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번째 탑 1층.
"박세준 이놈! 왜 안 오는 거냐?!"
오늘도 세준을 기다리며 짜증 내는 스텔라.
온갖 욕을 음성 메시지 구슬에 담아 보내고 싶었지만, 이제 음성 메시지 구슬을 만들 재료도 없었다.
이곳은 이상할 정도로 돌이 없었다. 부드러운 흙만 있을 뿐.
"박세준! 이 나쁜 %$&@야!"
그래서 혼자 세준에게 욕을 하며 분풀이를 하고 있을 때
뿌드득.
5cm 크기의 작은 갈색 뿌리가 빼꼼 흙밭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변을 둘러봤다.
방금 누가 주인님 욕했는데?
10번째 탑 주변에 짙게 깔려있던 붉은 안개를 흡수하며 드디어 10번째 탑에 도착한 불꽃이였다.
[당신! 지금 우리 주인님 욕했어요?!]
세준을 욕한 스텔라를 보며 불꽃이가 따졌다.
"뭐?! 당신?!"
감히 위대한 은빛용 스텔라 히스론 님에게 당신이라고?!
고오오오.
분노한 스텔라가 기운을 끌어올리자, 스텔라의 분노에 반응하듯 거대한 바람이 불며 불꽃이의 뿌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빨리 우리 주인님 욕한 거 취소해요!]
탑의 대지까지 뿌리를 깊게 박은 불꽃이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싫어! 위대한 은빛용인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나를 이렇게 기다리게 했는데, 당연히 욕 좀 먹어야지!"
스텔라가 기운을 더 끌어올리자, 용권풍이 만들어졌다.
[취소 안 하면 제가 가만 안 있을 거니까요!]
쿠궁.
불꽃이도 지지 않고 땅속에 파묻혀 있던 거대한 뿌리를 일으켰다.
여기는 아무도 없어요!
세준에게 들킬 가능성이 전혀 없었고, 자신이 힘을 쓴다고 피해를 볼 존재도 없었다.
"네까짓 게 가만히 안 있으면 어쩔 건데?! 바람아, 찢어라!"
스텔라가 용언으로 바람을 움직이자, 바람이 불꽃이의 뿌리를 분쇄기처럼 갉아버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흥! 그 정도로는 절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까 빨리 우리 주인님 욕한 거 취소해요!]
뿌드득.
거의 갈림과 동시에 재생되는 불꽃이의 뿌리.
10번째 탑 주변에는 멸망의 기운이 가득했고, 불꽃이는 넘치는 영양분을 이용해 뿌리를 재생했고
"까불지 마! 바람아 삼키고 짓이겨라!"
스텔라가 기운을 끌어올리며 다시 불꽃이를 공격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바람이 거대한 용의 형상으로 변하며 불꽃이의 뿌리를 삼켜 가루로 만들었다.
하지만
[빨리 우리 주인님 욕한 거 취소하라고!]
쿠구궁.
불꽃이의 외침과 함께 거대한 뿌리 수백 개가 땅에서 솟아나며 스텔라를 포위했다.
"이익! 싫어!"
이 녀석 뭐야?!
쿠오오오오.
포위당한 스텔라가 당황하며 뿌리를 향해 은빛 브레스를 쏘자
[취소하라고!]
뿌드득.
불꽃이는 뿌리로 브레스를 막으며 스텔라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 싸움이다!
10번째 탑의 관리자가 둘의 싸움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다.
441화. 아빠도 평생 약한 건 아니다요!
441화. 아빠도 평생 약한 건 아니다요!
녹색탑 1층.
"푸후훗. 완판이다냥! 그리고 오늘부터는 새로운 물건을 팔겠다냥!"
아침을 먹고 녹색탑에 출근해 경매를 완판시킨 테오가 외쳤다.
"새로운 물건이요?"
"뭐지?"
테오의 외침에 네타족들뿐만 아니라 상점에서 노예로 일하는 불사파 조직원들도 관심을 보였다.
불사파 조직원들은 말이 노예지 조직원일 때보다 더 행복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노예 월급이 불사파 조직원일 때보다 더 높았고 받은 월급으로 세준의 상점에서 파는 농작물을 조금씩 구매한 후
근무가 아닌 시간에 위층에 가져다 팔면 부수입도 꽤 쏠쏠했다.
그러니 테오가 파는 새로운 물건에 당연히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을 때
"바로 이거다냥!"
테오가 벼락 맞은 나무와 번개석을 꺼냈다.
검은 거탑에만 황금탑의 물건을 풀면 금세 희소성이 떨어진다.
그러면 시세가 떨어지기에 세준의 지시를 받은 테오가 녹색탑에 황금탑 물건 물량 중 일부를 풀었다.
그리고
"저건 벼락 맞은 나무와 번개석?!"
탑 97층 보스 파괴의 성녀 에겔이 테오가 꺼낸 벼락 맞은 나무 50개와 번개석 500개를 보며 흥분했다.
에겔이 쓰는 신성력은 뇌속성 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그래서 자신의 신성력을 증폭할 장비 제작을 위해 벼락 맞은 나무와 번개석을 수소문하고 있었지만
엄청난 돈이 있어도 수량이 거의 없다시피 해 몇 년째 장비 제작에 필요한 수량을 모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푸후훗. 이건 경매가 아니고 정가로 팔겠다냥!"
눈앞에 벼락 맞은 나무와 번개석을 대량으로 팔아주는 은인이 나타났다.
"벼락 맞은 나무는 150억 탑코인, 번개석은 4억 탑코인에 팔겠다냥!"
"테오 님, 제가 다 살게요!"
검은 거탑의 시세보다 50% 이상 비쌌지만, 그동안 모아둔 돈이 많았기에 에겔은 테오가 가져온 물량을 전부 구매했다.
장비 제작에 필요한 물량보다 한참 많이 샀지만, 나머지는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의 장비를 만들 때 쓰면 된다.
"냥?"
덕분에 상점에 두고 팔려고 했던 벼락 맞은 나무와 번개석을 완판시킨 테오.
"푸후훗. 오늘은 조기 퇴근이다냥!
빨리 가서 박 회장에게 자랑해야겠다냥!
테오가 1조가 넘는 탑코인을 가지고 검은 거탑 99층으로 복귀했다.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빠르게 봇짐을 빠져나온 테오가 세준의 얼굴을 향해 몸을 던지자
"일찍 왔네?"
세준이 얼굴로 테오의 몸을 받아냈다.
"푸후훗. 박 회장, 나 테 부회장이 오늘 가져간 물건을 다 완판했다냥! 돈 많이 벌어왔다냥!"
"다 팔았다고?"
세준이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얼굴에서 떼어내며 물었다.
"그렇다냥!"
테오가 손에 든 돈주머니를 보이며 으스댔다.
"잘했어."
"푸후훗. 이 몸은 당연히 잘한다냥!"
세준이 무릎에 매달린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자
"더 칭찬해도 된다냥!"
테오가 머리를 세준의 손에 열심히 비비며 말했다.
덕분에 테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진 세준.
"풍성해져라!"
[마력의 방울토마토에 가 작용합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맺을 다음 열매의 양이 2배로 늘어납니다.]
붉은색 쑥즙 포션을 마시며 권능을 사용해 방울토마토의 수확량을 올렸다.
이번에 황금탑에 방울토마토를 한 번에 보내며 저장고가 텅텅 비었기 때문.
그렇게 방울토마토의 생산량을 올리고
"까망아, 점심 먹자."
주변에서 멸망포식자들과 놀고 있는 까망이를 불렀다.
끼히힛.낑!
[히힛. 맛있는 거 내놔!]
세준의 부름에 서둘러 달려온 까망이.
촵촵촵.
테오는 츄르를 먹었고
"까망이,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편의점 삼각김밥의 포장을 까서
낑!
[더 줘!]
까망이의 입에 넣어주며 식사를 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풍성해져라!"
