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이라니 무슨 소리냥?"
삐욧!
[카이만 왕국군 30만이 새벽에 갑자기 탑 83층을 급습했데요! 왕국군을 지휘하는 건 카이만 왕국의 1왕자···]
테오의 물음에 삐욧이가 자신이 아는 것을 자세하게 대답했다. 하나도 까먹지 않고.
전령새 전용 스킬 중 하나인 절대 암기 덕분이었다.
삐욧이는 조금 전까지 탑 79층에서 정식 전령새 교육을 받다가 전쟁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올라온 것이었다.
"안된다냥! 그곳에는 박 회장의 밤나무랑 부하들이 있는 곳이다냥! 꾸엥이! 아작스 모이라냥!"
테오가 서둘러 다른 이인자들을 불렀고
삐욧!
[저는 그럼 다른 소식이 있는지 다시 알아 올게요!]
삐욧이는 다시 탑을 내려갔다.
그리고
"그래서 부른 것이다냥!"
꾸엥!꾸엥!
[아빠 땅 건드리면 안된다요! 그러면 꾸엥이가 혼내줄 거다요!]
"세준이형의 농장을 건드리면 나 위대한 하얀용 아작스가 혼내주겠어!"
테오에게 세준의 탑 83층 농장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둘이 분개하며 이를 갈 때
"흥흥흥. 얘들아, 왜 이렇게 심각해?"
시원하게 볼일을 본 세준이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부르며 펜릴을 손에 들고 다가왔다.
낑!
'거의 다 팠는데!'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고구마를 캐다 세준에게 현행범으로 붙잡힌 고구마 도둑 펜릴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다가오자
"출발이다냥!"
꾸엥!
[빨리 간다요!]
"가자!"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세준의 몸에 달라붙으며 외쳤다.
"가긴 어딜 가? 오늘은 놀 시간 없어. 할 게 얼마나 많은데."
티어에게 줄 해독의 대파를 수확해야 하고 짙은 어둠의 체리 씨앗도 심어야 한다.
거기다···
세준이 오늘 할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그러자
"냥! 박 회장,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냥! 전쟁이 났다냥"
꾸엥!꾸엥!
[맞다요! 밤나무 농장을 지켜야 한다요!]
"맞아! 형의 부하들을 버릴 거야?!"
셋이 세준을 재촉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야? 전쟁이라니?"
그제야 셋이 놀러 가자고 말하는 게 아님을 깨달은 세준.
"박 회장, 일단 웨이포인트로 가면서 얘기하자냥!"
"알았어. 토룡아!"
세준이 토룡이를 불러 웨이포인트로 이동했다.
그렇게 웨이포인트를 향해 가는 사이
"뭐?! 30만?"
"그렇다냥!"
세준은 테오에게 30만의 카이만 왕국군이 탑 83층을 침공했다는 얘길 들었다.
'그 녀석들 괜찮으려나?'
세준이 밤송이 고슴도치들을 걱정하며 새로 얻은 재능을 확인했다. 전투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재능 : 악몽을 내리는 자]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의 심장을 먹은 자만 가질 수 있는 재능입니다.
적에게 악몽을 선사합니다.
당신의 격이 적보다 높으면 높을수록 효과가 커집니다.(격차가 클 경우 적은 악몽에서 깨어날 수 없습니다.)
적의 격이 높으면 절망을 내릴 수 없습니다.
설명대로 적에게 악몽을 꾸게 하는 재능.
하지만
"이건 도움이 안 되겠는데···."
적이 싸우는 중에 잘 리는 없으니 쓸 수 없었다.
세준이 재능을 확인하는 사이
"박 회장, 도착했다냥!"
테오가 웨이포인트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응. 들어가 있어."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를 열며 말하자
사사삭.
들어가는 테오, 꾸엥이, 아작스.
그리고
척.
세준이 주머니에 넣었던 펜릴을 아공간 창고에 넣자
낑?!낑!
'또 혼자 어디가?! 나도 데려가!'
세준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펜릴.
꾸엥!
[까망이, 가만있는다요!]
꾸엥이가 그런 펜릴을 붙잡고 있는 사이
철컹.
세준이 아공간 창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검은탑 83층으로 이동합니다.]
웨이포인트를 이용해 탑 83층으로 이동했다.
***
탑 83층.
척.척.
탑 82층으로 통하는 길을 향해 이동하는 30만의 카이만 왕국군.
그때
푹.
"크악!"
가장 선두에 있던 카이만 왕국군들이 비명을 지르며 기절했다. 가시에는 독꿀벌들의 독이 발라져 있었기 때문.
"땅에 독가시가 깔려있다!"
"발밑을 조심해라!"
"네!"
선두의 말에 조심히 발을 보며 이동하는 병사들.
하지만
꼬싯!
[공격!]
고도리는 병사들이 편하게 이동하게 놔둘 생각이 없었다.
벌떡.
꼬싯!꼬싯!
고도리의 명령에 땅에 몸을 숨기고 있던 고슴도치 1000마리가 일어나
푸슈슉.
병사들을 향해 등을 보이며 독이 발린 가시를 발사했다.
"피해라!"
서둘러 가시를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병사들.
그러나
푹.푹.
"크악!"
바닥에 있는 가시 때문에 제대로 피할 수가 없었고
털썩.털썩.
가시를 밟거나, 날아오는 가시에 찔린 병사들이 쓰러졌다.
그사이
꼬싯!
[잘했다! 돌아와라!]
꼬싯!꼬싯!
고도리의 명령에 가시를 다 쏴 벌거숭이가 된 고슴도치들이 분홍 속살을 보이며 서둘러 밤나무 농장으로 복귀했다.
그사이
"2열은 선두에 서고 3에서 5열에 궁병이 선다!"
지휘관의 명령에 병사들이 빠르게 위치를 바꿨고
"전진한다!"
전열을 갖춘 병사들이 다시 진군하자
꼬싯!
[공격!]
푸슈슉.
이번에는 2000마리의 고슴도치들이 병사들의 양옆에서 일어나 독가시를 쏘고 농장으로 복귀했다.
그렇게 고슴도치들이 카이만 왕국군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이
"왜 앞으로 못 가는 것이냐?!"
뒤에서 천천히 따라오던 크로커 카이만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병사들을 발견했다.
"그게···앞에···."
"뭐?! 고작 고슴도치 때문에 병사들이 곤란해한다고?!"
지휘관의 보고에 분노한 크로커의 눈이 붉게 변했다.
그리고
"너희들은 두려워할 게 없다. 너희들은 용과 싸울 용맹한 병사가 될 테니까."
광오한 말을 뱉으며 병사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크로커의 손에서 붉은 안개가 퍼져 나가며 병사들에게 흡수됐고 병사들의 피부가 단단하게 변했다.
"병사들이여! 가라! 가서 우리 카이만 왕국군의 위대함을 보여줘라!"
"와아!"
크로커의 명령에 눈이 붉게 변한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밤나무 농장을 향해 진군했고
척.척.
두려움이 사라진 카이만 왕국군은 순식간에 밤나무 농장을 완전히 포위하고 농장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고슴도치들은 보이지 않았다. 무성히 열린 밤송이만 보일 뿐.
그때
꼬싯!
[공격!]
꼬싯!꼬싯!
고도리의 명령에 가시를 재생시킨 고슴도치들이 병사들을 향해 가시를 쐈다.
하지만
팅!팅!
이제 고슴도치들의 가시로는 크로커의 힘으로 단단하게 변한 병사들의 피부를 뚫을 수 없었다.
꼬싯?!
당황하는 고슴도치들.
"왕께서 저놈들을 직접 처단하겠다고 하신다! 고슴도치들을 몰아라! "
"네!"
지휘관의 명령에 병사들이 고슴도치들을 위협하며 점점 농장의 중심으로 몰아갔다.
***
[검은탑 83층에 도착했습니다.]
[최상층인 탑 99층에서 탑 83층으로 이동했습니다.]
[16층을 내려갔습니다.]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16 상승합니다.]
세준이 탑 83층에 도착하자마자
철컹.
"박 회장, 빨리 가자냥!"
꾸엥!
[나쁜 놈들 혼내준다요!]
"박살을 내주마!'
아공간 창고가 열리며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달려 나와 매달렸고
뽈짝.
낑!
'야! 나도 데려가라고!'
펜릴도 아공간 창고에서 뛰어내려
척.
세준의 발앞에 다가가 자신도 챙기라고 세준의 신발을 물어뜯었다.
"알았어. 까망이도 데려갈게. 토룡아!"
척.
세준이 펜릴을 주머니에 넣으며 토룡이를 불러 서둘러 밤나무 농장으로 이동했다.
***
"감히 나의 앞을 막다니 용기가 제법이구나."
크로커가 자신의 병사들에게 포위된 고슴도치들을 보며 말했다.
그러자
꼬싯!
[너야말로 위대한 검은용 박세준 님의 농장을 침범하다니 용기가 제법이구나!]
지지 않고 맞받아치는 고도리.
"뭐?! 여기가 검은용의 농장이라고?!"
꼬싯!꼬싯!
[그렇다! 우리들은 죽지만, 위대한 검은용 박세준 님께서 우리들의 복수를 해주실 거다!]
꼬싯!꼬싯!
고도리의 말에 열심히 동조하는 고슴도치들.
하지만
"큭큭. 과연 너희들이 마음대로 죽을 수 있을까?"
크로커가 고슴도치들의 말을 비웃었다.
크로커는 고슴도치들을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자신의 힘을 사용해 고슴도치들을 부하로 만들고 용과 싸우게 만들 생각이었다.
용의 부하가 용을 공격하는 것만큼 용들의 고고한 자존심을 뭉갤 수 있는 게 있을까?
"큭큭. 너희들은 이제 내 부하가 되는 것이다."
크로커가 손을 뻗어 붉은 안개를 뿜어내기 시작할 때
"야! 우리 애들한테 손 떼!"
토룡이의 머리 위에서 세준이 크로커를 향해 외쳤다.
그리고
빠칭!
"꾸엥이, 준비됐다냥?!"
테오가 용발톱을 뽑으며 묻자
꾸엥!
[준비 됐다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꾸엥이.
"그럼 간다냥! 냐냐냥!냐냐냥!"
꾸에에에엥!
테오와 꾸엥이 둘이 30만 카이만 왕국군을 향해 냥냥폭풍권과 꾸엥후를 날려 합체 공격인 테꾸빡 드릴 스톰을 만들었다.
콰과광!
엄청난 돌풍 안에 무엇이든 잘라낼 것 같은 마력 칼날이 카이만 왕국군을 덮쳤다.
하지만
"우습군."
크로커는 앞으로 나서며 붉은 안개에 휩싸인 오른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합체 공격을 막아냈다.
아니. 정확히는 붉은 안개가 먹어 치웠다는 말이 맞았다. 붉은 안개에 흡수돼 버렸으니까.
"어?!"
"냥?!"
꾸엥?!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이 없기에 당황한 세준, 테오, 꾸엥이.
"모두 걱정 마! 내가 해결할게! 형, 봉인 풀어줘!"
그런 셋에게 아작스가 우쭐해하며 말했다. 으히힛. 내가 나설 때군.
"알았어. 나 박세준이 아작스 마므브의···."
세준이 아작스의 봉인을 풀기 시작할 때
'이건?!'
세준의 주머니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에 펜릴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그리고
낑?!
'왜 저놈이 내 코어를?!"
크로커를 보며 당황했다. 기운이 약하기는 했지만, 크로커의 몸 안에서 느껴지는 건 분명 자신의 코어였다.
그사이
"봉인 해제."
"형! 나한테 맡겨!"
쿠오오오오!
봉인이 풀린 아작스가 크로커를 향해 자신 있게 브레스를 쐈다.
그러나
"크윽···."
버거워하기는 했지만, 아작스의 브레스를 막아내는 크로커.
그때
낑!
'코어야 나한테 와!"
아작스의 기운에 기절 직전인 펜릴이 서둘러 자신의 코어를 불렀다. 테오의 기운 빨려 덕분에 사망이 아니라 기절이었다.
쏙.
그렇게 주인의 부름을 받고 크로커의 몸에서 빠져나와 펜릴을 향해 날아가는 작은 검은색 구슬.
하지만
척.
"냥?! 이게 뭐냥?!"
세준의 주변을 철벽 방어하는 테오가 앞발로 구슬을 낚아챘다.
그리고
"푸후훗. 뭔지 모르지만, 챙긴다냥!"
봇짐에 넣었다.
그렇게 테오가 펜릴의 코어 조각을 챙기고 있을 때
콰과광!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카이만 왕국의 왕 크로커 카이만을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250만을 획득했습니다.]
[아작스 마므브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25%인 125만을 추가 획득합니다.]
코어가 사라지며 브레스를 버틸 수 없게된 크로커가 아작스의 브레스에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
334화. 보상금 좀 뜯어와.
334화. 보상금 좀 많이 뜯어와.
"이것들아! 전부 꿇어!"
쿵.
아작스의 마력이 담긴 외침에 카이만 왕국군들이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위···위대한 하얀용을 뵙습니다!"
겁에 질린 병사 하나가 아작스에게 납작 엎드리며 절을 하자
"위대한 하얀용을 뵙습니다!"
다른 병사들도 서둘러 절을 하기 시작했다. 우르르 무너지는 도미노 같았다.
30만 카이만 왕국군이 제압되자
"으히힛. 세준이 형, 내 실력 봤지?"
아작스가 우쭐해하며 세준을 봤다.
"응. 잘 봤어. 봉인."
세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작스를 봉인했다. 작스야, 형 힘들다.
모든 스탯 1000을 찍으며 다른 기운에 대한 저항력이 10% 상승한 세준.
덕분에 전보다 덜 힘들기는 했지만, 힘든 건 힘든 거였다.
"으히힛. 이제 내가 이인자 맞지?"
다시 작아진 아작스가 테오와 꾸엥이를 보며 으스댔다.
하지만
"푸후훗. 그건 안 된다냥! 나 테 부회장의 숨겨둔 비기를 사용했으면 내 승리였다냥!"
