 보냈는데, 10분도 안 돼 돌아온 수레에는 괴상한 형체의 작은 괴물들의 사체가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차원 이동 중에 죽어버린 것.
유렌은 확신했다. 저건 이 세상의 생물이 아니다. 검은탑이나 황금탑에 가야 할 수레는 엉뚱하고 위험한 곳에 갔다가 돌아온 것이다.
이후 유렌은 수레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얼굴 없는 대도 룬이 훔쳐가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재산까지 가져간 건 아쉬웠지만.
"유렌, 고마워. 대신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
"우헤헤. 감사합니다."
세준의 말에 유렌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유렌에게 합법적으로 수레를 받자
"테 부회장, 수레를 한 번 보내보자."
"푸후훗. 알겠다냥!"
테오가 수레에 판매할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방울토마토, 고구마, 대파, 당근, 감자 등을 담고 가격을 설정했다.
"매입할 물건은 일단 황금탑 35층 땅문서만 설정해 줘."
"푸후훗. 알겠다냥!"
세준의 말에 테오가 수레에 매입할 물건을 정하고
"그럼 가서 돈 많이 벌어오라냥!"
테오가 수레를 살짝 밀자
우웅.
수레 앞에 검은 구멍이 생기며 수레가 구멍 안으로 움직였다.
그렇게 수레를 보낸 후
"그럼 여기가 얼굴 없는 대도 룬의 아지트라는 말이네."
유렌의 수레가 있는 걸 보면 확실했다. 어쩐지 보물이 많더라.
일행은 몇 시간 더 보석을 담은 후에야 보물 창고를 완전히 털 수 있었다.
모두의 주머니가 더 이상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보석으로 가득 찼다.
"꾸엥아, 이제 도둑 잡으러 가자!"
꾸엥!꾸엥!
[알겠다요! 꾸엥이만 믿는다요!]
드디어 자신이 활약할 시간이 오자 꾸엥이가 열심히 냄새를 맡으며 얼굴 없는 대도 룬을 쫓아갔다.
이동하다 보니 계단이 나왔고, 계단을 올라가니, 거대한 연구실이 나타났다.
벽면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과 시약들이 가득했고, 책상과 바닥에는 엄청난 양의 문서들이 쌓여 있었다.
그때
꾸엥?
고개를 갸웃거리는 꾸엥이.
"꾸엥아, 왜 그래?"
꾸엥!
[여기서 냄새가 끊어졌다요!]
"다른 냄새는 안 나?"
꾸엥!꾸엥!
[난다요! 근데 냄새가 너무 많다요!]
꾸엥이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푸후훗. 박···."
이때다 싶어 나서려는 테오의 입을 서둘러 세준이 막았다. 여기서 테오가 또 활약하면 우리 꾸엥이 또 실망한다.
"가만히 있으면 무릎 독점권 일주일 연장. 좋으면 고개 끄덕여."
끄덕.끄덕.
세준의 말에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테오.
좋아. 포섭 끝.
세준이 테오의 입을 막았던 손을 거뒀다.
그리고
음···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도둑을 잡을 수 있을까? 아니. 주인을 부를 수 있을까?
잠깐 고민하던 세준.
"아! 꾸엥아, 꾸엥후 약하게 날려줘!"
꾸엥!꾸에엥!
[알겠다요! 꾸엥후!]
세준의 말에 꾸엥이는 별 의심 없이 출력 10%로 꾸엥후를 사용했다.
챙그랑.
챙그랑.
꾸엥후에 박살 나는 시약들. 벽면 한쪽의 시약들이 다 깨졌다.
흐흐흐. 이렇게 깽판 치는데도 안 나올 거야?
세준의 작전은 깽판 치기.
딱 봐도 이곳은 오랜 시간 중요한 연구를 한 공간이다. 주인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반드시.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약했는지, 나타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꾸엥아, 오랜만에 빠지직할까?"
꾸엥!
[알겠다요!]
슈슈슈슉.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자신의 두 앞발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러자
파지직.파지직.
눈부실 정도로 밝은 백색의 스파크가 만들어졌다.
이거 문서에 갖다 대면 바로 다 탈 텐데, 어쩔래?
세준이 연구실의 주인에게 보내는 신호.
그때
"머···멈춰! 그건 진짜 안 돼! 제발!"
연구실 천장의 숨겨진 장소에서 얼굴 없는 대도 룬이 나타났다.
417화. 푸후훗. 멋진 변신쇼다냥!
417화. 푸후훗. 멋진 변신쇼다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