세준이 권능으로 땅의 지력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키키!
키키!
자신들의 대장을 부르는 멸망포식자들.
낑?
[부하들아 무슨 일이야?]
까망이가 부하들의 부르는 곳으로 가자
키키!
멸망포식자들이 멸망의 힘을 흡수하며 완전히 정화된 코어 조각을 가리켰다.
끼히힛.낑!낑!
[히힛. 얘들아, 잘했어! 이제 저기로 가자!]
이거 이따가 집사 먹여야지!
코어 조각을 챙긴 까망이가 멸망포식자들을 데리고 멸망의 기운이 강한 밭으로 데려갔다.
***
검은 거탑 99층 서쪽 지역.
꾸엥!
[약초다요!]
콰드득.
오늘도 세준에게 줄 약초를 캐는 꾸엥이.
꾸엥이는 오전 내내 약초를 돌보거나, 캐면서 시간을 보내고
꾸엥!
[도시락 먹을 시간이다요!]
간식주머니에서 세준이 싸 준 조그만 검은색 3단 도시락통을 꺼냈다.
도시락통은 세준의 부탁을 받은 에일린이 검은용의 비늘로 만들어 준 것으로 당연히 보존 마법과 공간 확장 마법이 걸려있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오늘은 아빠가 뭐 싸줬을지 기대된다요!]
달칵.
꾸엥이가 행복한 얼굴로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꾸엥!
[간장버터비빔밥이다요!]
가장 위인 1단에는 수십 개의 반숙 계란에 덮인 간장버터비빔밥이 가득 담겨있었다.
2단에는 돈가스가 가득, 3단에는 소시지가 가득했다.
꾸헤헤헤.
꾸엥이가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들어 노른자가 올라간 간장버터비빔밥을 푹 퍼서 입에 넣고
와자작.
왼손으로 자르지 않은 돈가스를 집어 소스에 찍은 후 입에 통째로 넣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
꾸엥이가 궁둥이를 흔들며 맛있음의 춤을 추며 음식을 먹었다.
잠시 후
꾸엥!
[이제 후식 먹는다요!]
꾸엥이가 깨끗이 비운 도시락통을 간식주머니에 넣고 10L짜리 대용량 초코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꾸엥!
[이제 특훈하러 가야겠다요!]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꾸엥이가 특훈을 하러 우마왕을 찾아갔다.
꾸엥!
[우마왕 스승님, 꾸엥이 왔다요!]
음머!
[오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우마왕이 꾸엥이를 맞이했다.
음머.음머.
[바로 시작하지. 기운을 끌어올려라.]
꾸엥!
우마왕의 말에 기합을 지른 꾸엥이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기운을 끌어 올렸다.
음머!
[더 끌어올려라!]
꾸엥!!
음머!
[더!]
꾸엥!!!
고오오오.
꾸엥이가 자신이 낼 수 있는 힘의 70%까지 끌어올렸을 때
···!
꾸엥이는 가슴이 철렁하는 느낌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서둘러 힘을 풀어버렸다.
음머!
[다시!]
꾸엥!
그런 꾸엥이를 보며 다시 기운을 끌어올리게 하는 우마왕.
하지만
···!
꾸엥이는 이번에도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중간에 힘을 풀어버렸다.
음머!
[다시!]
꾸엥!
어렵군···
우마왕은 전력을 다하기 전에 힘을 풀어버리는 자신의 제자 꾸엥이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꾸엥이가 전력을 다하지 않는, 아니 전력을 다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건 며칠 전.
기운으로 적을 제압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는데···
꾸엥!
꾸엥이는 기운을 끌어올리다 어느 수준 이상 올라가면 이상하게도 힘을 풀어버렸다.
음머?
[제자야, 왜 힘을 푸는 것이냐?]
우마왕은 이상함에 꾸엥이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고
꾸엥···
[힘을 끌어올리면 아빠가 다칠까 봐 무섭다요···]
이유를 알게 됐다.
자신 때문에 세준이 몇 번이나 기절한 게 꾸엥이에게 트라우마가 됐다.
그래서 꾸엥이는 자신의 기운이 세준에게 피해를 줄 것 같으면 힘을 풀어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자신이 아빠를 해칠 수도 있다는 공포가 꾸엥이의 무의식에 각인됐고
꾸엥이가 힘을 일정 이상 끌어올릴 때마다 무의식의 공포가 꾸엥이가 힘을 쓰지 못하도록 몸의 힘을 풀어버렸다.
음머!
[다시!]
꾸엥!
꾸엥이는 오늘도 한계를 깨기 위해 열심히 특훈 중이었다.
***
새벽.
낑···
[졸리다···]
잠에서 깬 까망이가 졸린 눈으로 밖으로 나와
파바박.
열심히 땅을 파, 낮에 숨겨뒀던 정화된 코어 조각을 꺼냈다.
그리고
뽈짝.
코어 조각을 물고 침대로 올라와
끼히힛.
세준의 입에 코어 조각을 넣고
꽉!
두 앞발로 강하게 코어 조각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꿀꺽.
부드럽게 세준의 목구멍을 넘어가는 코어 조각.
"큭!"
세준은 짧게 고통을 느꼈지만, 0.01%짜리라 고통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끼히힛.낑!
[히힛. 됐다!]
까망이가 만족하며 세준의 가슴에 올라가
쿵쾅.쿵쾅.
세준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다시 잠들었다.
몇 시간 후.
"까망아, 비···헉!"
세준은 거대 까망이에게 깔리는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깼다.
그리고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을 강제로 섭취했습니다.]
[펜릴의 힘이 0.01% 담긴 코어 조각을 흡수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펜릴의 코어 조각의 힘이 합쳐집니다.]
[몸에 펜릴의 힘 0.0129%가 쌓입니다.]
메시지를 확인했다.
"또 까망이 녀석 짓인가?
끼로롱.
세준이 자신의 가슴 위에서 자고 있는 까망이를 보며 말했다.
세준은 자신에게 자꾸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을 먹이는 게 누군지 뱃뱃이한테 봐달라고 부탁했고
(세준 님, 까망이가 그랬어요!)
까망이가 범인이라는 걸 알아냈다.
얜 이걸 나한테 왜 먹이는 거지?
까망이가 뭘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나, 세준 혼자는 사용 제한 때문에 먹을 수 없는 펜릴의 코어 조각.
권능도 강화해 주는 등 도움이 됐기에 나쁘지는 않았다.
"그냥 일어나야지."
아직 해가 뜨기 전이지만, 다시 잠을 자기엔 애매한 시간이었다.
슥.
"냥···."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세준은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무릎을 안고 있는 테오의 앞발을 풀어 무릎을 빼고
낑···
거기다 까망이를 넣어줬다.
"흐흐흐. 이따가 무슨 반응 보일지 궁금하네."
사이 좋게 안고 자는 둘을 보다 밖으로 나온 세준이 농장을 거닐고 있을 때
쿠어어어엉!
꾸엥!
멀리서 분홍털과 꾸엥이의 기합 소리가 들렸다.
평소라면 둘 다 잘 시간.
이 시간에 뭐지?
세준이 이상해하며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쿠어어어엉!
꾸엥!
고오오오.
기합을 지르며 주변에 자신의 기운을 퍼트리는 분홍털과 꾸엥이가 보였다.
그때
"엣취!"
찬 공기 때문인지 코가 간지러웠던 세준이 재채기를 했다.
그리고
꾸엥?!
어제 훈련 성과가 거의 없었기에 일찍 일어나 분홍털과 추가 연습을 하던 꾸엥이가 어느새 꽤 가까이 다가온 세준을 보며 당황했다.
큰일이다요! 엄마가 힘쓰고 있다요! 아빠, 기절한다요!
패닉에 빠진 꾸엥이.
하지만
"아. 미안. 갑자기 재채기가 나와서···근데 둘이 뭐해?"