꾸엥!
[그렇다요! 꾸엥이도 숨겨둔 비기인 꾸엥멸망권을 쓰지 않았다요!]
제대로 힘을 쓰지 않았기에 둘은 아작스를 인정하지 않았다.
"으이익! 내가 이인자라고!"
"아니다냥! 나 테 부회장이 이인자다냥!"
꾸엥!
[꾸엥이가 이인자다요!]
셋이 누가 이인자인지 신경전을 벌이려 할 때
"얘들아, 고슴도치들 좀 치료해줘."
세준이 그들에게 고슴도치들을 치료하게 했다.
그러자
"푸후훗. 알겠다냥! 고슴도치들은 최고의 약발을 가진 나 테 부회장에게 온다냥!"
테오가 세준의 무릎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고슴도치들 불러 치유술로 치료했고
꾸엥!꾸엥!꾸엥!
[아니다요! 최고의 약발은 꾸엥이다요! 꾸엥이가 잘 주물러준다요!]
꾸엥이는 고슴도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움직이기 불편한 고슴도치들을 육체 마력 마사지로 치료했다.
그리고
꼬싯···
"내가 치료해주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리커버리!"
치명상을 입은 고슴도치는 아작스가 치료했다.
그렇게 고슴도치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하는 셋. 조금 전까지 서로 으르렁거리더니 지금은 합이 너무 잘 맞았다.
잠시 후
꼬르릉.
꼬르릉.
고슴도치들이 단체로 코 고는 소리가 밤나무 농장을 가득 채웠다.
치료를 받으며 통증이 없어지자 그동안의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오며 잠들어 버린 것.
그사이 테오는 꾸엥이와 계약서를 들고
"푸후훗. 노예가 많이 생겼다냥!"
꾸엥!
[찍는다요!]
그때까지 엎드려 절하고 있던 카이만 왕국군의 도장을 받기 시작했다.
그때
"냥?"
척.
테오가 병사 하나에게 말없이 앞발을 내밀었다.
"네?! 왜······."
당황하는 병사.
"푸후훗. 나 테 부회장은 너에게 뭔가 있다는 걸 다 안다냥! 빨리 내놔라냥!"
병사를 보며 음흉하게 웃는 테오.
그러자
"에휴···,"
슥.
병사가 체념한 표정으로 품에서 검은색 구슬을 꺼냈다.
척.
테오가 병사의 손에서 구슬을 낚아채 세준에게 신나게 달려갔다. 박 회장, 내가 간다냥!
그리고
착.
"푸후훗. 박 회장, 내가 좋은 거 구했다냥!"
검은 구슬을 세준에게 건넸다.
[카이만 왕의 내단]
"응? 이건?"
크로커가 죽으면서 떨어진 내단이었다. 병사가 자신 쪽으로 내단이 날아오자 몰래 챙긴 것이었다.
그사이
발라당.
이제 내 배를 쓰다듬어라냥! 세준의 무릎에 누워버리는 테오.
쓰담.쓰담.
세준이 말없이 테오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내단을 살펴봤다.
[카이만 왕의 내단]
카이만 왕들이 대대로 품고 있던 내단입니다.
전대 왕들의 마력이 계속 축적돼 내단에 대략 2500년 동안 수행한 마력이 담겨 있습니다.
섭취 시 총 1000개의 보너스 스탯을 획득합니다.(마력이 2500보다 낮은 존재가 섭취 시 반대로 모든 스탯을 내단이 흡수합니다.)
섭취 시 레벨이 5 상승합니다.
사용 제한 : Lv. 100 이상, 모든 스탯 2500 이상
등급 : ★★★
"와···100레벨 다음도 있구나···."
세준이 사용 제한에 있는 100레벨 이상이라는 글을 보며 100레벨 다음이 있음을 깨달았다.
"근데 이거 대단하긴 하네."
세준이 내단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사용 제한 조건이 엄청나게 높았지만, 섭취 시 보너스 스탯 +1000, 레벨 +5 효과는 그 모든 걸 납득하게 해줬다.
거기다 SSS급 보다 강하다고 알고 있는 별이 3개나 있었다. 엄청난 아이템이라는 의미.
"테 부회장, 잘했어"
쓰담.쓰담.
세준이 테오의 배를 열심히 쓰다듬으며 테오를 칭찬했다.
"푸후훗. 그거다냥! 더 열심히 하라냥!"
그렇게 세준의 손길을 즐기던 테오.
"맞다냥! 아까 이것도 주웠다냥!"
테오가 아까 봇짐에 넣어놨던 펜릴의 코어를 꺼냈다.
[??의 코어 조각]
"이거 미감정 아이템이네?"
척.
세중이 에일린에게 물건을 보내기 위해 엄지 손톱 크기의 코어 조각을 잡았다.
그러자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을 획득했습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가 나타나며
스르륵.
코어 조각에서 갈색의 주먹만 한 나무 조각 하나가 분리됐다.
펜릴이 과거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을 뜯어 먹었던 것.
"어?!"
뭐야?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이 없었어?! 세준이 황당해하며 갈색 구슬을 살펴봤다.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 중 하나입니다.
현재 문이 5조각으로 부서져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길을 만들 수 없습니다.
사용 제한 : 10번째 탑의 열쇠가 있는 자
등급 : 측정 불가
문이 다섯 조각으로 부서졌다고?
"그럼 4개를 더 찾아야 된다는 말이잖아?"
덕분에 세준이 10번째 탑으로 가는 게 상당히 번거로워졌다.
그때
낑!
'내 코어! 야! 그거 내꺼야!'
세준을 번거롭게한 범인 펜릴이 기절했다 깨어나 코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덥석.
세준의 손에 든 코어를 물었다.
하지만
"까망이, 안 된다냥!"
껙!
펜릴의 뒷목을 쳐서 코어를 뱉어내게 한 테오.
척.
"잘했어."
세준이 펜릴이 뱉어낸 코어를 받았다.
그리고
"까망이, 이거 먹고 싶었구나? 알았어."
쏙.
세준이 펜릴의 입에 검은색 구슬을 넣어줬다. 독꿀벌 여왕이 효과를 업그레이드하며 쓴맛도 업그레이드된 로얄젤리를.
낑···
'이건 내 코어 아니···.'
펜릴이 검은색 로얄젤리를 먹고 엄청난 쓴맛에 기절했다. 어쩌면 인과응보일지도 몰랐다.
척.
"까망이, 잘자."
세준이 기절한 펜릴을 주머니에 넣고
"에일린, 이것 좀 감정해줘."
에일린에게 감정을 부탁했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맡기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펜릴의 코어 조각이 에일린의 손에 들어갔다.
***
하얀용의 터전.
쿵.
거대한 녹색용이 착륙했다. 브라키오였다. 그녀는 그나마 네 용족 중 가장 친한 켈리온을 찾아온 것.
"브라키오, 네가 여긴 웬일이지?"
켈리온이 그런 브라키오를 보며 물었다.
"켈리온, 네게 물어볼 게 있어서 왔다."
"물어볼 거? 나한테?"
"그렇다. 요즘 하얀용과 검은용, 붉은용, 자색용의 활동이 활발하던데 무슨 이유지?"
"어?! 이유는 무슨 이유? 그냥 멸망의 힘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거지."
집요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브라키오의 눈빛을 슬쩍 피하며 켈리온이 대답했다.
"정말이냐?"
다시 한번 묻는 브라키오.
"···그래."
켈리온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만, 거짓말이 너무 티 났다.
"그럼 네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어?"
"아니. 이름은 아무 때나 거는 게 아냐."
"그럼 이름을 거는 대가로 네 부탁 2개를 들어주지."
"···싫다."
"역시···너 뭔가 숨기고 있어."
"아니라니까! 크흠. 난 이만 자러 가봐야겠군."
명백한 축객령.
"뭔가 있는데···."
브라키오가 사라지는 켈리온의 뒷모습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다 다음으로 친한 램터를 찾아갔다.
***
"푸후훗. 박 회장, 도장 다 받았다냥!"
꾸엥!
[아빠, 다했다요!]
혼자 세준의 무릎에서 놀다가 꾸엥이에게 걸려 다시 도장을 찍으러 간 테오가 꾸엥이와 남은 도장을 다 찍고 돌아왔다.
중간에 일어난 고슴도치들이 도와준 덕분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참고로 아작스는 세준의 지시로 밤을 수확하고 있었다.
"수고했어. 고도리, 얘네들은 너희가 부려 먹어."
세준이 30만의 카이만 왕국군을 고도리에게 맡겼다.
꼬싯!
[감사합니다!]
꼬싯.꼬싯.
세준의 말에 황송해하는 고도리와 고슴도치들.
"근데 카이만 왕국은 어떡하지?"
세준이 탑 84층에 있는 카이만 왕국의 처리를 고민할 때
"뀨우웃! 어?! 여기가 어딘가요?"
테오의 꼬리에서 세상 모르게 꿀잠을 자고 일어난 이오나가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며 물었다.
잠깐 잤다 일어났는데 주변 환경이 완전히 변해있었다.
"푸후훗. 이오나, 잘 잤냥? 여기는 탑 83층···."
그런 이오나에게 테오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
"뀨-뀨-뀨-나쁜 놈들이네요! 제가 안 자고 있었으면 운석을 떨어트려 줬을 텐데요. 하지만 적이 이미 항복해버렸으니···."
얘기를 들은 이오나가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푸후훗. 이오나, 아쉬워말라냥! 나쁜 놈은 또 나타날 거다냥!"
"뀻뀻뀻. 네!"
그렇게 둘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얘들아, 돌아가자."
세준은 돌아갈 준비를 했다.
탑 83층의 피해가 컸지만, 튼튼한 30만 명의 노예가 있으니 금세 복구가 가능할 거다.
거기다 테오를 탑 84층에 올려보내 카이만 왕국에서 전쟁 보상금도 받아낼 거기에 자금도 충분했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탑 84층의 카이만 왕국으로 가는 게 확정된 테오.
"테 부회장, 잘 다녀와."
"냥?! 나 어디 가냥?"
"응. 탑 84층 가서 보상금 좀 많이 뜯어와."
"냥! 알겠다냥! 나한테 맡기라냥!"
처음에는 싫은 표정을 짓더니 자신 있게 대답하는 테오. 푸후훗. 이런 건 내가 전문이다냥!
"박 회장, 그럼 다녀오겠다냥!"
"뀻뀻뀻! 저도 같이 갔다올게요!"
"응. 잘 다녀와!"
세준의 배웅을 받으며 테오가 꼬리에 이오나를 달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탑 84층을 향해 올라갔다.
그리고
"토룡아!"
세준도 토룡이를 불러 웨이포인트를 향했다.
잠시 후
[검은탑 99층으로 이동합니다.]
세준이 탑 99층으로 돌아갔다.
***
검은탑 관리자 구역.
[멸망의 사도 1좌 펜릴의 코어 조각]
멸망의 사도 1좌 펜릴의 코어 조각입니다.
전체 힘의 0.01%가 담겨 있습니다.
안에 깃든 멸망의 힘을 제거하지 않으면 멸망의 힘에 잠식됩니다.
"왜 펜릴의 코어가 여기 있지?"
에일린이 감정이 끝난 코어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고민은 잠깐이었고
"근데 이 상태로는 우리 세준이가 못 쓰겠는데?"
세준이 이 코어를 쓸 방법이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좋아! 일단 안에 있는 멸망의 힘을 제거해보는 거야!"
코어 조각에 마력을 불어넣어 멸망의 힘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코어엔 든 멸망의 힘을 일부 제거하자
촤르르.
어느새 코어 주변에 수북이 쌓인 탑코인. 붉은 안개를 처치하는 것과 같은 원리였다.
"어?! 이거 탑코인이네?! 크히히히. 세준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돈 많이 갖다줄게!"
우우웅.
에일린이 본격적으로 마력을 사용해 펜릴의 코어 조각에 있는 멸망을 소멸시켰고
촤르르륵.
검은탑 관리자 구역에 탑코인이 쌓여갔다.
335화. 나 왜 꼬리를 흔들지?
335화. 나 왜 꼬리를 흔들지?
[검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탑 99층에 도착한 세준.
음머!
[세준 님, 어서 오시죠.]
"응."
우마왕과 인사를 나누고 농장으로 향했다.
농장으로 이동하는 사이
[밤이 찾아왔습니다.]
[가 발동합니다.]
[모든 스탯이 밤 동안 20% 상승합니다.]
하늘이 어두워지며 밤이 됐다.
"저녁은 간단히 먹어야지."
철컹.
늦은 시간이기에 세준은 간단히 빨리 먹을 수 있는 걸 먹기 위해 아공간 창고를 열어 가래떡을 꺼냈다.
가래떡을 구워 먹을 생각이었다.
꾸엥!
[가래떡이다요!]
"형! 우리 가래떡 먹어?!"
가래떡을 보고 흥분하는 꾸엥이와 아작스.
"응.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대답하며 불 위에 석쇠 하나를 올린 후
척.척.
그 위에 가래떡을 올려 굽기 시작했다.
가래떡이 구워지는 동안
꿀렁.꿀렁.
세준이 가래떡에 찍어 먹을 꿀을 소스 그릇에 부었다.
원하는 꿀을 찍어 먹을 수 있게 일반 꿀과 칡꿀 두 종류를 준비했다.
그리고
뒤적.뒤적.
가래떡이 타지 않도록 가래떡을 한 번씩 뒤집으며 앞뒤로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잠시 후
"다 됐다."
세준이 잘 구워진 가래떡을 꾸엥이와 아작스의 접시에 가래떡을 올려주자
꾸엥!
[맛있다요!]
"세준이 형님, 최고야!"
둘이 구운 가래떡을 꿀에 찍어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척.
세준도 구운 가래떡을 하나를 들어
푹.
칡꿀을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작.
불에 구워져 바삭해진 가래떡의 겉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부서지며 안에 숨어 있던 부드러운 떡이 모습을 드러냈다.
"흐흐흐. 맛있다."