세준은 멀쩡한 목소리로 둘에게 물었다.
꾸엥?!
[아빠 기절 안 했다요?!]
큰형아도 없는데 엄마 기운 버텼다요?!
그걸 보고 놀라는 꾸엥이.
세준은 꾸엥이가 걱정하던 예전의 약골 세준이 아니었다.
특히 를 얻으면서 외부 기운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높아졌다.
물론 아직도 탑 99층의 최약체고 개복치였지만, 이제 강한 기운에 노출됐다고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다.
맞다요! 아빠도 평생 약한 건 아니다요! 아빠도 성장한다요!
덕분에 큰 깨달음을 얻은 꾸엥이.
꾸엥!
고오오오.
자신의 힘을 끌어올려도 세준이 다치지 않는다는 확신을 얻은 꾸엥이가 기운을 100% 사용하기 시작했다.
폭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기운.
그동안 억눌려 왔던 힘이 일시에 터지며 꾸엥이가 원래 가진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고
"크윽···."
기절할 것 같아!
세준이 꾸엥이의 기운을 피해 서둘러 뒤로 피했다. 기절은 안 하지만, 고통은 있었다.
그렇게 멋지게 트라우마를 극복한 꾸엥이.
[깨달음을 얻은 초보 약초꾼 꾸엥이 박이 를 획득했습니다.]
[폭풍의 신 썬더가 꾸엥이 박을 주시합니다.]
강력한 권능을 얻으며 폭풍의 신 썬더의 관심을 받았다.
442화. 멸망의 사도로 섭외할까?
442화. 멸망의 사도로 섭외할까?
전투 상점 본부.
"마음에 드는 전사가 없군."
폭풍의 신 썬더가 탑에 들어온 전사들을 살펴보며 투덜거렸다.
다른 전투신들과 다르게 유독 자부심이 넘치는 썬더는 자신이 마음에 드는 전사에게만 무기와 스킬을 팔았다.
그때
[스스로 폭풍의 힘을 깨우치고 를 얻은 존재가 탑에 나타났습니다.]
썬더의 앞에 나타난 메시지.
"뭐?!"
혼자 힘으로 를 얻었다고?!
몇만 년을 살았지만, 깨달음을 얻어 스스로 권능을 얻는 인재는 본 적이 없었다.
"어디냐?!"
썬더가 서둘러 메시지에 나타난 전사를 찾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다른 전사신들에게 뺏길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썬더는 서둘러 를 지닌 전사를 찾았고
"찾았다!"
검은 거탑 99층에서 꾸엥이를 찾았다.
전사를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친 기운과 거대한 본체까지.
"내가 찾던 인재야!"
직접 보니 썬더는 더욱 확신이 들었다.
넌 전사가 되기 위해 태어났어! 크하하하! 내가 최고의 전사로 키워주지!
"나는 폭풍의 신 썬더. 전사여.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썬더가 근엄한 목소리로 꾸엥이에게 묻자
-썬더 님, 안녕하다요! 꾸엥이 이름은 꾸엥이 박이다요! 반갑다요!
예절 교육을 잘 받은 꾸엥이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그래. 나도 반갑다. 꾸엥이 박, 특별히 너에게 내 무기와 스킬을 살 기회를 주겠다!"
전사답게 썬더는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기와 스킬을 보여줬는데···
-그럼 깎아준다요!
세준과 테오에게 물건은 3번 깎은 후 사야 된다고 배운 꾸엥이가 썬더에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뭐?! 깎아줘?!
"어허! 전사는 구차하게 가격을 깎는 게 아니다!"
-괜찮다요! 꾸엥이는 전사 아니고 약초꾼이다요! 그러니까 깎아준다요!
"···약초꾼이라니?!"
최고의 전사가 될 능력을 가지고 약초꾼을 하고 있다고?!
"꾸엥이 박, 왜 그런 재능 낭비를 하느냐?! 약초꾼 같은 건 빨리 그만둬라! 최고의 전사가 되는 거다!"
-싫다요! 썬더 님, 약초꾼 무시했다요! 이제 얘기 안 한다요!
"꾸엥아!"
[꾸엥이 박이 3일 동안 대화를 차단했습니다.]
···나 까인 거야?
"안 돼!"
꾸엥아, 넌 전사의 재목이라고!!!
썬더의 절규에 하늘에 먹구름이 일며 폭풍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쿠구궁.
"응? 갑자기 왜 어두워졌지?"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세준에게 줄 신기 제작에 매진하고 있던 레아가 밖을 내다봤다.
금방이라도 벼락이 떨어질 것 같은 우중충한 하늘.
"누가 또 썬더 열받게 했나?"
레아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리고는 다시 신기 제작을 이어갔다.
***
검은 거탑 99층.
약초꾼을 무시했다요! 썬더 님, 나쁘다요!
약초꾼을 무시한 썬더에게 차단을 박은 꾸엥이.
꾸헤헤헤. 빨리 아빠한테 자랑해야겠다요!
꾸엥이가 웃으며 세준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자, 분홍털과 분홍털의 뒤에 숨은 세준이 보였다.
꾸엥이가 뿜어낸 기운에 힘들어하는 세준을 위해 분홍털이 앞에 서서 기운을 막아줬다.
꾸엥!꾸엥!
[엄마, 아빠! 꾸엥이 권능 얻었다요! 꾸엥이 이제 힘 조절 할 수 있다요!]
쿠어어어엉!
분홍털이 그런 꾸엥이를 꽉 안아줬고
"그래···우리 아들 축하한다···."
꾸엥이의 기운 방출을 버티느라 파김치가 된 세준은 힘없는 목소리로 꾸엥이를 축하하며 꾸엥이가 얻은 권능을 확인했다.
평소에 힘을 압축해 새어나가지 않는 고요함 상태를 유지하다 한 번에 터트려 폭풍처럼 힘을 증폭합니다.
고요함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힘의 압축을 풀었을 때 힘의 팽창으로 인한 증폭량이 증가합니다.(최대 증폭량은 100배입니다.)
"오···."
꾸엥이는 좋겠다.
권능을 살펴본 세준이 부러움의 탄식을 질렀다.
힘을 압축해 기를 모았다가 원하는 시점에 힘을 방출시켜 힘을 증폭할 수 있는 권능이었다.
나도 기 모으고 싶은데···
세준이 꾸엥이를 부럽게 바라볼 때
꼬르르륵.
꾸엥이의 배에서 우렁찬 소리가 났다. 새벽부터 일어나 특훈을 하느라, 평소보다 일찍 허기가 진 모양이었다.
꾸엥!
[아빠, 꾸엥이 배고프다요!]
"그래. 우리 밥 먹자."
흐흐흐. 이따 저녁에는 권능 획득 파티도 해줄게.
세준이 저녁에 파티를 계획하며 꾸엥이와 분홍털의 앞에 음식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분홍털에게는 피자, 햄버거, 치킨 등을 종류별로 100개씩 줬다.
그래봤자, 포만감을 줄 정도는 아니고 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
나머지는 농작물 거대화 스킬을 사용해 양으로 승부했다.
그리고
"자. 이건 꾸엥이 꺼."
꾸엥!꾸엥!
[신난다요! 짜느님이랑 탕느님이다요!]
꾸엥이와 세준은 아침으로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었다.
그렇게 셋이 맛있게 아침을 먹고 있을 때
하아악!
끼야약!
집 쪽에서 테오와 까망이의 분노에 찬 외침이 들려왔다.
"푸흡!"
이제 일어났나 보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놀랐을 테오와 까망이의 모습을 상상한 세준이 웃음을 터트렸다.
잠시 후
"박 회장, 보고 싶었다냥!"
세준을 찾아 냥냥보를 사용한 테오가 순식간에 나타나 세준의 얼굴에 매달렸다.
덥썩.
"냥···."
세준이 얼굴에 달라붙은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무릎에 착용하자
뚱따당.뚱따당.
낑!낑?!
[야! 나 챙기라고! 어?! 나 빼고 너 혼자만 맛있는 거 먹은 거냐?!]
뒤늦게 까망이도 세준을 향해 달려와 화를 내며 짖었다.
"지금이라도 먹으면 되지."
세준이 짖어대는 까망이의 입에 탕수육을 물려 주자
끼히힛.
바로 웃어 버리는 까망이.
흐흐흐. 쉬운 녀석.
세준도 웃으며 테오에게 츄르를 주며 식사를 계속했다.
***
검은 거탑 70층과 80층을 연결하는 상인 통로.
-어서 펜릴 님을 찾아야 한다!
다른 멸망의 사도들과 다르게 멸망의 사도들이 펜릴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다시 침투한 쿠루거의 파편.
하지만 탑을 열심히 돌아다녀도 펜릴에 대한 단서를 잡을 수 없었다.
그때
삐욧!삐욧!
꾸익!꾸익!
바위로 위장한 쿠루거의 앞을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삐욧이와 유렌이 보였다.
둘은 오늘도 유렌의 돈을 떼어먹은 녀석들을 추적하고 있었다.
'펜릴 님의 일행이다!'
저들을 따라가면 펜릴 님을 만날 수 있겠지?
둘을 알아본 쿠루거가 둘을 조심스럽게 미행했다.
그리고
'저 녀석 뭐지?'
둘을 쫓던 쿠루거는 강도, 함정, 다른 멸망의 사도들이 있는 곳만 찾아가는 유렌을 보며 크게 놀랐다.
-엄청난 재능을 가진 녀석이군.
저 녀석을 멀쩡한 차원에 던져주면 재앙을 보내지 않아도 온갖 불행을 끌어들여 행성을 쉽게 멸망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멸망의 사도로 섭외할까?'
나중에 유렌을 멸망의 사도 후보로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둘을 계속 추적하는 쿠루거.
그때
쿵.
잠깐을 참지 못하고 요르문간드의 입 속으로 사라지는 둘.
-역시 인재야.
쿠루거가 몸을 숨긴 채 둘이 나오길 기다렸다.
***
씨앗 상점 본부.
"드디어 완성이다!"
신기를 완성한 풍요의 신 레아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그리고
"나의 신도여!"
요즘 기도를 자주 올리지 않는 괘씸한 신도 농사왕을 불러 세준을 찾아가게 했다.
신기를 보낼 다른 방법들도 있었지만, 굳이 농사왕을 탑 99층으로 올려보내는 레아.
절대 악감정은 없었다.
"헤헤헤. 이렇게 고생을 해야지 신앙심이 오르는 거지. 암. 그렇고말고."
아니. 조금은 있는 것 같았다.
그렇게 농사왕에게 탑 99층으로 가라는 엄청난 시련을 내리고
"오랜만에 헤르나 보러 갈까?"
레아가 거처를 나와 씨앗 상점 본부의 구석진 곳으로 갔다.
구석에는 작은 쪽문이 있었는데, 레아가 쪽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황금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건물이 보였다.
크고 화려한 전투 상점 본부와 크고 허름한 씨앗 상점 본부 사이에 있는 작고 화려한 건물.
스르륵.
레아가 황금으로 만들어진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으악! 왜 계속 돈을 바치는 거야?! 테오 바보 녀석!"
씩씩거리며 화를 내는 금발 여자가 보였다.
"헤르, 무슨 일이야?"
레아가 익숙한 이름이 나오자 서둘러 헤르에게 물었다.
"레아? 너 어쩐 일이야? 신성력 빌리러 왔어?"
"헤헷. 아니. 이제 우리도 신성력 벌고 있어!"
"진짜?! 축하해!"
"헤헷. 고마워."
"근데 어떻게 벌고 있는 거야?"
"아. 그건···."
레아가 신성력을 얻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뭐?! 박세준 그놈이 너희들의 신전을 지어주고 있다고?!"
"응. 헤르, 박세준을 알아?"
"당연히 알지! 순진한 테오를 착취하는 악독한 놈이잖아!"
"뭐?! 박세준이 착취를 한다고?!"
"그래! 레아, 내 말 좀 들어봐! 박세준 그놈이···."
레아의 물음에 분노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헤르가 하소연을 시작했다.
재능 있는 상인들을 아끼는 상인의 신 헤르.
헤르에게 테오는 별종이었다.
분명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엄청난 솜씨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재능이 없는데도 훌륭한 상인으로 성장하는 테오를 기특하게 봤지만.
테오가 농부인 세준에게 번 돈을 다 갖다 바치는 것을 보며 마음이 불편해졌다.
분명 박세준이라는 놈이 테오를 듣기 좋은 말로 꼬드겨 착취하는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상인이 자신의 돈을 다 갖다 바치는 게 말이 안 됐다.
거기다 테오를 시켜 자신이 아끼는 유렌과 미미르까지 부하로 부리며 착취하는 것을 보며 더욱 분노했다.
그래서 대상인 시험 때 더 많은 착취가 일어나지 않도록 불가능한 재료를 구해오게 하며 방해까지 했지만
박세준은 보란 듯이 필요한 재료를 테오에게 주며 결국 테오를 대상인으로 만들었고.
다른 탑까지 마수를 뻗치며 더욱 심한 착취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대상인들을 착취하는 세준을 헤르는 마음에 안 들어 했다
"헤르,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박세준은 착하고 능력 있는 농부인걸. 그리고 너도 박세준한테 붙는 게 좋을걸?"
"뭐?! 박세준이 착한 녀석이라고?! 그럴 리도 없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난 상인의 신이라고! 자존심이 있지, 상인의 신인 내가 어떻게 농부한테 붙어?!"
"자존심이 밥 먹여줘? 상인의 신이라면 잘 알 텐데? 어려울 때 도움을 줘야지, 보상도 커진다는 걸. 박세준은 크게 될 인간이야!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고! 박세준이 날아가기 전에 잡아야지!"
레아가 강하게 세준을 옹호하며 헤르를 설득했다. 헤르가 나선다면 세준에게 큰 도움이 될 거다.
나중에 박세준한테 내가 설득했다고 말해야지.
레아가 세준에게 더 큰 신전을 받길 기대하며 더욱 열심히 말했고
"흠. 그런가?"
레아의 설들이 통했는지 헤르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 나 믿고 한 번 투자해 봐."
"흠. 레아가 그렇게 까지 말하면···일단 조금만 투자해 볼까?"
풍요의 신은 풍요를 관장하는 신. 레아가 이렇게 강하게 권장하는 건 하는 게 좋았다.
"농부면 이게 좋겠지?"
헤르가 벽면에 진열된 물건 중 수확의 비약이 담긴 유리병을 꺼내자
"응! 그거면 좋지!"
레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헤르가 가진 성장의 비약은 레아가 신성력을 빌려 가며 담보로 걸었다가 기한을 못 지켜 뺏긴 물건이었다.
벽에는 그 외에도 다른 신들이 담보로 맡기고 신성력을 못 갚아 뺏긴 물건들이 한 가득이었다.
"대상인 테오, 나의 물건을 받아서 박세준에 전달하거라!"
헤르가 테오에게 수확의 비약 10방울을 보냈다.
그리고
[검은 거탑의 대상인 테오 박이 쪼잔하게 10방울이 뭐냐며 더 달라고 요구합니다.]
뭐?! 쪼짠?!
"이 녀석 너무 뻔뻔한데?"
박세준한테 착취당하고 있던 게 맞나?
테오를 불쌍하게 여기던 헤르가 테오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443화. 테오 박, 이 냥아치야!
443화. 테오 박, 이 냥아치야!
"냥냥냥."
출근 전 세준의 무릎에 누워 은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테오.
그때
[상인의 신 헤르가 수확의 비약 10방울을 내립니다.]