찰기 있는 떡이 칡꿀과 섞이며 세준의 입안을 즐겁게 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꾸엥!
[아빠, 안녕히 주무신다요!]
꾸엥이가 자러 갔다.
"아작스도 까망이 데리고 먼저 자."
세준은 아직 할 일이 있기에 피곤해하는 아작스를 펜릴과 함께 침대로 보냈다.
"응! 형! 나 먼저 잘게!"
아작스가 기절한 펜릴을 데리고 집으로 가자
저벅.저벅.
세준이 짙은 어둠의 체리 씨앗을 심기 위해 빈 땅으로 이동했다.
내일 심어도 되지만, 아무래도 어둠 속성을 가진 만큼 밤에 심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푹.
그렇게 단검으로 땅을 파고 체리 씨앗을 심자
[마력이 가득 담긴 땅에 짙은 어둠의 체리 씨앗을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어두운 밤에 심어서 일주일 동안 짙은 어둠의 체리 성장 속도가 2배 상승합니다.]
[마력이 가득 담긴 땅으로 인해 마력 씨뿌리기 Lv. 8의 모든 효과가 50% 상승합니다.]
[마력 씨뿌리기 Lv. 8의 숙련도가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세준의 예상대로 체리는 밤에 심는 게 더 좋았다.
"근데 마력이 '가득' 담긴 땅은···? 아!"
세준이 처음에는 의아해하다 뭘 말하는지 깨달았다.
방금 체리를 심은 곳은 세준이 아침에 볼일을 본 땅.
"흐흐흐. 거름이 됐구나."
세준은 자신이 배출한 것(?)들이 농사에 도움이 되는 것에 만족하며 계속 체리를 심고 잠에 들었다.
***
검은탑 관리자 구역.
"크힝. 힘들다."
펜릴의 코어 조각 안의 멸망을 제거하다 지친 에일린.
냠냠.
세준이 준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마력을 회복했다.
그때
-브라키오가 어떻게 알았지?
-몰라. 그래도 내가 잘 숨겼으니까 걱정 마.
-뭘 잘 숨겨? 브라키오가 지금 나 찾아왔는데. 나 잔다고 돌려보냈어.
-나도 오면 잔다고 해야겠다.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가 얘기를 나누며 관리자 구역에 들어왔다.
혹시라도 에일린을 찾아올지 모르는 브라키오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걷던 중
촤르르륵.
-어?!
-뭐야?!
-이게 다 탑코인이야?!
-엄청 많잖아!
네 용들이 발에 차이는 탑코인들을 보며 흥분했다.
-이게 왜 여기 있지?
-그게 뭐가 중요해! 일단 주울까?
슬쩍.
탐욕스러운 눈으로 바닥의 탑코인을 보며 손을 뻗는 네 용들.
하지만
"그거 세준이 거예요! 가져가면 검은탑에서 쫓겨날 줄 알아요!"
에일린이 그런 넷을 매섭게 바라보며 으름장을 놨다.
그리고
"수거!"
촤르르륵.
관리자 구역 바닥에 있는 탑코인을 서둘러 자신의 아공간 창고에 넣었다.
-쩝···
네 용들이 사라지는 탑코인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잠시 후.
-그러니까 이게 펜릴의 코어 조각이라고?!
"네. 여기에 멸망의 기운이 있어서 제거하면 돈이 나와요."
탑코인이 어디서 났는지 에일린에게 들은 용들이 에일린이 들고 있는 펜릴의 코어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브라키오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생각은 어느새 저 멀리 사라졌다.
'저것만 있으면···탑코인이···.'
-크하하하.
-으하하하.
-프하하하.
-드하하하.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
-손녀야, 우리도 멸망의 제거를 도와주겠다.
-그래. 멸망은 우리의 적이니까.
-크흠···대신 수고료를···
-9대 1 정도면···
용들이 탑코인을 노리며 멸망 제거를 돕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열심히 일하는 자신들이 당연히 9였다.
하지만
"안 돼요!"
세준의 탑코인을 노리는 악의 무리들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에일린.
"5대5. 싫으면 저 혼자 할게요."
대신 새로운 제안을 했다.
-아니··· 그래도···
처음 9대1을 제안한 티어가 흥정을 시도해보려 할 때
척.
이미 에일린의 제안을 수락한 카이저, 켈리온, 램터가 펜릴의 코어 조각에 손을 댔다.
그리고
촤르르륵.
-오! 나온다!
-하루에 5억은 벌겠는데?
-5대5니까 2억 5000만이지.
멸망을 제거하며 탑코인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배신자들···
척.
티어도 서둘러 펜릴의 코어 조각에 손을 올려 멸망을 제거했다.
***
검은탑 84층.
"푸후훗. 도착이다냥!"
카이만 왕국의 거대한 성문 앞에 도착한 테오.
팡!
"푸후훗. 돈 내놓으라냥!"
두 앞발로 성문을 열며 안으로 당당히 들어갔다.
그러자
삐익!
호각 소리와 함께 성문으로 모이는 병사들.
"누구냐?!"
"감히 이곳이 어딘 줄 알고 침입한 것이냐?!"
병사들이 테오를 포위하며 외쳤다.
"푸후훗. 이 몸이 누군지 물어본다면 대답해주는 게···."
기다렸다는 듯 신나게 자기소개를 하는 테오.
하지만
"누가 고귀한 카이만 왕국의 왕성에 저딴 격 떨어지는 고양이를 들인 것이냐?!"
거대한 악어 하나가 나타나 테오의 자기소개를 방해했다.
크로커가 없는 현재 카이만 왕국의 왕위 서열 1위라고 할 수 있는 왕녀 켈리 카이만이었다.
그리고
"뀨-뀨-뀨-지금 방금 테오 님에게 격 떨어지는 고양이라고 했나요? 헬파이어!"
그것이 켈리 카이만의 유언이었다.
콰앙!
헬파이어가 켈리 카이만과 뒤쪽에 있는 카이만 왕성을 녹여버렸다.
"어?! 뀨···?"
"대··· 대파괴의 마법사다!"
"분노의 뀨 3단계야!"
"도망쳐!"
이오나의 정체를 알게 된 병사들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푸후훗. 어딜 가냥?! 여기다 도장 찍으라냥!"
그걸 그냥 지켜볼 테오가 아니었다.
꾸욱.
테오가 계약서를 꺼내 병사들의 도장을 받았다.
"푸후훗. 노예가 100명 늘어났다냥!"
"뀻뀻뀻. 테오 님, 수고하셨어요!"
"푸후훗. 안다냥!"
그렇게 병사들의 도장이 찍힌 계약서를 보며 뿌듯해하는 테오.
그때
"냥?! 그런데 너희들 상태가 왜 그러냥?"
뒤늦게 테오의 눈에 병사들의 상태가 눈에 들어왔다. 병사들은 며칠은 못 먹은 것처럼 비쩍 말라 있었다.
"그게··· 크로커 님이···."
크로커가 전쟁을 한다고 식량이란 식량은 다 가져가는 바람에 카이만 왕국에 남은 병사들과 주민들은 굶고 있었다고 했다.
"그럼 이거라도 먹어라냥!"
테오가 봇짐에서 생선구이를 꺼내 병사들에게 건넸다. 푸후훗. 건강해야 일을 잘한다냥!
"감···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테오의 마음도 모르고 병사들이 테오의 관대함에 감동하며 허겁지겁 생선구이를 먹었다.
그렇게 병사들이 식사하는 사이
"이제 보상금을 받아내자냥!"
"뀻뀻뀻. 네!"
테오와 이오나가 평지가 된 카이만 왕성의 터를 향해 걸어갔다.
이오나가 아무 생각 없이 왕성을 날린 게 아니다.
마법으로 보호되는 보물창고가 지하에 있다는 걸 알았기에 거리낌 없이 성을 날린 것.
"푸후훗. 이 아래서 끌림이 느껴진다냥!"
물론, 테오도 그걸 느끼고 있었다.
빳칭!
용발톱을 뽑은 테오.
폴짝.
하늘로 점프해
"냐냐냥!냐냐냥!"
지상을 향해 냥냥폭풍권을 날렸다.
콰과광!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보물창고의 입구.
"푸후훗. 가자냥!"
"뀻뀻뀻. 네!"
테오와 이오나가 신난 표정으로 보물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1.95%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
"읏차!"
주변이 밝아지자 세준이 눈을 뜨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서둘러 밖으로 나와
서걱.
[황금빛 벼 3219톨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신선함의 낫에 깃든 냉기 효과로 수확한 농작물의 유통기한이 5일 늘어납니다.]
[경험치 22만 5330을 획득했습니다.]
어제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잘 영근 벼들을 베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은 밥이다!
서걱.서걱.
그렇게 세준이 벼를 베고 있을 때
낑!
'내 코어!'
자신의 코어를 부르며 잠에서 깨어난 펜릴.
낑?!
'야! 너 어디 있어?!"
뚱땅.뚱땅.
펜릴이 자신의 코어를 가진 세준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낑!낑!
'너 찾았다! 내 코어 내놔!'
뚱땅.뚱땅.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펜릴이 벼를 베는 세준을 발견하고는 꼬리를 붕붕 세차게 흔들며 달려갔다.
하지만
멈칫.
'뭐지? 나 왜 꼬리를 흔들지?"
곧 자신의 행동에 당황했다. 자신의 코어를 돌려주지 않으니 막 분노해야 하는데··· 저 녀석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러면 안 되지! 난 고고한 늑대 펜릴이야!'
척.
마음을 다잡은 펜릴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고고하게 세준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우리 까망이, 일어났어?"
세준이 펜릴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꿀꺽.
세준의 얼굴을 본 펜릴이 조건 반사처럼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붕붕붕.
다시 세차게 흔들리는 꼬리.
낑!낑!
'일단 밥부터 먹자! 야! 나 밥 줘!'
척.
펜릴이 코어는 나중에 받기로 하고 서둘러 세준의 발 앞에 앉았다.
***
중국 하얼빈
"네! 여러분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곧 저희 검은탑을 지켜준 신수 황금박쥐의 동상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검은탑 앞 광장에서 사회자가 말하자
"와아!!!"
사람들이 환호했다.
하얼빈 사람들은 검은탑을 구해준 황금박쥐를 신수라고 생각하며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동상을 만들었다.
그것도 무려 순금으로.
잠시 후
부우웅.
거대한 트럭들에 황금박쥐의 모습을 한 황금 동상 3개가 실려 왔다.
그리고
찰칵.착칵.
기자들이 3개의 동상 사진을 찍어 세계 각국의 신문사로 보내기 시작했다.
[뱃뱃후를 쓰는 황금박쥐]
[뱃뱃폭풍권을 쓰는 황금박쥐]
[일뱃섬을 쓰는 황금박쥐]
황금박쥐가 쓴 기술들의 이름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는 동상의 사진을.
황금박쥐가 알았다면 기겁할 일이었다.
이러다 지구의 소식이 헌터들을 통해 탑으로 전해지면···
테오와 꾸엥이에게 끌려가 진지한 대화를 나눌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야! 동상 진짜 똑같이 만들었네.]
이미 아는 존재가 있었다.
불꽃이가 하얼빈의 검은탑 주변에 작은 뿌리를 빼꼼 내밀어 황금박쥐의 동상을 구경하고 있었다.
336화. 박 회장, 도와달라냥!
336화. 박 회장, 도와달라냥!
짭.짭.짭.
"우리 까망이, 잘 먹네. 하나 더 먹을까?"
세준이 맛있게 먹는 펜릴을 보며 군고구마 말랭이를 하나 더 꺼내자
낑!
'그것도 내놔!'
펜릴이 자기가 먹던 군고구마 말랭이를 놔두고 세준의 군고구마 말랭이를 노렸다.
먹던 건 자신이 침 발라놨으니 아무도 먹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꾸엥?!
[이게 웬 군고구마 말랭이다요?!]
냠.
잠에서 일어나 출출했던 꾸엥이가 바닥에 떨어진 군고구마 말랭이를 냉큼 집어 먹었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이제 난 노랗고 쫀득한 게 2개···.'
세준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아 챙긴 펜릴이 뒤를 돌아보다 자신의 걸 먹고 있는 꾸엥이를 발견했다.
낑!!!
'감히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인 나 펜릴 님의 노랗고 쫀득한 걸 훔치다니!!!'
대노한 펜릴.
낑!낑!
'야! 쟤가 내꺼 먹었어! 혼내줘!'
세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고
"꾸엥이가 까망이꺼 먹었어? 그럼 새 군고구마 말랭이 먹으면 되지. 꾸엥이도, 하나 더 먹어."
꾸헤헤헤.
끼히힛.
꾸엥이와 펜릴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하나씩 주는 것으로 아주 깔끔하게 해결했다.
그렇게 세준이 꾸엥이와 펜릴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주는 사이
께엑!
께엑!
사각.사각.
버섯개미들이 세준이 수확한 벼들을 도정하기 시작했다.
"얘들아, 고마워."
툭.툭.
[표고버섯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세준이 그런 버섯개미들의 등에서 버섯을 따주며 감사를 표했다.
잠시 후.
"흥흥흥."
세준이 콧노래를 부르며 도정한 쌀과 버섯을 들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오늘 메뉴는 버섯영양밥.
거기에 반찬으로 계란후라이와 집반찬을 추가해 먹을 생각이었다.
영양밥에는 버섯 이외에도 은행과 밤을 넣어줬다.
그렇게 세준이 밥을 안치고
"간장에···청양고추랑 으깬 마늘···."
양념장 제조에 들어갔다.
그때
착.
"형··· 오늘 아침은 뭐 먹어?"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면서 아작스가 세준의 어깨로 날아와 매달렸다.
"버섯영양밥. 이거 간 좀 볼래?"
세준이 대답하며 새끼손가락에 양념장을 찍어 아작스의 입에 넣어줬다.
쪽.
"형! 맛있어!"
"그래? 이제 밥 다 됐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응···."
아로롱.
아직 졸린지 세준의 어깨에 매달린 채 잠들어 버린 아작스.
토닥.토닥.
세준이 그런 아작스의 등을 두드리며 밥이 완성되길 기다렸다.
그사이
꾸엥!꾸엥!
[까망이, 앉는다요! 내 말 잘 들으면 이거 준다요!]
꾸엥이가 펜릴에게 '앉아'를 시키면서 군고구마 말랭이를 흔들었다.
자신의 말을 듣게 해 까망이를 자신의 부하로 만들려는 것.
하지만
'나 펜릴은 고고한 늑대야. 난 밥을 바치는 애를 한 번 정하면 바꾸지 않지.'
펜릴은 세준과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 눈을 질끈 감았다. 안 볼란다.
꾸엥?
[이거 까망이가 좋아하는 건데 왜 안한다요?]
그렇게 펜릴이 꾸엥이가 흔드는 군고구마 말랭이를 거부하고 있을 때
"얘들아, 밥 먹자!"
세준이 그들을 불렀다.
꾸엥!꾸엥!
[알겠다요! 까망이도 간다요!]
세준의 부름에 꾸엥이가 서둘러 까망이를 챙겨 취사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 양념장을 넣고 비벼서 먹는 거야."
꾸엥!꾸엥!
[알겠다요! 잘 먹겠다요!]
"응! 형! 잘 먹을게!"
"네. 세준 님, 잘 먹겠습니다."
세준의 설명을 들은 꾸엥이, 아작스, 베로니카가 버섯영양밥에 양념장을 넣고 쓱싹쓱싹 비벼 먹기 시작했다.
꾸헤헤헤.꾸엥!꾸엥!
[헤헤헤. 진짜 맛있다요! 안에 밤도 있다요!]
"세준이 형님은 천재야!"
"어맛! 세준 님, 진짜 맛있어요!"
쏟아지는 극찬.
'흐흐흐. 나를 더 칭송해라.'
세준이 안 듣는 척 흐뭇하게 듣고 있었다.
그때
[쏟아지는 찬사에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정신력이 올랐다.
"어?!"
농사로만 오르는 게 아니었네? 세준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받아들이며
"까망이도 밥 먹자."
아까부터 밥그릇 앞에서 기다리던 펜릴의 밥그릇에 영양밥을 조금 덜어줬다.
그러자
낑!낑!
'나 방금 다른 애가 먹을 거 바치(?)면서 먹어달라고 사정(?)했는데 거절했어! 넌 나의 선택을 받았으니 운 좋은 줄 알아!"
펜릴이 조금 전의 일을 세준에게 얘기하고
할짝.
밥에 혀를 댔다.
···!!!
동시에 커지는 펜릴의 눈.
'너무 맛있잖아!'
짭.짭.짭.
펠릴이 버섯영양밥의 맛에 빠져 밥그릇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흐흐흐. 까망이, 너 운 좋은 줄 알아라."
이만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건 나 박세준 님뿐이니까. 흐흐흐.
세준이 흐뭇한 표정으로 펜릴을 내려다봤다.
그때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꾸엥이는 한 그릇 더 먹는다요!]
"으히힛! 나도 한 그릇 더!"
"어?!"
밥을 푸러 다가오는 둘을 발견한 세준. 내 밥!
세준이 서둘러 냄비에서 자신의 밥을 푸기 시작했다.
***
탑 84층 카이만 왕국의 보물창고.
안은 캄캄한 어둠이었다.
입구가 아니라 보물창고의 천장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오는 바람에 원래는 발동해야 할 마법이 발동하지 않은 것.
"이오나, 환하게 해달라냥!"
"뀻뀻뀻. 네! 잠시만요!"
테오의 말에 이오나가 주변 마법진을 살펴보더니 강제로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우웅.
마법진이 발동하며 보물창고가 밝아졌다.
그리고 휘황찬란한 빛을 내는 황금 조각상들이 테오와 이오나를 반겼다.
하지만
"냥냥냥."
테오는 자신을 반겨주는 황금을 무시하며 보물창고의 안쪽으로 걸어갔다. 안쪽에서 강력한 끌림이 느껴졌기 때문.
끼익.
그렇게 황금 조각상들이 가득한 방의 끝에 있는 문을 열자 이번에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있는 방이 나왔다.
"여기도 아니다냥!"
끌림이 있기는 했지만, 자신을 이끈 강력한 끌림은 아니었다.
테오는 두 번째 방도 지나쳤다.
끼익.
그렇게 테오가 세 번째 방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세 번째 방의 중앙에는 거대한 제단이, 그 제단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악어 수인 조각상이 세워져 있었다.
"푸후훗. 저기다냥!"
조각상의 가슴에 박혀 있는 녹색 보석을 보는 테오의 눈이 반짝였다. 저걸 박 회장에게 가져갈 거다냥!
"테오 님, 조심하세요!"
이오나가 테오에게 외쳤다. 조각상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그때
쿠구궁.
조각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조각상에서 흘러나오는 음습하면서 어두운 기운.
검은 기운은 테오와 이오나 주변을 배회하더니 이오나의 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
-넌 뭐냐?!
그곳에는 이미 입주자가 있었다.
이오나의 정신에 빌붙어 살고 있는 악몽의 마왕 나이트메어가 검은 기운을 쫓아냈다.
그렇게 이오나의 몸에서 쫓겨난 검은 기운.
"테오 님, 피해요!"
이오나가 외치는 사이 검은 기운이 테오의 몸으로 들어갔다.
"테오 님-!"
"이오나, 몸이 이상하다냐아앙···."
털썩.
테오가 정신을 잃었다.
***
'내 권속들이 모두 죽다니···.'
자신에게 힘을 주던 카이만 왕가가 모두 죽으면서 소멸해가던 악어의 신 카이만.
그때 자신의 제단으로 들어오는 둘이 보였다.
'크크크. 역시 하늘은 나 악어의 신 카이만을 버리지 않았군.'
둘을 보며 카이만이 비릿하게 웃었다.
그래서 서둘러 조각상에 담긴 자신의 기운을 거두고 둘의 몸을 살펴봤다.
둘은 모두 자신의 힘을 감당할 정도의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하얀 햄스터의 몸에 담긴 강대한 마력을 느끼자
'너로 정했다!'
카이만은 바로 이오나의 몸을 뺏기 위해 들어갔다.
하지만
···?!!!
그곳에는 신인 자신도 상대할 수 없는 강대한 의지를 가진 존재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단 살고 봐야 하니 어쩔 수 없군.'
그렇게 이오나의 몸에서 쫓겨난 카이만은 차선책으로 옆에 있는 고양이의 몸으로 들어갔다.
-휴우. 다행이군.
다행히 소멸하기 전에 머물 육체에 들어온 카이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테오의 정신과 육체 사이의 연결을 끊었다.
-크크큭. 이제 이 몸을 차지하고 있는 정신만 소멸시키면 되겠군.
악어의 신 카이만이 호탕하게 웃으며 자세히 봐야 보일 정도의 크기를 한 테오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곳은 테오의 정신세계.
카이만은 악어들의 종족신이었고 테오는 그냥 일개 고양이. 그 격차가 크기로 나타났다.
"냥! 생선구이산이다냥! 츄르 연못이다냥!"
테오는 그것도 모르고 주변에 가득한 생선구이와 츄르를 보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테오의 정신세계인 만큼 이곳에는 테오가 좋아하는 것들만 가득했다.
그때
덥석.
"냐앙?!"
카이만이 테오의 목덜미를 잡아 자신의 얼굴 앞으로 가져갔다.
"냥?! 이것 놔라냥! 너는 뭐냥?!"
테오가 발버둥치며 카이만을 향해 외쳤다.
-크크큭. 나는 악어들의 신 카이만. 네 몸은 내가 잘 써주마.
"감히 치명적인 용발톱 황금고양이 테오 박 님에게 덤비다니 혼내주겠다냥!"
빳칭.
테오가 자신의 용발톱을 뽑아
휙!
앞발을 크게 휘둘렀다. 일냥섬이었다.
하지만
팅!
테오의 기술은 카이만에게 어떤 상처도 내지 못했다.
용발톱이 현실에서 아무리 강해도 정신세계에서는 테오의 정신력만큼만 강했다.
"냐냐냥!냐냐냥!"
테오는 포기하지 않고 냥냥폭풍권으로 다시 카이만을 공격했지만, 카이만에게는 피해를 주지 못했다.
-크크큭. 이제 그만 소멸하거라.
카이만이 입을 벌리며 테오를 삼키려 할 때
"박 회장, 도와달라냥!"
테오가 갑자기 세준을 불렀다.
-크크큭. 무슨 바보같은 소리냐? 여기는 네 정신세계다. 아무도 널 도와줄 수 없다.
카이만이 그런 테오를 비웃었다.
"아니다냥! 박 회장은 위대해서 다 된다냥!"
테오가 그런 카이만에게 당당하게 외쳤다.
세준의 무릎 광신도 테오에게 세준은 항상 전능한 존재. 박 회장은 내가 부르면 항상 도와준다냥!
논리도 상식도 없는 대답.
그때
쿵.쿵.
카이만을 덮는 거대한 그림자. 테오의 정신세계를 거의 다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세준의 그림자였다.
'푸후훗. 박 회장의 무릎이 크면 좋겠다냥!'
평소 테오는 마음속으로 세준의 무릎이 커지길 바랐고 테오의 바람대로 테오의 정신세계 안에 거대 세준이 탄생한 것.
-어···어떻게···정신세계에 저렇게 거대한···
카이만이 자신을 내려다보는 거인을 보며 당황했다.
이상하기는 했다. 아무리 정신이 약해도 테오처럼 정신이 작을 수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이해가 됐다.
'미친! 자기보다 남을 더 믿는다고?! 그것도 저렇게 절대적으로?!'
카이만은 이해할 수 없지만, 세준의 무릎 광신도 테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
그렇게 카이만이 당황한 사이
"푸후훗. 역시 박 회장이 날 구하러 올 줄 알았다냥! 거대 박 회장, 혼내주라냥!"
쾅!
테오의 외침과 함께 거대 세준이 카이만을 밟아 버렸다.
그리고
와르르.
졸졸졸.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생선구이산과 츄르 연못을 만드는 세준.
테오의 정신세계를 세준이 만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했다.
"푸후훗. 거대 박 회장의 무릎이다냥!!!"
거대한 세준의 무릎을 보며 흥분한 테오가 거대 세준의 다리를 오를 때
"냥?! 거대 박 회장의 무릎 어디 갔냥?!"
육체와 다시 연결된 테오가 정신을 차리며 거대 세준의 무릎을 찾았다.
그리고
탑 99층.
"흥흥흥."
[체력의 옥수수를 수확했습니다.]
···
..
.
[악어들의 종족신 카이만의 정신을 소멸시켰습니다]
[경험치 1억을 획득했습니다.]
[종족신을 소멸시키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업적 보상으로 를 획득했습니다.]
콧노래를 부르며 옥수수를 수확하는 세준의 앞에 갑자기 카이만을 소멸시켰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응?! 내가?"
337화. 후훗. 나도 모르게 대단한 일을 해버린 건가?
337화. 후훗. 나도 모르게 대단한 일을 해버린 건가?"
푸른탑 99층.
척.
"위대한 푸른용을 뵙습니다!"
푸른 로브로 몸을 가린 인형이 거대한 용의 모습을 한 얼음 조각상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예를 표했다.
그러자
-젤가여. 상황은 어떤가?
얼음 조각상에서 푸른용의 수장 킨 아스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탑 62층까지 물에 잠겼고, 20층에서 빙하기의 징조가 보이고 있습니다."
-으음. 심각하군.
푸른탑 탑농부 젤가의 대답에 킨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
붉은탑에 붉은용의 화기가 몰리면서 가뭄과 사막화가 일어난 것과 반대로, 푸른탑에는 푸른용의 수기가 몰리면서 장마와 빙하기가 일어나고 있었다.
-화염의 비약은 얼마나 남았지?
"100만 개 정도 남았습니다.
-적군. 기껏해야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겠어.
"죄송합니다. 화염의 비약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화염초를 재배할 땅이 줄어들면서 화염의 비약 생산량이 줄었습니다."
화염의 비약은 젤가가 연금술로 만든 비약으로 사용하면 순간적으로 고열을 만들어 주변의 수기를 약화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고열을 만드는 시간도 짧고 그 범위도 좁아 장마와 빙하기가 다가오는 시간을 조금 늦출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대화를 하던 둘.
-알았다. 일단 좀 더 노력해보거라.
"네. 그럼 가보겠습니다!"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대화가 끝났다.
***
"내가 신살자라고?"
자신이 어떻게 신을 죽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세준.
"이 옥수수에 카이만이라는 신이 있었나?"
그래서 나도 모르게 모가지를 똑? 세준이 자신이 방금 수확한 옥수수를 잠깐 살펴봤지만···
"에이. 이건 아니지."
금세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
"또 테 부회장인가?"
이렇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 일어날 때는 보통 테오가 연관돼 있기에 세준은 테오의 짓이라고 넘겨짚었다.
서걱.서걱.
[체력의 옥수수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신선함의 낫에 깃든 냉기 효과로 수확한 농작물의 유통기한이 5일 늘어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다시 옥수수를 수확하는 세준.
잠시 후.
"흐흐흐. 많이 수확했네."
세준이 자신이 수확한 옥수수들을 보며 흐뭇해할 때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메시지와 함께 정신력이 올랐다.
"좋아. 이제 방울토마토 수확해야지."
세준은 이어서 방울토마토를 수확했다.
그리고 수확이 끝나자
"휴우. 뿌듯하다."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다시 정신력이 올랐다.
그렇게 옥수수와 방울토마토 수확이 끝났을 때
"형! 내가 참치 잡아 왔어!"
쿵!
아작스가 거대한 참치를 세준의 앞에 놓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이렇게 큰 참치 잡았으니까 나 칭찬해줘!
"아작스, 잘했어."
쓰담.쓰담.
세준이 아작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형! 나 이거로 맛있는 거 해줘!