테오의 눈앞에 헤르가 보낸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확의 비약 10방울이면 거의 1조 탑코인의 가치였지만
"냥?!"
부족하다냥!
자신의 앞발에 들린 작은 유리병을 보며 테오는 인상을 찌푸렸다.
평소 위대한 박 회장이 수확의 비약 몇 방울에 쩔쩔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테오.
푸후훗. 상인의 신 헤르, 반갑다냥! 그럼 대결이다냥! 위대한 박 회장에게 전수받은 실력으로 이겨 주겠다냥!
갑자기 승부욕에 불타며 헤르에게 승부를 걸었다.
'쪼잔하다냥! 더 달라냥!'
박 회장류 오의 3번 깎기를 응용한 테 부회장류 오의 3번 조르기다냥!
그래서 자신의 오의를 쓰며 더 달라고 졸랐다.
밖으로 소리는 내지 않았다. 자신이 상인의 신 헤르를 이기고 세준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그러자
[상인의 신 헤르가 네 녀석이 박세준에게 너무 착취를 당해 감이 없는 것 같은데, 수확의 비약 10방울이면 충분히 많은 거라고 화를 냅니다.]
헤르가 발끈하며 말했다.
'지금 위대한 박 회장의 이름을 막 부른 것이냥?! 거기다 박 회장은 착취 안 한다냥!'
세준을 나쁜 사람으로 말하는 헤르의 말에 테오는 가슴 속에서 천불이 났다.
사기당한 하찮은 고양이 유랑상인인
자신에게 생선구이와 츄르를 준 게 누구인가냥?!
자신에게 위대한 무릎을 내어준 게 누구인가냥?!
자신을 대상인으로 만들어 준 게 누구인가냥?!
그건 바로 위대하고 위대한 박 회장이다냥!
근데 감히 그런 위대한 박 회장을 욕했냥?!
용서할 수 없다냥!
'하악!하악!하악! 아주 잘못했으니까, 도장을 찍으라냥!'
분노하며 노예계약서를 꺼내는 테오.
물론 테오가 꺼낸 노예계약서는 헤르에게 전달되지 않았지만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헤르를 당황시키기에는 충분했다.
어떤 존재가 감히 신에게 노예계약서를 찍으라고 내밀겠는가?
설마 박 세준은 바지 사장이고 이 녀석이 흑막인 건가?
그렇게 헤르가 테오를 흑막으로 짐작할 때
혼내준다냥! 근데 어떻게 혼내준다냥?
상인의 신 헤르를 혼내주기 위해 고민하던 테오.
냥! 그거다냥!
'상인의 신 헤르를 탄핵하겠다냥!'
상대가 신이라 혼내줄 수 없으니, 일단 신에서 내려오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검은 거탑 대상인 테오 박이 상인의 신 헤르를 탄핵하려 합니다.]
[노예인 검은 거탑 대상인 미미르와 검은 거탑 대상인 유렌이 검은 거탑 대상인 테오 박의 의견에 자동으로 동의합니다.]
[검은 거탑 대상인의 의견은 2표로 계산됩니다.]
[상인의 신 헤르의 탄핵에 검은 거탑 대상인 3명이 동의해 6표가 찬성합니다.]
[전체 20표 중 25% 이상인 6표가 상인의 신 헤르의 탄핵에 찬성했습니다.]
[상인의 신 헤르의 탄핵 투표가 시작됩니다.]
[1년 안에 찬성표가 5표 더 나오면 상인의 신 헤르가 탄핵됩니다.]
순식간에 헤르의 탄핵 투표가 시작됐다.
미친놈아!!! 내가 뭘 잘못했다고 탄핵을 해?!
상인의 신 헤르는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위험해!
동시에 엄청난 위기를 느꼈다.
아홉 탑에 있는 모든 대상인의 수는 16명. 검은 거탑에 4명, 다른 탑에 12명이 있다.
'근데 테오가 남은 검은 거탑 대상인도 노예로 만들고, 다른 탑에 가서 대상인 3명만 노예로 만들면?'
나 진짜 탄핵되는 거잖아!
[상인의 신 헤르가 수확의 비약을 다 줄 테니 탄핵은 취소해달라고 부탁합니다.]
'빨리 달라냥!'
푸후훗. 이겼다냥!
헤르가 서둘러 테오에게 가지고 있던 수확의 비약을 전부 넘겼다.
[상인의 신 헤르가 수확의 비약 45방울을 내립니다.]
그리고
'푸후훗. 취소하겠다냥!'
테오가 헤르의 탄핵을 취소해 줬다.
[상인의 신 헤르가 고마워합니다.]
그렇게 헤르와 테오의 뒤바뀐 갑을 관계.
'푸후훗. 그럼 이제 위대한 박 회장을 모함한 대가를 내놓으라냥!'
3번 조르기의 마지막이 남았다냥!
테오가 마지막 조르기를 위해 스퍼트를 올렸다.
[상인의 신 헤르가 방금 준 수확의 비약이면 엄청난 가치라고 억울해합니다.]
'푸후훗. 그럼 탄핵이다냥!'
미미르와 유렌의 표까지 항상 6표를 행사할 수 있는 테오.
[검은 거탑 대상인 테오 박이 상인의 신 헤르를 탄핵하려 합니다.]
···
..
.
언제든 헤르를 탄핵할 수 있는 탄핵 투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상인의 신 헤르가 한숨을 쉬며 이건 정말 귀중한 거라고 말합니다.]
역시 테오 저 녀석이 흑막이었어!
이제야 상황을 파악한 헤르가 울상을 지으며 벽장에 있는 물건을 테오에게 보냈다.
[상인의 신 헤르가 폭풍의 신 썬더의 신기 벼락봉을 내립니다.]
푸후훗. 흥정 성공이다냥!
분명 협박과 위협이 난무했는데 흥정이라니, 헤르가 들었다면 억울해했을 말을 하는 테오.
"푸후훗. 박 회장, 이것 보라냥!"
테오가 헤르에게 받은 수확의 비약 55방울이 담긴 유리병과 금속 재질의 황금색 방망이를 세준에게 건넸다.
"이건 수확의 비약? 어?! 55방울이나?! 그리고 이건 신기잖아?! 테 부회장, 이거 갑자기 어디서 났어?"
분명 자신의 무릎에서 놀고 있던 테오가 엄청난 물건들을 건네자, 세준이 크게 놀라며 물었다.
[벼락봉]
폭풍의 신 썬더가 전투에서 사용한 신기입니다.
최초의 벼락이 담긴 몽둥이로 뇌전의 힘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벼락이 치는 곳에 두면 벼락을 흡수해 힘을 충전합니다.(현재 충전률 : 10%)
사용 제한 : 를 가진 자
제작자 : 폭풍의 신 썬더
등급 : ★★★
특히 신기 벼락봉은 몽둥이를 쓰는 꾸엥이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다.
"푸후훗. 헤르라는 녀석한테 이기고 받았다냥!"
"헤르?"
"그렇다냥! 헤르는 상인의 신이다냥!"
"그래? 그래도 명색이 신인데 헤르 님이라고 불러야지."
흐흐흐. 이렇게 좋은 걸 줬는데 이름에 '님' 정도는 붙여 줘야지.
"알겠다냥! 앞으로 헤르 님이라고 부르겠다냥!"
세준의 말을 잘 듣는 테오답게 바로 호칭을 바꿨다.
"헤르 님을 위해 뭔가 만들어야겠군."
이렇게 엄청난 걸 줬는데 헤르 로드는 좀 약하고···.
세준이 헤르를 위한 새로운 신전을 구상했고
"좋아. 이번에는 업적비로 가자. 땅 움직이기!"
세준이 괭이로 창조신의 비석 옆에 3m 높이의 비석을 세웠다.
[헤르 업적비]
-우리에게 수확의 비약 55방울과 신기 벼락봉을 준 상인의 신 헤르. 그녀는 상도의를 아는 신이었다.