"알았어. 그럼 오늘은 참치회 먹자!"
"응! 형!"
그렇게 참치회를 뜨기 시작하는 세준.
'테오도 참치 좋아하는데 언제 오려나?'
세준이 테오가 좋아하는 부위들을 조금씩 따로 빼놓으며 테오를 기다렸다.
***
탑 84층.
"냐앙···."
정신을 차린 테오가 침울한 표정으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뀽···테오 님, 왜 그러세요?"
이오나가 그런 테오를 부르며 걱정했다. 분명 다른 기운이 소멸한 것을 확인했는데 테오의 상태가 이상했다.
"이오나, 꿈을 꾸었다냥···."
"악몽이여?"
분명 몸을 뺐으려는 적과 치열하게 싸웠을 테니 악몽일 거라 생각한 이오나.
"아니다냥···행복한 꿈이었다냥···."
"뀻? 그럼 왜 슬퍼하세요?"
"이룰 수 없는 꿈이기 때문이다냥··· 거대 박 회장의 무릎을 못 안아 보고 정신을 차렸다냥!"
정신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꿈이라고 생각하는 테오였다.
"뀻뀻뀻! 헛소리 말고 일단 빨리 돌아가요! 세준 님이 기다리실 거예요!"
"맞다냥! 나 테 부회장에게는 진짜 박 회장이 있다냥!"
이오나의 말에 큰 깨달음을 얻은 테오. 푸후훗. 생각해 보니 박 회장을 거대하게 키우면 된다냥!
"이게 다 이오나가 영감을 준 덕분이다냥!"
"뀻뀻귯. 정말요?!"
"푸후훗. 그렇다냥!"
그렇게 테오가 세준 거대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박 회장은 위대하니 커질 수 있다냥!
"푸후훗. 일단 이것을 챙긴다냥!"
척.
완전히 의욕을 되찾은 테오가 악어의 신 카이만의 조각상에 있던 녹색 보석을 챙겼다.
"이오나가 첫 번째 방의 물건들을 챙겨달라냥!"
"뀻뀻뀻. 네!"
테오의 말에 이오나가 첫 번째 방에 있는 황금 조각상들을 챙겼고
"푸후훗. 박 회장, 기다려라냥! 나 테 부회장이 좋은 것들을 들고 가겠다냥!"
테오도 두 번째 방의 아이템들을 자신의 봇짐에 담았다.
"푸후훗. 끝났다냥!"
"뀻뀻뀻. 저도 다했어요!"
그렇게 보물창고를 깨끗이 턴 테오와 이오나.
"푸후훗. 빨리 가자냥!"
"뀻뀻뀻. 네!"
테오와 이오나가 탑 99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종족신도, 왕족도, 왕성도, 보물도 사라진 카이만 왕국은 검은탑 84층에서 조용히 자취를 감췄다.
***
"브라키오 님, 죄송합니다. 현재 티어 님이 주무시고 계셔서···."
"티어도? 알았다."
하얀탑, 붉은탑에 이어 자색탑에 들른 브라키오.
"아무래도 수상한데···."
뭔가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브라키오.
"마지막으로 검은탑에 가봐야겠군."
브라키오는 포기하지 않고 검은탑으로 날아갔다. 이번에는 카이저가 아닌 검은탑의 관리자인 에일린을 만나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어리니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한 것.
그렇게 검은탑의 관리자 구역에 도착한 브라키오.
"브라키오 할머니, 안녕하세요. 거래하러 오신 건가요?"
에일린의 환대를 받았다. 크히히히. 우리 세준이 고객이 늘었어!
"거래?"
"네. 우리 세준이랑 거래하고 싶으면 일단 계약서랑···."
브라키오에게 세준과 거래하기 위한 자세한 방법을 설명하는 에일린.
'이놈들이! 삼양주랑 검은콩을 자기들끼리만 사고 있었던 거야?!'
덕분에 브라키오는 다른 용들이 왜 붉은 안개 청소에 열심인지 이유를 알게 됐다.
"근데 이건 뭐야? 여기서 멸망의 힘이 느껴지는데?"
"아. 그건···."
에일린이 펜릴의 코어 조각에 대해 설명하자
"그래? 나온 탑코인을 5대5로 나누면 되는 거지?"
"네. 할아버지들도 다 그렇게 했어요."
"알았어."
브라키오가 펜릴의 코어 조각 안에 마력을 불어 넣으려고 할 때
-크하하하. 돈 좀 벌어볼까?
-어?! 브라키오?
-네가 왜 여기에···?
-너 설마···.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가 관리자 구역으로 들어오다 펜릴의 코어 조각에 손을 올리고 있는 브라키오를 발견했다.
"호호호. 이 배신자들···."
브라키오가 그들을 보며 웃다 정색했다.
그리고
우웅.
펜릴의 코어 조각에 마력을 불어 넣어 안에 있는 멸망을 일시에 소멸시켰다.
본체 상태인 브라키오에게는 너무도 쉬운 일.
촤르르륵.
-···안 돼!
-야! 이건 아니지!
-내 탑코인!
-이건 반칙이지!
관리자 구역에 쏟아지는 탑코인을 보며 네 용들이 좌절했다.
***
후룩.
점심을 먹고 세준이 커피타임을 갖고 있을 때
[탑의 관리자가 펜릴의 코어 조각에 있던 멸망의 힘을 다 소멸시켰다고 말합니다.]
에일린이 감정한 물건을 돌려줬다.
"그래? 고마워."
세준이 에일린에게 감사를 표하고는 손 위에 올라온 검은색 구슬의 옵션을 확인했다.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
멸망의 힘이 사라지며 이름은 변했지만, 구슬의 색은 그대로였다.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의 코어 조각입니다.
전체 코어 힘의 0.01%가 담겨 있는 조각입니다.
안에 깃든 멸망의 힘이 완전히 제거되며 코어에 있던 힘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 1000이 상승합니다.
주변에 다른 펜릴의 코어 조각이 있을 경우 끌림이 발생합니다.
사용 제한 : 모든 스탯 5000 이상
등급 : 측정 불가
힘이 줄어들었는데도 모든 스탯 1000이 상승했다.
"와."
좋은데··· 너무 좋은데···쓸 수가 없잖아. 사용 제한이 모든 스탯 5000 이상이라니··· 세준에게는 너무 높은 조건이었다.
그렇게 세준이 아쉬워할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10번째 탑의 퀘스트 :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을 이용해 펜릴의 다른 코어 조각을 찾아서 남은 10번째 탑으로 통하는 문의 조각 네 개를 확보해 문을 복구시키십시오.]
보상 : 모든 스탯 + 300, 직업 전투 스킬 1개
퀘스트 메시지가 나타났다.
보상은 모든 스탯 +300과 다시 한번 직업 전투 스킬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기회.
"근데···어디 가서 찾으라고?"
세준이 손에 쥔 검은색 구슬을 보며 말했다.
······
주변에는 다른 코어 조각이 없는 건지 펜릴의 코어 조각에서는 전혀 끌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돌아다녀야 하나?"
세준이 10번째 탑의 퀘스트를 어떻게 완료할지 고민할 때···
[10번째 탑의 퀘스트를 완료를 위해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을 지원하시겠습니까?]
검은탑 관리자 구역을 관리하는 수정구에 알람이 나타났다.
"크힝? 당연하지! 내가 아니면 누가 우리 세준이를 지원해?!"
당연히 승낙하는 에일린.
[10번째 탑의 퀘스트를 완료를 위해 멸망 탐지기의 사용 권한을 퀘스트가 완료될 때까지 검은탑 관리자 에일린 프리타니에게 양도합니다.]
[멸망 탐지기의 사용 권한을 획득했습니다.]
동시에 메시지와 함께 수정구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됐다.
"크히히히. 세준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 찾아줄게!"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멸망의 힘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번재 탑의 퀘스트를 검은탑의 관리자 에일린 프리타니가 지원합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응? 에일린이?"
덕분에 세준도 에일린이 퀘스트를 함께 하게 됐다는 걸 알았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와 퀘스트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이 펜릴의 다른 코어 위치를 전부 찾아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응. 고마워."
덕분에 모든 층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세준.
"에일린, 간식으로 먹고 싶은 거 있어?"
간식으로 에일린을 지원하기로 했다.
[탑의 관리자가 그대가 만든 핫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말합니다.]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취사장으로 가서 밀가루와 버터 등을 꺼내 핫케이크 반죽을 만들어
치이익.
핫케이크를 굽기 시작했다.
그때
살금.살금.
"테 부회장, 왔어?"
세준이 뒤돌아보지도 않고 자신의 뒤로 접근하는 테오에게 인사했다.
"냥! 재미없다냥!"
찰싹.
테오가 투덜거리며 세준의 다리에 매달렸다.
그리고
슥.슥.
열심히 세준의 무릎에 자신의 얼굴을 비볐다. 푸후훗. 박 회장 무릎아, 보고 싶었다냥!
"맞다. 테 부회장, 내려가서 무슨 일 있었어? 갑자기 내가 카이만이라는 신을 죽였다는 메시지가 나타나더라고."
"푸후훗. 그건 말이다냥! 박 회장이 내 꿈속에서 날 구해줬다냥!"
아직도 카이만과 거대 세준을 만난 게 꿈이라고 생각하는 테오.
세준에게 정신세계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설명했고
"그랬군. 후훗. 나도 모르게 대단한 일을 해버린 건가?"
"푸후훗. 그렇다냥! 박 회장은 대단하다냥!"
둘은 꿈과 현실이 연결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납득해 버렸다.
"박 회장, 다음에도 나 구해줄 거냥?"
"당연하지! 나만 믿으라고! 어디서든 내가 테 부회장을 구해줄 테니까."
"푸후훗. 알겠다냥! 나 테 부회장은 박 회장만 믿는다냥!"
그렇게 세준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해진 테오.
"테 부회장, 배고프지? 이거 먹어. 내가 오늘 만든 거야."
그런 테오에게 세준이 따로 빼둔 참치살로 만든 츄르를 숟가락으로 퍼서 테오의 입에 가져갔다.
"푸후훗. 고맙다냥!"
촵촵촵.
역시 박 회장이 만든 츄르는 최고다냥! 테오가 세준이 만든 수제츄르를 먹으며 더 강한 광신도로 거듭났다.
338화. 어린 용 녀석, 이 몸이 놀아주니까 신났군.
338화. 어린 용 녀석, 이 몸이 놀아주니까 신났군.
검은탑 관리자 구역.
"크히히히. 세준이가 준 핫케이크 맛있다! 세준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다 찾아줄게!"
에일린이 핫케이크를 맛있게 먹으며 멸망 탐지기로 검은탑에 있는 멸망의 힘을 탐색했다.
그때 브라키오가 돌아간 후 구석에서 자기들끼리 심각하게 얘기하던 용들이 다가왔다.
그리고
-손녀야, 브라키오가 본체로 온 건 반칙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카이저가 대표로 말을 꺼내자
-맞아! 누구는 본체 없어?!
-그래! 공정하게 해야지!
-고로 우리 사룡회의 이름으로 브라키오의 퇴출을 건의한다.
뒤에서 거드는 켈리온, 램터, 티어.
평소 티격태격하던 넷은 공동의 적이 생기자 사룡회(四龍會)라는 이름으로 뭉쳐 타도 브라키오를 외쳤다.
구석에서 심각하게 무슨 얘길 하나 했더니 이름 만들고 있었던 것.
그렇게 공정이라는 명분으로 브라키오를 경쟁에서 제거하려는 용들.
하지만
"싫어요."
에일린에게는 어림없는 소리였다. 브라키오 할머니도 우리 세준이 고객이에요!
-역시 우리 손녀야. 날 닮아서 고집이 있어.
자신을 포함한 네 용족의 수장이 말하는데도 기죽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에일린을 보며 카이저가 흐뭇해했다.
-야. 카이저 지금 흐뭇해할 때야? 그럼 우리도 본체로 와야 되나?
-그건 너무 시선을 끌 텐데···
-맞아. 그건 너무 위험해.
용들의 수장이 넷이나 모여있으면 다른 용족들의 시선도 끌지만, 자칫하면 멸망의 시선도 끌 수 있다.
-차라리 우리 세준이한테 얘기해 보는 게 어때?
-그러자! 우리 세준이가 에일린한테 얘기하면 통할 거야.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세준이한테 삼양주를 살 때가 됐지.
-나도 우리 세준이 한테 가서 해독의 대파 받아야 해!
네 용들이 우르르 세준을 찾아갔다.
***
에일린에게 핫케이크를 만들어 준 후
"흥흥흥."
"냥냥냥."
쑥.쑥.
[단단함의 당근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
..
.
테오를 다리에 매달고 단단함의 당근을 수확하는 세준.
"나도 세준이형이랑 더 친해지고 싶은데···."
아작스가 그런 둘을 부럽게 바라봤다. 둘 사이에 뭔가 끈끈한 유대감을 느꼈기 때문.
그때
뚱땅.뚱땅.
끼히힛!낑!
'히힛! 이가 근질거렸는데 이거 딱딱해서 좋아!'
아작스의 눈에 세준이 수확한 단단함의 당근 하나를 물고 도망가는 펜릴이 보였다.
"아! 까망이랑 놀아주면 세준이 형이 좋아하겠지?"
그럼 형이랑 더 친해질 수 있어! 세준과 친해질 방법을 찾은 아작스.
척.
아작스가 펜릴과 놀아주기 위해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까망이, 주워 와!"
펜릴에게 말하며 던졌다.
하지만
까드득.까드득.
단단함의 당근으로 이빨갈기에 열중인 펜릴.
"까망이, 저거 주워 오라니까!"
아작스가 나뭇가지를 가리키며 다시 한번 말하자
낑?낑!
'흥! 용 주제에 이 몸이랑 놀라고? 어림없지!'
아작스를 한 번 비웃어주고 다시 단단함의 당근을 씹었다.
"이익! 까망이, 주워 오라니까!"
펜릴은 아작스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들은 채도 안 하고 이빨만 갈았다.