탑 앞에 헤르의 업적도 글로 새겼다.
그 시각.
테오의 협박에 엄청난 가치의 물건을 강탈당한 헤르.
"레아, 너 때문에 다 망했어! 테오한테 엄청 뜯겼다고! 테오 이 냥아치야!"
헤르가 세준에게 투자하라고 권유한 레아에게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
"헤르, 조금만 기다려 봐. 박세준이 뭔가 해줄 거라니까."
"아니야! 냥아치 테오가 있는 한 난 이제 망했어! 곧 테오에게 다 뜯기고 거지가 되고 말 거야! 흐아앙!"
그렇게 헤르가 울면서 레아에게 찡찡거리고 있을 때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당신을 위해 신전을 지었습니다.]
[신성력이 100 상승합니다.]
[신전의 위치가 창조신의 비석 옆이라 창조신의 가호를 받아 얻는 신성력의 양이 2배로 늘어납니다.]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의 소작농인 버섯개미 1만 마리가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2 상승합니다.]
[세 번째 창조의 사도 까망이 박이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4 상승합니다.]
[재앙파수꾼 멸망포식자 10만 마리가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1000 상승합니다.]
···
..
.
나타나는 메시지.
길과 다르게 업적비는 직접 밟지 않고 보기만해도 신성력이 올랐다.
"어?!"
뭐야?!
동시에 엄청난 신성력이 헤르의 몸으로 들어오며 헤르의 몸이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났다.
"거 봐! 박세준에게 투자하길 잘했지?"
휴. 살았다! 박세준, 역시 믿고 있었다고!
약간 불안해하던 레아가 안도하며 헤르에게 으스대며 물었고
"응! 박세준 최고!"
엄청난 신성력이야!
어느덧 찡찡거림을 멈춘 헤르가 엄지를 들며 헤실헤실 웃었다.
그리고
수익률이 아주 쏠쏠하네!
헤르가 머릿속으로 주판을 튕기며 세준에게 투자할 물건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
수확의 비약 55방울을 얻은 세준.
"이 수확의 비약은···."
짙은 어둠의 체리, 빛바라기, 태양초에 사용해야지.
수확의 비약을 사용하러 움직였다.
짙은 어둠의 체리와 빛바라기는 검은용과 하얀용에게 어둠의 힘과 빛의 힘을 찾아주기 위해서였고
태양초 1만 개를 하얀탑에 가져가면 봉인된 태양의 위치를 알려준다고 했지?
태양초는 밤만 있는 하얀탑에 낮을 찾아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세준이 짙은 어둠의 체리에 20방울, 빛바라기에 20방울, 태양초에 15방울을 사용했고
[태양초를 수확했습니다.]
···
..
.
저녁에 태양초 3만 개를 수확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좋아. 아작스 준비됐어?"
[하얀 탑의 노예가 지금 할아버지랑 하얀탑 관리자 구역에 있다고 말합니다.]
세준은 각성하며 아작스를 만날 수 없기에 아작스를 관리자 구역으로 보냈다.
"알았어. 이동."
아작스의 대답을 들은 세준이 웨이포인트로 올라가 하얀탑 99층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하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주변에 마력이 충만합니다.]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를 키우기 위해 아작스가 뿜어낸 엄청난 마력에 노출된 세준.
예전이면 숨 쉬는 것도 버거워했을 세준이지만
"오. 뭔가 기운이 나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런 환경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됐고
[재능 : 축적하는 마력 회로의 효율이 상승해 마력을 축적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3시간마다 영구적으로 마력이 0.1 축적됩니다.]
덕분에 마력 축적 속도도 빨라졌다.
"그럼 꺼내볼까?"
세준이 허리에 찬 가죽 주머니에서 태양초 1만 개를 꺼냈다.
그러자
[태양초 1만 개를 하얀탑으로 가져왔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됐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수확의 비약 5방울을 획득했습니다.]
[태양초 1만 개가 타오르며 하얀탑에 봉인된 태양의 위치를 찾아냅니다.]
메시지와 함께 태양초들이 활활 타기 시작하며 주변이 밝아졌다.
10분 정도가 지나자
[하얀탑에 봉인된 태양의 위치를 찾았습니다.]
[봉인된 태양은 탑 67층에 있습니다.]
메시지가 나타났고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
..
.
이어서 태양의 봉인을 풀면 위대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퀘스트가 나타났다.
보상은 수확의 비약 10방울이었다.
"일단 돌아가자."
먼저 하얀탑 67층 땅문서를 찾아야 했기에 세준은 다시 검은 거탑으로 돌아갔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3일이 지났다.
***
10번째 탑 1층.
"헉.헉. 진짜 끈질기네···."
불꽃이와 싸운 지 5일째 무한 회복이 가능한 불꽃이를 완벽하게 제압할 한방이 없는 스텔라가 지쳐버렸다.
[계속할 거예요?! 전 아직 100일은 더 싸울 수 있어요! 빨리 주인님 욕한 거 취소해요!]
"헉.헉. 알았어. 박세준 욕한 거 취소. 취소하겠다."
결국 지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스텔라의 목을 뿌리로 조른 불꽃이의 승리
정확히 말하면 불꽃이가 아무리 졸라도 타격이 없지만, 스텔라가 귀찮아서 그냥 항복했다.
그렇게 스텔라에게 항복을 받아낸 불꽃이.
[근데 저분은 누구죠?]
아까부터 자신과 스텔라를 구경하며 팝콘을 먹고 있는 남자를 보며 물었다.
444화. 그럼 엄돌이 어때?
444화. 그럼 엄돌이 어때?
10번째 탑 1층.
'나?!'
내가 보이나?
불꽃이의 물음에 팝콘을 먹던 남자가 손가락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자
'네. 님이요.'
끄덕.끄덕.
불꽃이가 뿌리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저기 누가 있어?"
스텔라가 불꽃이의 뿌리가 향한 쪽을 집중해서 보며 물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데?
스텔라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 설마 날 이겼다고 날 놀리는 건 아니지?"
스텔라가 불꽃이를 사납게 노려보자
[어?! 저기 팝콘 먹고 있는 분 안 보이세요?]
불꽃이가 답답해하며 말했다.
"팝콘? 팝콘이 뭔데?"
[팝콘은 주인님이 키운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로 열을 가하면 안 부분이 터지면서···어?! 당신 어떻게 주인님의 팝콘을 먹고 있는 거죠?]
설마 주인님의 농작물을 훔친 건가요?!
스텔라에게 팝콘을 설명하던 불꽃이가 흥분하며 남자를 향해 적의를 보였다.
-아. 훔친 거 아니니까 오해는 마. 그나저나 날 알아보다니 훌륭하군. 10번째 탑의 시련을 돌파한 박세준의 나무라 그런 건가?
남자가 오해를 풀고 싶었는지 서둘러 대답했다.
"어?! 그 목소리는 관리자?"
남자의 익숙한 목소리에 스텔라가 반응했다.
-그래. 정식으로 소개하지.
남자가 관찰자 모드를 끄자, 스텔라의 눈에도 팝콘을 든 갈색 머리의 남자가 보였다.
"나는 10번째 탑의 관리자이자, 농사를 관장하는 농사의 신 하메르다."
하메르가 둘에게 자신을 소개하자
[어?! 진짜 하메르 님이세요?!]
불꽃이가 마치 연예인을 바라보는 것처럼 하메르를 바라봤다.
"후훗. 그래. 내가 농사의 신 하메···."
불꽃이의 태도에 하메르가 우쭐해 할 때
[하메르 님! 빨리 우리 주인님 농사 실력 인정해 주세요!]
하메르 님의 인정을 받으면 이제 패트릭 님의 인정만 받으면 돼요!
불꽃이가 뿌리로 하메르의 다리를 잡으며 빨리 세준을 인정해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안돼. 그렇게 쉽게 인정해 줄 수는 없지."