그렇게 세준과 친해지려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하자
"으힝···세준이 형이랑 친해지고 시픙데···."
울먹거리는 아작스.
낑?낑.낑!
'그렇게 나랑 놀고 싶어? 어쩔 수 없군. 그럼 놀아주지!'
뚱땅.뚱땅.
아작스가 자신이랑 너무 놀고 싶어 우는 거라고 오해한 펜릴이 달려가서 나뭇가지를 주워 왔다.
"으히힛. 내가 놀아주니까 재미있지? 자! 펜릴, 주워와!"
낑.
'어린 용 녀석, 이 몸이 놀아주니까 신났군.'
그렇게 서로가 놀아준다고 생각하며 아작스와 펜릴이 신나게 놀았고
'까망이랑 놀아주는 것도 괜찮네.'
'용 녀석이랑 놀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군.'
의도치 않게 둘이 친해졌다.
그사이
"흐흐흐. 많이도 수확했네."
세준이 수확한 단단함의 당근을 보며 뿌듯해하자
[영혼이 충만해집니다.]
[정신력이 1 상승합니다.]
정신력이 상승했다.
"이제 감자 수확해야지."
세준이 다음 목표인 감자밭으로 가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을 때
-우리 세준이 뭐 하고 있었느냐?
카이저와 다른 용들이 세준을 찾아왔다.
"저는 감자 수확하고 있죠. 근데 무슨 일이세요?"
-크흠. 우리가···
세준의 물음에 카이저가 대표로 얘기를 시작했다.
"그러니까 녹색용 브라키오 님을 검은탑에서 출입금지 시키자고요?"
-그렇지.
"그건 싫은데요. 저야 제 농작물 살 분이 하나라도 늘어나면 좋은 거잖아요."
세준이 거부하자
-크흠. 그건 우리가 다른 용들에게 팔아주겠다.
-그래. 우리가 다른 용들에게 팔아주마!
대안을 제시하며 세준을 설득하는 용들. 물론 중간에 수수료를 챙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죠."
거절하는 세준. 용들이 자신의 농작물로 뭘 할지 너무 뻔히 보였다.
그때
"푸후훗. 그렇다냥! 박 회장의 오른팔인 나 테 부회장만이 박 회장의 물건을 대신 팔 수 있는 것이다냥!"
테오가 세준의 말에 동의하며 나섰다.
그리고
-테오, 네가?
"그렇다냥! 경매다냥!"
테오가 아홉 용족을 상대로 세준의 농작물을 파는 경매장을 열겠다고 선포했다.
"오!"
세준이 테오의 말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아홉 용족의 앞에서 테오가 자신의 농작물을 파는 모습. 생각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졌다.
-경매라···
-그럼 돈이 많이 들겠지?
-애들을 더 굴려야겠어.
-우리는 팔 거 없나?
용들은 서둘러 분수대로 돌아가 탑코인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사이 경매장 이름이 정해졌다.
[용용 마켓.]
용용 마켓이라는 구린 이름은 당연히 구린 작명 센스를 가진 세준이 만들었다.
"흐흐흐. 테 부회장, 잘했어."
"푸후훗. 안다냥!"
세준의 칭찬에 테오가 발라당 누워 배를 내밀었다. 여기를 쓰다듬어라냥!
스슥.스슥.
"근데 테오, 이제 어떻게 하려고?"
테오의 배를 쓰다듬으며 세준이 테오에게 용용 마켓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러나
"냥? 당연히 나 테 부회장은 모른다냥! 하지만 다 잘 될 거다냥!"
그걸 왜 자신에게 묻느냐는 눈빛으로 세준을 보는 테오. 테오는 아무 계획이 없었다.
'아. 맞다. 이런 녀석이었지.'
세준이 테오에게 너무 기대한 스스로를 반성하며 용용 마켓을 어떻게 운영할지 생각에 잠겼다.
'일단···장소는 어디로 하지?'
그렇게 세준이 고민할 때
"형! 경매장 연다며? 나도 도와줄게!"
아작스가 놀다 지쳐서 잠든 까망이를 들고 날아오며 말했다.
"아작스가 도와주면 나야 좋지."
"응! 내가 많이 도와줄게!"
그때
다다다.
꾸엥!
[꾸엥이도 도와준다요!]
약초밭에서 복귀한 꾸엥이도 외쳤다.
그렇게 용용 마켓 스태프로 꾸엥이와 아작스가 합류했을 때
[탑의 관리자가 멸망의 힘을 찾았다고 말합니다.]
에일린이 멸망의 힘을 찾았다.
[탑의 관리자가 탑 49층에서 멸망의 힘이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탑 49층? 그럼 바로 갔다 오자."
마침 용용 마켓 때문에 골치가 아팠던 세준은 머리도 식힐 겸 탑을 내려갔다.
잠시 후
[검은탑 49층에 도착했습니다.]
[최상층인 탑 99층에서 탑 49층으로 이동했습니다.]
[50층을 내려갔습니다.]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50 상승합니다.]
탑 49층에 도착한 세준.
"세준 님, 안녕하세요."
웨이포인트를 지키고 있던 탑 49층 보스 뿔두더지 두쿠가 세준에게 인사했다.
"응."
세준이 두쿠와 인사를 하고
척.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을 꺼냈다.
하지만
······
전혀 반응이 없었다.
"뭐지? 거리가 멀어서 그런가? 토룡아!"
세준이 펜릴의 코어 조각을 들고 토룡이를 불러 탑 49층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와. 잘 자라네."
세준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는 견고한 칼날 대파를 보며 말했다.
예전에 심은 것들이 이렇게 자란 것.
대파밭 사이사이 열심히 대파를 수확하는 두더지들이 보였다.
잠시 후.
대파밭을 지나가자 세준의 눈에 탐스럽게 익은 단감이 열린 감나무들이 보였다.
"와! 감 따자!"
[단감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1을 획득했습니다.]
···
..
.
세준은 당연하게도 농장으로 가서 감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저렇게 잘 익은 감을 어떻게 지나쳐?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
"으히힛! 달다!"
그렇게 세준과 일행들이 신나게 감을 따서 먹고 있을 때
끼히히.낑!
'히힛. 내 코어 찾았다!'
뚱땅.뚱땅.
세준이 단감을 수확한다고 정신이 팔린 사이 잔에서 깬 펜릴이 자신의 코어를 입에 물고 도망쳤다.
펜릴이 있는 곳에 코어 조각을 같이 넣어둔 세준이었다.
그리고
냠.
한적한 곳에 도착한 펜릴이 자신의 코어를 삼켰다.
하지만
[사용 제한을 충족하지 못해 섭취할 수 없습니다.]
낑?!
'이거 내 코어가 맞는데 왜 안 삼켜지지?!'
멸망의 기운이 제거되며 펜릴의 코어 조각은 주인을 알아보지 못했다.
낑!
'야! 나라고! 네 주인이야!'
그렇게 펜릴이 코어를 삼키려고 시도하던 중
팅.
낑?
입에 물고 있던 코어가 미끄러지며 튕겼고
데구르르.
경사진 땅에 떨어지며 경사를 따라 구르기 시작했다.
낑!
'안 돼!'
뚱땅.뚱땅.
펜릴이 서둘러 코어 조각을 쫓아 달렸다.
***
"맛있다. 어?! 우리 까망이, 어디 갔지?"
단감을 먹던 세준이 뒤늦게 자신의 주머니에서 자고 있어야 할 펜릴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거기다 펜릴의 코어 조각도.
'까망이가 물고 갔나?'
"꾸엥아, 까망이 좀 찾아줘."
꾸엥!
[알겠다요!]
킁킁.
세준의 요청에 꾸엥이가 코로 냄새를 맡으며 펜릴의 냄새를 추적했다.
그렇게 세준이 펜릴을 찾을 때
낑!
'거기 서!'
열심히 코어 조각을 쫓는 펜릴.
그때
쿠구궁.
-이건 펜릴 님의 기운?!
땅속에 모습을 숨기고 있던 멸망의 사도 11좌 파멸의 수정 거인 바이올렛이 펜릴의 코어 조각 힘에 반응해 몸을 일으켰다.
낑!낑!낑!
'바이올렛, 반갑다! 나다! 고고한 늑대 펜릴!"
그런 바이올렛을 보고 반갑게 짖는 펜릴.
그러나
-이놈은 뭐야?!
바이올렛은 펜릴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크크크. 그런데 이거 펜릴 님의 코어인가?
펜릴에게 관심을 끄고 펜릴의 힘이 담긴 코어 조각을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것만 먹으면···
바이올렛이 펜릴의 코어 조각을 흡수할 생각으로 집으려 할 때
낑!
'내꺼야!'
펜릴이 잽싸게 코어 조각을 물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뚱땅!뚱땅!
짧은 다리로는 열심히 달려봤자 바이올렛의 발바닥만큼도 가지 못했다.
-이노옴!! 내놓거라!
바이올렛이 펜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코어는 부서질 일이 없기에 힘 조절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때
"멈춰!"
세준의 외침과 함께
"냐냐냥!냐냐냥!"
꾸엥!
[꾸엥이 신기술 꾸엥뿌셔권이다요!]
"기가 썬더"
테오, 꾸엥이, 아작스의 공격이 바이올렛에게 쏟아졌다.
땡그랑.
그렇게 바이올렛이 자색 동전을 흘리고 사라졌다.
그리고
"까망이, 혼자 돌아다니면 어떡해? 그리고 그거 먹으면 큰일 나."
낑···
'내 코어···.'
펜릴은 결국 세준에게 다시 코어 조각을 뺏겼다.
괜히 아군만 죽인 팀킬의 명수 펜릴이었다.
339화. 휴우. 살았다.
339화. 휴우. 살았다.
[탑의 관리자가 자신이 찾은 멸망의 힘이 소멸했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아무래도 멸망 탐지기에 멸망의 사도도 같이 탐색 되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탑의 관리자가 도움이 못 돼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그래도 에일린이 아니었으면 시작도 못 했을걸."
세준이 미안해하는 에일린을 다독이며 탑 99층으로 복귀했다.
[검은탑 99층에 도착했습니다.]
"토룡아."
-네. 주인님.
세준이 농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토룡이를 불렀다.
쿠구궁.
그렇게 토룡이를 타고 농장으로 이동하는 길.
고로롱.
꾸로롱.
아로롱.
끼로롱.
토닥.토닥.
"에일린, 지금쯤이면 잘 갔겠지?"
세준이 자는 테오, 꾸엥이, 아작스, 까망이를 교대로 토닥여주며 에일린에게 물었다.
[탑의 관리자가 이제 브라키오 할머니가 녹색탑에 도착했을 거라고 말합니다.]
"흐흐흐. 좋아."
에일린의 대답에 세준이 음흉한 미소를 짓자
[탑의 관리자도 복수가 기대된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세준을 따라 음흉한 미소를 짓는 에일린. 둘은 뭔가를 꾸미고 있었다.
몇 시간 전.
에일린은 브라키오가 검은탑 관리자 구역에 도착했을 때 세준에게 브라키오와 거래를 할 건지 물었다.
브라키오가 과거 세준을 납치하려고 땅문서로 함정을 판 적이 있기 때문.
"흐흐흐. 잘해드리고···마지막에 영약급 방울토마토 좀 챙겨드려."
나 사나이 박세준, 마음이 넓은 남자···는 무슨. 받은 건 배로 돌려준다!
납치에는 납치로 복수해주마!
[탑의 관리자가 알겠다고 말합니다.]
세준의 의도를 단박에 파악한 에일린.
친절히 거래 방법을 설명하며 브라키오의 경계심을 없앴다.
그리고
"브라키오 할머니, 이건 선물이에요. 가서 심어보세요."
에일린이 가지고 있던 영약급 방울토마토 100개를 브라키오에게 건넸다.
"호호호. 고맙구나."
그렇게 폭탄인 줄도 모르고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들고 녹색탑으로 돌아간 브라키오.
영약급 방울토마토를 심는 순간 아마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질 거다. 흐흐흐.
그렇게 세준이 달콤한 복수가 성사되길 기다리고 있을 때
-주인님, 도착했습니다.
토룡이가 농장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응. 고마워. 얘들아, 일어나. 밥 먹어야지."
세준이 테오, 꾸엥이, 아작스, 까망이를 품에 안고 취사장으로 향했다.
그러자
꾹.꾹.
"푸후훗. 박 회장 얼굴 관리하라냥! 얼굴이 썩기 직전이다냥!"
테오는 세준의 얼굴을 주물렀고
꾸엥!
[꾸엥이 안마면 아빠 튼튼해진다요!]
"으히히! 형, 나도 안마해줄게!"
꾸엥이와 아작스는 세준의 양어깨를 맡아 주물렀다.
끼로롱.
펜릴은 아까 열심히 달려서 힘든지 아직 자는 중이었다.
그렇게 셋의 안마를 받으며 취사장에 도착한 세준.
"잠깐만 기다려."
세준이 서둘러 냄비와 옥수수를 꺼내 요리를 시작했다.
치이익.
먼저 달궈진 냄비에 버터를 녹인 후 찐 옥수수를 넣고 돌려주며 버터가 잘 스며들게 구웠다.
솔솔솔.
단짠단짠을 위해 소금을 조금 뿌려주고
푹.
마지막으로 옥수수를 꼬치에 꽂으면···
[탑에서 최초로 밤 단짠단짠 옥수수버터구이 꼬치를 만드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요리 Lv. 8에 밤 단짠단짠 옥수수버터구이의 레시피가 등록됩니다.]
[요리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요리 Lv. 8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요리 Lv. 9의 효과로 요리 재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효과가 5% 상승합니다.]
오늘 저녁 메뉴 완성.
"오. 요리 재료 효과가 5% 높아진다고?"
세준이 메시지를 읽어보며 기뻐했다.
설명대로라면 원래 1이 오르던 게 1.05가 오른다는 뜻. 크지는 않지만, 매일 삼시세끼를 먹으면 얘기가 많이 달랐다.
그렇게 조금 더 효과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된 세준.
푹.푹.
테오를 위해 꼬치 몇 개에는 생선을 꽂았다.
잠시 후
"얘들아, 먹자."
세준이 옥수수가 쌓인 접시를 테이블 위에 올리자
꾸엥!
[잘 먹겠다요!]
"으히힛! 형 잘 먹을게!"
꾸엥이와 아작스가 옥수수를 좌우에 한 개씩 들고 먹기 시작했고
"푸후훗. 박 회장의 정성이 들어간 생선구이는 맛있다냥!"
테오도 세준의 무릎 위에서 생선구이를 맛있게 먹었다.
"나도 먹어 볼까?"
척.
세준이 옥수수 꼬치 하나를 들어 베어 물었다.
화악.
먼저 옥수수 알갱이를 감싸고 있는 버터 향이 진하게 입안을 채웠고.
옥수수 알갱이를 씹자 단맛과 짠맛 그리고 그사이의 간극을 버터와 옥수수가 메꿔주며 하나의 맛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흐흐흐. 이제 슬슬 메시지가 나타날 때가 됐는데."
복수에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기다렸다.
하지만···
"흐아암."
기다려도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용들의 게으름을 간과한 세준.
"냐아앙··· 박 회장, 자자냥."
"그럴까?"
결국 기다리다 지친 세준이 칭얼거리는 테오를 데리고 침실로 들어가자
아로롱.
끼로롱.
아작스와 펜릴이 침대 한가운데에서 사이좋게 대(大)자로 누워 자고 있었다.
척.척.
세준이 둘을 들어 가운데에 누운 후 자신의 좌우에 아작스와 까망이를 내려놨고
커어어.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다.
***
녹색탑 99층.
"농농농."
휙.휙.
오필리아가 콧노래를 부르며 땅에다 옥수수 씨앗을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던졌다.
그리고
"자라나라!"
탑농부 스킬을 사용하며 마력을 땅에 주입했다.
그러자
뿌드득.뿌드득.
옥수수 씨앗들이 스스로 땅에 뿌리를 내리며 빠르게 자라났다.
잠시 후
"좋아! 이제 수확해야지!"
오필리아가 다 자란 옥수수들을 수확하기 시작했고···수확은 순식간에 끝났다.
"좋아! 수확하기 레벨 7 찍었다! 엣헴. 역시 최고의 농부는 나 오필리아 님이지!"
수확한 옥수수들을 보며 뿌듯한 표정을 짓는 오필리아.
하지만···
세준이 봤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을 장면이었다.
왜냐하면 뿌린 옥수수 씨앗은 1000개인데 수확한 옥수수는 달랑 50개였으니까.
세준의 밭이라면 옥수수 1000개를 심으면 적어도 옥수수를 2만 개는 수확했을 거다.
그렇게 오필리아가 옥수수 50개에 뿌듯해하고 있을 때
-오필리아, 잠깐 올라오거라.
"네. 할머니."
브라키오가 오필리아를 불렀다.
***
"읏차."
[자는 동안 가진 생명력의 10%를 저장했습니다.]
[생명의 구슬이 2.1% 완성됐습니다.]
[24시간 동안 마력이 0.1 축적됐습니다.
[마력이 0.1 상승합니다.]
"흐흐흐···."
눈을 뜬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웃고 있을 때
[탑의 관리자가 탑 57층과 탑 62층에서 멸망의 힘을 발견했다 말합니다.]
세준이 눈 뜨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에일린이 자신이 찾은 멸망의 힘 위치를 세준에게 알려줬다.
"탑 57층이랑 62층?"
공교롭게도 둘 다 땅문서가 없는 층들이었다.
그럼 방법은 두 가지 중 하나였다.
땅문서를 구해서 세준이 가거나, 누군가 펜릴의 코어 조각을 들고 내려가 확인하던가.
고로롱.
세준이 그러면서 물끄러미 자신의 무릎에서 자고 있는 테오를 바라봤다.
"당첨."
잘 갔다 와라. 테 부회장.
그렇게 아침을 먹이고 테오를 내려보내기로 한 세준.
"신경 좀 써줘야지."
자신 대신 고생하는 테오를 위해 도시락을 싸주기로 했다.
평소 테오가 좋아하는 생선구이와 수제 참치 츄르를 만든 후
다다다다.
세준이 생선살을 다져 계란만 넣고 두 손으로 뭉쳐 둥글게 만들었다.
그리고 찜통에 넣고 쪄줬다. 생선 완자였다.
잠시 후.
주변에 생선 비린내가 가득해지자
"냐앙···맛있는 냄새가 난다냥!"
테오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테 부회장, 일어났어?"
"푸후훗. 그렇다냥! 박 회장도 잘 잤냥?"
"아니. 나는 걱정이 있어서 잘 못 잤어?"
테오를 순순히 내려보내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세준.
하지만
"냥? 진짜냥? 못 잔 거치고는 박 회장 얼굴이 많이 썩지 않았다냥!"
이상한 데서 예리한 테오였다.
"테 부회장, 그런 것도 알 수 있어?"
"푸후훗. 그렇다냥! 지금 박 회장 얼굴은 딱 보기 좋을 만큼 썩어 있다냥!"
딱 보기 좋을 만큼 썩은 건 어떻게 생긴 거냐? 세준이 테오의 이해할 수 없는 미적 기준에 대해 생각할 때
꾸엥!
[맛있는 냄새난다요!]
꾸엥이가 취사장으로 들어왔다.
"꾸엥이, 잘 잤어?"
꾸엥!
[아빠도 잘 주무셨다요?]
"응. 이제 밥 먹을 거니까 가서 아작스랑 까망이 데려와."
꾸엥!
[알았다요!]
다다다.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서둘러 침실로 달려가
아로롱.
끼로롱.
아작스와 까망이를 어깨에 메고 돌아왔다. 데려오랬더니 진짜 데려만 왔다.
척.척.
꾸엥이가 둘을 각자의 자리에 앉히고
착.
자신도 자기 자리에 앉아서 세준을 바라봤다. 이제 밥 먹을 수 있다요!
"그래. 밥 먹자."
세준이 테이블에 음식을 올리는 사이
"응?"
낑?
음식 냄새에 잠에서 깬 아작스와 펜릴.
"오! 아침이다!"
낑!
'밥이다!'
당연히 둘은 눈을 뜨자마자 앞에 음식이 놓여 있는 이 상황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다 같이 아침을 먹고
"자. 테 부회장, 이거 받아."
세준이 테오에게 도시락을 주며 말했다.
"박 회장, 이게 뭐냥?"
테오가 일단 받으면서 물었다.
"도시락이야. 탑 57층이랑 탑 62층에 가서···."
세준이 테오에게 뭘 해야 되는지 설명할 때
뺙!
[삼촌, 저 왔어요!]
흑토끼가 엄청난 수의 토끼들을 데리고 왔다.
전령새 삐욧이가 레드 리본 왕국에 소작농으로 임명할 토끼들을 탑 99층으로 보내달라는 세준의 말을 제대로 전달한 덕분.
삐익!
삑!
토끼들이 서로 먼저 세준의 소작농이 되겠다고 세준의 주위를 에워쌌고
"알았어. 얘들아, 두 줄로 서자."
척.
[5012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척.
[5013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세준이 양손으로 토끼들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소작농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푸후훗. 박 회장 도식락 맛있다냥!"
테오는 그런 세준을 구경하며 도시락을 까먹었다.
[8272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8273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
..
.
그렇게 세준이 정신 없이 토끼들을 소작농으로 지정할 때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를 허락 없이 심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드디어 세준이 기다리던 메시지가 나타났다.
[탑의 율법에 따라 독점 재배권을 가진 농작물을 허락 없이 심은 탑농부는 100년간 독점 재배권을 가진 자의 밑에서 일해야 합니다.]
[탑의 율법에 따라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이 앞으로 100년간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를 거느립니다.]
"흐흐흐. 복수 성공. 이제 납치해주마. 오필리아···."
세준이 기뻐하며 노예가 된 오필리아를 소환하려 할 때
[직업 특성에 따라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의 스탯 0.2%를 빌려옵니다.]
[힘 340, 체력 400, 민첩 240, 마력 300이 증가합니다.]
직업 특성으로 스탯이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소···어?!"
세준이 서둘러 소환을 멈췄다.
스탯이 너무 크게 상승했다.
그 말은 오필리아의 스탯이 엄청나다는 말이고···
오필리아를 소환하는 것만으로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휴우. 살았다."
오늘도 살아남은 세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40화. 몸이 왜 으슬으슬하지?
340화. 몸이 왜 으슬으슬하지?
녹색탑 99층.
브라키오를 만나고 돌아온 오필리아.
"농농농."
콧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의 손에 들린 영약 :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를 바라봤다.
"에일린, 걔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씨앗을 할머니한테 준 거지?"
영약급 방울토마토의 옵션을 보며 오필리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이런 좋은 농작물이 있으면 혼자만 키워야지. 왜 남을 줘?
그리고
"호히히. 에일린, 고마워. 이건 최고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 님이 잘 키워서 먹어줄게."
휙.
웃으며 방울토마토를 전부 바닥에 던지고
"자라나라."
땅에 마력을 주입하며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자
뿌드득.
빠르게 땅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는 방울토마토 씨앗들.
그때
[독점 재배권을 가진 검은탑의 탑농부 박세준의 농작물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심었습니다.]
[탑의 율법에 따라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는 앞으로 100년간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의 노예가 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뭐?! 위대한 녹색용인 내가 노예라고?!"
메시지를 보며 분노하는 오필리아. 감히 누가 나를?!
하지만 아직 남은 게 있었다.
[독점 재배권을 가진 검은탑의 탑농부 박세준의 씨앗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3만 개나 심었습니다.]
[죄질이 아주 나쁩니다.]
[노예 기간이 200년 추가됩니다.]
"으아앙! 할머니!!!"
메시지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오필리아가 울면서 브라키오를 찾아갔다.
***
오필리아를 소환하지 않아 살아난 것에 안도하던 세준.
척.
낑!
'야! 먹을 거 줘!'
펜릴이 그런 세준의 앞에 앉아 간식을 달라고 요구했다.
"후훗. 까망아, 방금 너 내 덕분에 살았다."
세준이 그런 펜릴에게 으스대며 말했다. 내가 죽을 거 같아서 오필리아를 소환하지 않은 게 아냐. 다 우리 까망이를 위해서라고!
그렇게 정신 승리를 해보려는 세준.
낑?!낑!
'뭐라는 거야?! 먹을 거나 내놔!'
펜릴이 세준의 말을 무시하며 빨리 음식을 내놓으라고 짖었다.
그때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죄질이 아주 나쁩니다.]
[노예 기간이 200년 추가됩니다.]
세준의 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타났다.
"흐흐흐. 적당히 좀 심지."
이런 것도 있었구나. 아쉽네. 그럼 더 많이 줄 걸···음흉하게 웃는 세준.
"자. 까망이, 많이 먹어."
기분이 좋아진 세준이 주머니에서 군고구마 말랭이 두 개를 꺼내 펜릴에게 줬다.
낑!
'노랗고 쫀득한 거가 두 개야!'
쫩.쫩.쫩.
"우리 까망이, 잘 먹네."
누가 못 먹게 군고구마 말랭이 한 개는 자신의 배로 누르고
다른 하나를 두 앞발로 잡아 열심히 먹는 펜릴을 보며 세준이 말했다. 귀여워.
그렇게 세준이 흐뭇한 표정으로 펜릴을 보며 남은 토끼들을 소작농으로 지정하려 할 때
'뭐지?'
세준이 자신을 향한 뜨거운 시선을 느꼈다.
삐익!
삑!
두 줄로 선 토끼들이 침을 흘리며 세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희도 먹고 싶어요!
"테 부회장, 나 좀 도와줘."
"푸후훗. 알겠다냥!"
세준의 부름에 테오가 서둘러 도시락을 봇짐에 넣고 달려왔다.
그리고
척.척.
[10441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10442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
..
.
세준이 소작농으로 지정하는 동안
"푸후훗. 여기 있다냥!"
세준의 무릎에 앉은 테오가 소작농이 된 토끼들에게 군고구마 말랭이를 하나씩 나눠줬다.
잠시 후.
척.
[15112번째 소작농을 지정했습니다.]
"끝!"
세준이 흑토기가 데려온 토끼들의 소작농 지정을 끝냈다.
"푸후훗. 서두르지 말라냥! 아직 군고구마 말랭이는 충분하다냥!"
그러나 군고구마 말랭이를 나눠주는 테오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소작농이 됐지만,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지 못한 토끼들도 줄을 섰기 때문.
낑?!낑!
'여기서 줄 서면 노랗고 쫀득한 거 먹을 수 있는 거야?! 나도 먹을래!'
펜릴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받으려고 토끼들 뒤에 줄을 섰지만
삑!
삑!
줄을 선 다른 토끼들의 엉덩이에 밀려 줄에서 밀려났다.
낑!
'거기 내 자리야!'
펜릴이 다시 토끼들 사이로 들어가려 머리를 들이밀었지만, 펜릴의 힘으로는 토끼들을 밀어낼 수 없었다.
낑···
'내가 저런 녀석들에게도 지다니···.'
토끼들에게 밀려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펜릴이 침울해하며 세준에게 향했다.
낑!
'재 혼내줘!'
"야. 네가 욕심부려 놓고 억울해하면 어떡해? 이리 와."
세준이 칭얼거리는 펜릴을 들어 주머니에 넣었다. 펜릴이 좋아하는 코어 조각과 함께.
낑!낑!
'내 코어! 이번에는 먹을 거야!'
그렇게 펜릴이 세준의 주머니 안에서 코어 조각과 열심히 씨름할 때
[멀리 있는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에게 하루에 한 번 원격으로 간단한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우리 노예씨에게 일을 시켜볼까?"
부를 수 없으니 아작스 때처럼 원격으로 일을 시켜야지.
[현재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에게 지시할 수 있는 일]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수확해서 바치기(0/205개)
'강대하고 강대한?'