[왜요?! 우리 주인님, 농사 진짜 잘해요!]
"그거야 알지."
하메르는 농사를 관장하는 신. 탑농부인 세준의 농사 실력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근데 왜 우리 주인님 인정 안 해줘요?]
"이건 신성한 신의 시험이야! 재촉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다 절차가 있어요!"
[하지만···.]
"어허! 기다리래도!"
그렇게 불꽃이에게 큰소리를 친 하메르.
박세준이여. 팝콘이 떨어져 간다. 폭발하는 옥수수를 수확해라!
세준에게 퀘스트를 내리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명 레아 님은 그냥 인정해 줬는데···.]
그런 하메르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불꽃이. 조만간 불꽃이가 하메르를 한 대 칠 것 같았다.
***
검은 거탑 99층의 오전.
테오는 녹색탑으로, 꾸엥이는 약초를 돌보러 서쪽숲으로 출근했고
[마력이 담긴 땅에 멸망포식자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
..
.
세준은 그동안 모아둔 멸망포식자 씨앗을 심고 있었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얘들아, 대장을 따르라!]
키키!
키키!
오늘도 세준을 지킨다는 명목하에 세준의 주변에서 멸망포식자들을 데리고 대장 놀이를 하는 까망이.
그렇게 세준이 씨앗을 심고 있을 때
"박 회장, 내가 돌아왔다냥!"
점심 먹을 때가 되자, 녹색탑에서 물건을 완판한 테오가 돌아왔다.
"테 부회장, 수고했어."
"푸후훗. 당연히 수고했다냥!"
세준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수고했음을 어필하는 테오.
빨리 나를 칭찬하라냥!
세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래. 우리 테 부회장이 수고했지."
세준은 무릎에 올라온 테오에게 츄르를 주며 배를 쓰다듬어 줬다.
"푸후훗."
촵촵촵.
세준의 칭찬에 테오가 환하게 웃으며 츄르를 먹기 시작하자
낑?!낑!
[야! 나는?! 나도 밥 줘!]
대장놀이를 하던 까망이가 서둘러 달려와 세준의 앞에 앉았다.
"자. 까망이는 군고구마 말랭이."
끼히힛.
짭.짭.짭.
그렇게 둘에게 점심을 주고 세준도 편의점 삼각김밥 몇 개를 꺼내 하나씩 까서 먹었다.
그때
끼히힛.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삼각김밥을 들고 재빠르게 도망치는 까망이.
"야! 비닐 먹으면 큰일 나!"
세준이 서둘러 말렸지만
끼히힛.낑!낑!
[히힛. 내가 까서 먹을 거야! 그리고 위대한 까망이 님은 소화도 잘 시키지롱!]
세준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며 까망이가 빠르게 도망쳤다.
하지만
허우적.허우적.
낑?!
열심히 도망가던 까망이는 어느새 자신이 허공을 달리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팡!파지직.
팡!파지직.
자기 앞발을 벼락봉으로 치며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꾸엥이가 보였다.
꾸엥이의 염력에 잡혀 허공에서 꼼짝도 할 수 없는 까망이.
꾸엥?
[까망이, 정의의 맛을 볼 거다요?]
도리도리.
꾸엥이의 물음에 격렬하게 고개를 흔드는 까망이.
꾸엥.
[그럼 내놓는다요.]
꾸엥이가 앞발을 내밀자
낑···.
까망이는 아쉬운 얼굴로 삼각김밥을 뱉어냈다.
그렇게 까망이의 삼각김밥 절도는 미수로 끝났고
"먹고 싶으면 말을 하지."
세준의 잔소리를 듣는 까망이.
낑!
[내가 직접 까고 싶었다고!]
"아. 그런 거야? 그럼 까봐."
까망이가 왜 삼각김밥을 들고 날랐는지 알게 된 세준이 까망이에게 삼각김밥을 주고 까게 했다.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까주겠다!]
세준의 허락을 받고 신나게 삼각김밥을 뜯는 까망이.
하지만
부스럭.
부스럭.
삼각김밥의 포장을 뜯기에는 까망이의 입 구조는 너무 불편했다.
거기다 용이빨을 가진 까망이가 힘을 조금 세게 줄 때마다 삼각김밥에 뽕뽕 구멍이 났다.
낑?!
[이씨! 왜 안 돼?!]
한참을 씨름해도 포장이 안 뜯기자, 짜증을 내는 까망이.
에잇! 그냥 먹어 버릴 거야!
삼각김밥을 포장째 통째로 먹으려고 삼각김밥을 크게 왕 물자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1번부터 순서대로 까면 쉽다요!]
옆에서 삼각김밥을 쉽게 까서 먹으며 까망이를 지켜보고 있던 꾸엥이가
꾸엥!
[안 된다요!]
벼락봉을 약하게 휘둘러 까망이를 제지했다.
퍽!파지직.
끼에에엣!
벼락봉에 맞은 까망이가 몸을 파들파들 떨며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게 그냥 까주는 거 먹지. 왜 고집을 부려."
세준이 그런 까망이를 딱하게 바라볼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 100만 개를 수확해 농사의 신 하메르에게 당신의 농사 실력을 인정받아라.]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0/100만 개)
보상 : 농사의 신 하메르의 인정, 강화의 비약 1방울
하메르의 퀘스트가 나타났다.
하메르는 가 있어 뛰어난 농부가 수확한 농작물의 1%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떨어져 가는 팝콥을 채우기 위해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수확하라는 퀘스트를 세준에게 내린 것.
"100만 개?"
많기는 하지만, 매일 몇만 개씩 농작물을 수확하는 세준에게는 많은 수가 아니었다.
세 달이면 되려나?
시간이 걸릴 뿐.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를 수확했습니다.]
···
..
.
그렇게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옥수수를 수확하는 세준.
하얀탑의 퀘스트를 완료하고 받은 수확의 비약 5방울은 옥수수에는 쓰지 않았다.
옥수수 씨앗 1개에 옥수수가 20개 정도밖에 안 열리고 거기다 옥수수는 단년생 식물.
한 번 수확하면 옥수수 대를 통째로 베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농작물들에 비해 수확의 비약을 쓰는 효율이 극도로 낮았다.
3시간 후.
"얘들아, 밀어."
음머!
블랙 미노타우스들이 수확이 끝난 옥수수밭의 남은 옥수수대를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력이 담긴 땅에 폭발하는 체력의 옥수수 씨앗을 심었습니다.]
···
..
.
블랙 미노타우루스들이 깨끗이 먹어치우고 지나간 옥수수밭에 세준이 다시 옥수수를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세준이 옥수수 심기에 매진할 때
키!키!키!
키!키!키!
뭔가를 느낀 건지 멸망포식자들이 갑자기 한 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낑?
[얘들아, 어디 가?]
멸망포식자들 위에서 놀고 있던 까망이도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그렇게 까망이가 다시 가출당했다.
***
검은 거탑 90층과 99층까지 연결된 상인 통로.
삐욧!삐욧!
[유렌 님, 이제 거의 다 왔어요! 힘내요!]
"응!"
유렌의 어깨에 앉은 삐욧이가 유렌을 응원했다.
그들은 그동안 모은 돈을 테오에게 전달하기 위해 탑 99층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펜릴 님께 가는 건가?
며칠간 둘의 뒤를 미행한 쿠루거가 까망이를 만날 생각에 기대감을 품으며 뒤를 쫓았다.
하지만
"멈춰라! 있는 거 다 내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유렌의 불행. 강도가 나타나 둘의 앞을 막았다.
삐욧!
[유렌 님, 진짜 지긋지긋하네요!]
"헤헤헤. 미안."
삐욧!삐욧!
[됐어요! 빨리 처리하죠!]
"응!"
투덜거리며 빠르게 강도들을 향해 날아가는 삐욧이와 그 뒤를 따르는 유렌.
아. 진짜 이제 좀 가자!
쿠궁.
쿠루거도 짜증을 내며 땅을 움직여 강도의 발을 살며시 잡아 둘의 전투를 도왔다.
도와주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에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잠시 후
쁘흐흣.삐욧!
[도장 찍어요!]
삐욧이가 웃으며 제압된 강도들의 도장을 받았다.
테오를 본받아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자신에게 덤빈 존재는 반드시 노예로 만들었다.
덕분에 을 가진 세준의 스탯은 테오가 쉬어도 계속 올랐다.
그렇게 도장을 다 찍고 다시 이동하려 할 때
우르르르.
엄청난 수의 멸망포식자들이 다가왔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 등장!]
멸망포식자들의 위에서 거만하게 짖는 까망이.
삐욧?
"뭐지?"
삐욧이와 유렌이 까망이와 멸망포식자들을 보며 의아해할 때
키키!
키키!
멸망포식자들이 위장하고 있던 쿠루거를 포위했다.
쿠루거 파편이 뿜어내는 멸망의 기운을 느끼고 달려온 것.
꺼억!
꺼억!
거의 2백만에 가까운 멸망포식자들이 쿠루거의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하자
쿠구궁.
쿠루거도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낑?!
[쿠루거?!]
까망이가 쿠루거를 알아보고 짖었다.
-펜릴 님! 큰일입니다! 다른 멸망의 사도들이···.
쿠루거도 까망이를 발견하고는 다른 멸망이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서둘러 전하려 할 때
낑!
[야! 빨리 코어 빼!]
까망이가 쿠루거를 향해 외쳤고
-네!
콰드득.
까망이의 말에 일말의 고민도 없이 자신의 가슴에 손을 넣어 코어를 빼낸 쿠루거의 파편.
낑!
[저기다 던져!]
-네!
충성스러운 펜릴의 부하답게 쿠루거는 자신의 코어를 멸망포식자들에게 던졌고 힘이 사라지며 쿠루거의 바위 몸이 허물어졌다.
삐욧?삐욧!
[어?! 멸망의 사도가 혼자 쓰러졌어요!]
쿠루거와 싸우기 위해 체력을 회복하며 지켜보던 삐욧이가 말했다.
"헤헤. 이번에는 운이 좋았네."
삐욧!삐욧!
[유렌 님이 그런 말 하지 마요! 열받으니까!]
"아. 미안···."
삐욧이와 유렌이 갑자기 혼자 쓰러진 쿠루거를 보며 안도할 때
낑!
까망이가 쿠루거의 몸이 무너진 바위틈에 들어가 뭔가를 등에 태우고 나왔다.
-저를 펜릴 님의 등에 태워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힘이 사라지며 엄지손가락 크기로 변한 쿠루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낑!
[쿠루거, 앞으로는 위대한 까망이 님이라고 불러라!]
-네! 위대한 까망이 님!
그렇게 쿠루거가 검은 거탑 99층에 합류했다.
세준에게 새로운 이름을 받게 될 걸 모른 채.
잠시 후
"반가워. 이름이 없다고? 그럼 엄돌이 어때?"
엄지 크기 돌이니까, 엄돌이.
감히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 님한테 엄돌이라니?!
'죽일까?'
이놈 죽여도 됩니까?
쿠루거가 까망이를 보며 허락을 구했다.
그리고
낑?!낑!
[엄돌이, 머리 박아!]
-네!
세준이 없을 때 까망이에게 끌려간 엄돌이가 엄청나게 혼났다.
445화. 도망쳐! 테오는 냥아치라고!
445화. 도망쳐! 테오는 냥아치라고!
검은 거탑 99층.
"읏차."
잠에서 깬 세준이 눈을 뜨자
[대지의 보석의 봉인이 풀렸습니다.]
[대지의 보석에 봉인돼 있던 화석의 신 포실이 봉인에서 풀려납니다.]
[화석의 신 포실이 자신의 봉인을 풀어준 대상에게 은혜를 갚습니다.]
[화석의 신 포실이 1평 땅에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화석을 묻어 은혜를 갚습니다.]
보이는 메시지.
"화석?"
당연히 보석은 아닐 거고, 먹을 거도 아니잖아.
전혀 기대가 안 됐다.
'그래도 확인은 해야지.'
"냥···."
낑···.
세준은 주섬주섬 테오와 까망이를 챙겨 일어났다. 참고로 엄돌이는 까망이의 털 속에 매달려 자고 있었다.
슥.
세준이 벽에 날짜를 표시하며 421일 차 아침을 시작했다.
"그래서 화석은 어디 있으려나?"
세준이 밖으로 나와 화석이 묻힌 곳을 찾기 위해 농장을 돌아다녔지만
"안 보이네···."
화석은 땅에 묻혀있어 밖에서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화석 찾겠다고 농작물이 심어진 땅을 다 파볼 수도 없다.
"우씨. 찾기 어렵게 왜 땅에다 묻은 거야?"
포실 님은 0평.
그렇게 최초로 은혜를 갚고도 신전을 받지 못한 신이 탄생했다.
잠시 후
꾸엥!
[아빠, 좋은 아침이다요!]
꼬르르륵.
꾸엥이가 아침 인사와 함께 우렁차게 배꼽시계를 울렸고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서둘러 아침을 준비했다.
"자. 먹자."
오늘은 간편하게 생선구이로 메뉴를 통일했다.
"푸후훗. 박 회장, 오늘은 생선구이 파티냥?!"
덕분에 자신의 앞에 수북이 쌓인 생선구이를 보며 신난 테오가 평소보다 더 기분이 업됐다.
그리고
"냥?! 엄돌이는 왜 생선구이 안 먹냥?!"
까망이의 옆에 멀뚱멀뚱 서 있는 엄돌이를 발견한 테오가 엄돌이에게 물었다.
"저요? 저는 원래 안 먹습니다."
몸이 바위로 된 엄돌이는 굳이 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저 몸을 키우고 싶을 때 주변의 것들을 흡수해 몸을 키우면 되기 때문.
하지만
"냥! 입이 있는데 무슨 소리냥?! 빨리 생선구이 파티에 참가하라냥!"
생선구이 파티에 참가하지 않는 게 마음에 들지 않은 테오가 억지로 엄돌이의 입에 작은 생선구이 조각을 넣었다.
"어?!"
엄돌이는 거부하려고 했지만, 테오의 앞발은 엄청나게 빨랐고
···!
갑자기 입에 생선구이가 들어오자 놀란 엄돌이.
"푸후훗. 엄돌이, 어떠냥?!"
"마···맛있는데요?"
왜 맛있지? 아니. 그 전에 왜 맛이 나지?
엄돌이가 즐거움과 혼란이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돌이는 몰랐지만, 까망이가 엄돌이의 사라진 코어 대신에 창조의 힘으로 새로운 코어를 만들어 줬고.
그게 엄돌이에게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줬다.
"푸후훗. 당연하다냥!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생선구이라 맛있는 거다냥! 더 먹어라냥!"
엄돌이에게 맛있는 생선구이 맛을 알려준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테오가 생선구이 한 개를 통째로 엄돌이 앞에 놨다.
끼히힛.낑!
[히힛. 엄돌아, 이것도 먹어!]
까망이도 은근슬쩍 자신이 발라먹기 귀찮은 부분을 엄돌이에게 넘겼다.
그렇게 모두가 맛있게 생선구이를 먹고
"박 회장, 테 부회장 출근하겠다냥!"
꾸엥!
[아빠, 꾸엥이도 출근한다요!]
테오와 꾸엥이가 각자 자신의 일터로 출발했다.
끼히힛.낑!낑!
[히힛. 야! 나도 출근할게! 엄돌아, 가자!]
"네!"
어차피 주변에서 멸망포식자들이랑 놀 거면서 둘을 따라 출근한다고 말하는 까망이.
"그래. 출근 잘해라."
세준이 까망이의 말을 받아주며 멸망포식자 씨앗을 심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