영약급 방울토마토의 이름이 변해 있었다. 뭐지? 궁금하네.
수확해야 할 방울토마토의 수가 너무 적었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 계속 자랄거라 생각했다.
"흐흐흐. 노예야, 일해라."
빨리 방울토마토를 받아 보고 싶은 세준이 서둘러 오필리아에게 작업을 지시했다.
하지만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지시를 거부합니다.]
용들이 한 번에 말을 듣지 않는 건 종특인 거 같았다.
[지시를 거부한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에게 벌을 내릴 수 있습니다.]
-물세례
-불세례
-돌세례
-간지럼
"벌로 뭘 고르지? 어차피 물, 불, 돌은 큰 타격이 없을 테니 아작스처럼 간지럼을 골라야 하나?"
오필리아에게 무슨 벌을 내려야 할지 고민하던 세준.
그때
"세준이형, 오필리아 누나는 더운 거 진짜 싫어해!"
근처에서 감자를 수확하던 아작스가 날아와 좋은 정보를 줬다.
"그래? 더운 걸 싫어한다고?"
그럼 불세례 가자! 세준이 오필리아에게 줄 벌로 불세례를 선택했다.
[지시를 거부한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에게 불세례를 내립니다.]
잠시 후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1개를 수확했습니다.]
아작스의 조언대로 불세레를 내리자 더운 걸 싫어하는 오필리아가 일을 시작했고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1개를 검은 탑의 탑농부 박세준에게 바칩니다.]
[녹색탑의 임시 보관소에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1개가 저장됩니다.]
오필리아가 수확한 농작물이 세준에게 바쳐졌다.
[녹색탑에서 검은 탑으로 100kg 이하 농작물을 옮기기 위해서는 탑간 운송비용 800만 탑코인이 필요합니다.]
[운송하시겠습니까?]
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응? 800만 탑코인?"
100만이 아니고? 세준이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다시 한번 금액을 확인했다.
하지만 800만 탑코인이 맞았다.
"운송비용이 왜 이렇게 비싸?"
"형, 녹색탑은 거리가 멀어서 그런가봐."
"멀다고?"
그런 세준의 의문을 아작스가 풀어줬다.
"응! 녹색탑은 검은탑과 거의 반대편에 있으니까. 검은탑에서 시계방향으로···."
아작스의 설명으로는 검은탑에서 시계방향으로 붉은탑, 황금탑, 자색탑, 녹색탑, 푸른탑, 갈색탑, 은색탑, 하얀탑이 순서대로 있다고 했다.
"그랬구나."
그렇게 아홉 탑의 배치를 알게 된 세준.
그사이
[녹색탑의 탑농부 오필리아 이올그가 지시를 완료했습니다.]
[녹색탑의 임시 보관소에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205개가 저장됩니다.]
오필리아가 수확을 끝냈다.
"빠르네?"
아작스의 일하는 속도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빨랐다.
"운송."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가 궁금했던 세준.
800만 탑코인을 사용해 임시 보관소에 있는 방울토마토 205개를 운송시켰다.
비싸다고 투덜거렸지만, 세준에게 큰 금액은 아니었다.
파앗.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205개가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세준의 앞에 놓인 205개의 영약급 방울토마토.
"뭐야? 상태가 왜 이래?"
방울토마토를 집은 세준이 물컹거리는 촉감에 인상을 쓰며 옵션을 확인했다.
[영약 : 강대하고 강대한 마력을 품은 방울토마토]
탑의 가장 높은 곳에서 블루문의 강한 마력을 홀로 흡수한 돌연변이 방울토마토입니다.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어리숙한 농부가 재배해 원래보다 맛이 떨어집니다.
섭취 시 마력이 영구적으로 50 상승합니다.
강력한 마력을 흡수하며 탄생해 마력이 강한 곳이 아니면 자라지 못합니다.
재배자 : 녹색 탑농부 오필리아
유통 기한 : 100년
등급 : A
"아. 맞아! 그게 얘였구나···."
세준이 과거 수확제 때 당근 수확대회에서 상품으로 받았던 맛없는 당근을 떠올리며 말했다.
생각해 보니 그때 재배자의 이름이 오필리아였다.
냠.
세준이 얼마나 맛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울토마토를 먹어봤다.
"진짜 밍밍하네. 이거 누구한테 먹이냐?"
세준이 눈앞의 물컹한 흰색 방울토마토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이미 세준의 맛있는 방울토마토를 먹어본 동물들에게 마력 50을 올려주지만, 맛없는 방울토마토는 인기가 없었다.
그때
"아! 그거면···."
예전에 식당에서 먹어봤던 방울토마토 절임을 기억해낸 세준.
방울토마토들의 끝을 십자 모양으로 살짝 칼집을 낸 후 삶기 시작했다.
그리고 삶아지며 분리된 껍질을 벗겨낸 방울토마토를 꿀물에 담갔다.
[탑에서 최초로 방울토마토 꿀절임을 만드는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요리 Lv. 9에 방울토마토 꿀절임의 레시피가 등록됩니다.]
[요리 Lv. 9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요리. 덕분에 재료의 효과가 5% 상승했다.
"하루는 숙성시켜야 되니까···."
세준이 방울토마토 꿀절임이 든 그릇을 취사장에 놓고 일어날 때
"푸후훗. 박 회장, 시킨 거 다했다냥!"
찰싹.
테오가 세준의 다리에 매달리며 말했다.
"흑토끼는?"
"바쁘다고 바로 토끼들 데리고 내려갔다냥!"
"그래?"
"맞다냥! 흑토끼가 이거 박 회장 주라고 했다냥!"
척.
테오가 세준에게 흑토끼에게 받은 땅문서 3개를 건넸다. 검은탑 73층, 62층, 57층 땅문서였다.
'아. 나도 가야겠네.'
그렇게 세준은 테오를 혼자 내려보내 펜릴의 코어 조각을 찾게 할 명분을 잃어버렸고
"얘들아, 모여!"
꾸엥이, 아작스를 불러 테오, 까망이와 같이 아공간 창고에 넣고
철컹.
문을 닫았다.
"에일린, 나 다녀올게."
[탑의 관리자가 잘 다녀오라고 말합니다.]
"응."
[탑 57층의 농장 땅문서의 최초 소유자 각인을 위한 소환 기능이 발동합니다.]
에일린에게 인사를 한 세준이 땅문서를 펼치며 검은탑 99층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세준이 탑 57층으로 내려간 사이
"박세준, 네놈이 감히 내 손녀를···!"
분노한 브라키오가 검은탑을 향해 매섭게 날아오고 있었다.
***
검은탑 57층.
[검은탑 57층에 도착했습니다.]
···
..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42 상승합니다.]
"으···스탯도 늘었는데 몸이 왜 으슬으슬하지?"
탑 57층에 도착한 세준. 브라키오와 가까워지는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당신에게 진심으로 분노한 위대한 존재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향하는 분노의 강도가 점점 강해집니다.]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
"이건 좀 너무 하는 것 같은···."
털썩.
브라키오의 분노에 노출된 세준이 기절했다.
오늘도 결국 기절한 검은탑의 개복치 세준.
"박 회장!"
꾸엥!
[아빠가 기절했다요!]
"형! 내가 치료해줄게!"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서둘러 아공간 창고를 열고 나와 세준을 치료했다.
341화. 난 겁만 주려고 한 건데?
341화. 난 겁만 주려고 한 건데?
"크히히히. 세준아, 기다려! 내가 또 찾아줄게!"
세준이 흑토끼에게 탑 57층과 탑 62층의 땅문서를 얻자, 에일린은 서둘러 멸망 탐지기로 다른 멸망의 힘을 찾기 시작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크히히히. 세준이랑 한 팀이라니.'
세준과 같이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는 게 에일린을 기쁘게 했다.
그렇게 에일린이 검은탑 안에 있는 멸망의 힘을 열심히 탐색하고 있을 때
우웅.
수정구가 진동했다.
그리고
[녹색용 브라키오 이올그의 기운이 검은탑 안에 침투했습니다.]
[녹색용 브라키오 이올그의 기운이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을 향해 집중됩니다.]
[녹색용 브라키오 이올그의 기운에 노출된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나타나는 붉은색 알람들.
"뭐?! 우리 세준이가 치명상?!"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탑 57층에 있는 세준을 찾자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기절한 세준을 열심히 주무르는 게 보였다.
'우리 세준이 어떡해?!'
상황이 심각했다.
그때
[녹색용 브라키오 이올그가 검은탑과 가까워질수록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에게 향하는 기운이 강해집니다.]
[서둘러 녹색용 브라키오 이올그의 접근을 막지 않으면 검은탑 탑농부 박세준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붉은색 알람이 나타났다.
알람을 확인한 에일린은 자신이 최우선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브라키오 할머니가 이쪽으로 못 오게 막아야 해!
"할아버지들 도와주세요!!! 우리 세준이가 기절했어요!"
그래서 서둘러 카이저와 다른 세 용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브라키오, 네가 우리 세준이를 건드려!!!"
-우리 세준이를 건들다니?! 이 할망구가 미쳤나?!"
-얘들아, 빨리 가자!
-난 이미 출발했어!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의 본체가 각자의 탑에서 날아올랐다.
***
멸망의 외곽.
"할파스 님, 녹색용에 이어서 검은용, 하얀용, 붉은용, 자색용의 수장들이 전부 저희 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뭐?!"
아홉 개의 머리로 아홉 개의 탑을 살피던 히드라의 보고에 할파스가 생각에 빠졌다.
'설마 선공인가?!'
자신들이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던 용들의 수장들.
아홉 용족의 수장들이 검은 열매를 믿고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 같았다.
"크크큭. 그 검은 열매의 힘만 믿고 있다면 이번에는 너희의 패배다. 히드라, 바이올렛과 레비아탄을 데리고 용들을 처치해라."
"네! 맡겨주십시오!"
할파스의 지시에 히드라가 자신 있게 대답하고는 바이올렛과 레비아탄을 데리고 용들에게 향했다.
***
검은탑 57층.
"박 회장, 일어나라냥!"
꾸엥!
[아빠, 일어난다요!]
"형! 일어나!"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세준을 부르며 열심히 세준을 치료했다.
하지만 브라키오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세준의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박 회장, 힘내라냥!"
꾸엥!
[아빠, 힘낸다요!]
"세준이형!"
셋은 더욱 사력을 다해 세준을 치료했지만, 브라키오가 검은탑으로 빠르게 날아오며 세준의 상태는 더욱 나빠졌다.
테오, 꾸엥이, 아작스는 세준의 몸을 치료하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낑!낑!낑!
'야! 일어나! 넌 내 밥을 줘야지! 죽으면 안 돼!'
세준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펜릴이 세준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낑!
'이거라도 먹어!'
자신의 코어 조각을 세준의 입에 넣어 버린 것.
당연히 모든 스탯이 5000을 넘지 못한 세준은 코어 조각을 삼킬 수 없었다.
그러나
꽉!
제발 삼켜! 펜릴이 자신의 발로 세준의 입에 넣은 코어를 눌렀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쑤욱.
덕분에 펜릴의 코어 조각이 세준의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꿀꺽.
그렇게 강제로 펜릴의 코어 조각을 삼킨 세준.
낑!낑!
'됐다! 내 코어야, 얘 꼭 살려내!'
우웅.
간절한 펜릴의 마음에 반응한 펜릴의 코어 조각이 세준의 몸 안에서 녹으며 세준의 몸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
"브라키오, 멈춰라!"
"그래! 진정해!"
녹색탑과 가까운 곳에 있는 램터와 티어가 먼저 도착해 브라키오의 앞을 막아섰다.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우리 오필리아가 노예가 됐는데?!"
둘의 말에 브라키오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말이 노예지 별로 달라질 건 없잖아. 어차피 우리 세준이는 약해서 오필리아 앞에도 못 서는데···."
"그래! 일단 세준이한테 향한 분노는 거두고 대화로 풀자! 이러다 우리 세준이 죽어!"
그사이 도착한 카이저와 켈리온도 흥분한 브라키오를 진정시켰다.
"뭐?! 죽는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켈리온의 말에 브라키오가 당혹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난 겁만 주려고 한 건데?
아무리 화가 나도 멸망의 사도와 싸울 때 필요한 검은콩을 재배할 수 있는 탑농부를 죽일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뭐?! 우리 세준이한테 겁을 주려고 했다고?! 우리 세준이 엄청 약한데···."
"우리 세준이 이미 죽은 거 아냐?!"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기절만 했을 거야!"
"브라키오가 기운을 거뒀으니까 괜찮을 거야···그래···그럴 거야···."
자신이 겁을 주기 위해 보낸 약간의 기운에 용들이 불안해할 정도로 세준이 개복치라는 건 몰랐다.
'세준이라는 놈은 얼마나 약하길래 얘들이 이러는 거야?'
브라키오가 세준의 약함에 기막혀하고 있을 때
스멀스멀.
붉은 안개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그리고
-오랜만이구나. 용들이여.
붉은 안개가 멸망의 사도 셋으로 변했다.
멸망의 사도 10좌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뱀, 히드라.
멸망의 사도 11좌 파멸의 수정거인 바이올렛.
멸망의 사도 12좌 해일을 부르는 뱀, 레비아탄.
-봉인을 해제해라!
그들은 등장하자마자 자신들이 풀 수 있는 모든 봉인을 해제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고오오오.
어느새 4차 봉인을 푼 그들의 힘이 8배 증폭했다.
4차 봉인이 풀린 그들의 힘은 용들이 검은콩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수준.
하지만
냠.
4개 색의 콩과 검은콩까지 5개의 콩을 동시에 삼킨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의 힘은 그들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브라키오를 말리러 탑을 떠나기 전
"혹시 모르니까 이거 가져가세요."
세준이 맡겨놨던 초월의 검은콩을 에일린이 넷에게 하나씩 건넸다.
"대신 이거 쓰면 나중에 돈 주세요!"
물론 공짜는 아니었다.
[초월의 검은콩(+2)를 섭취하셨습니다.]
···
..
.
그렇게 2강 초월의 검은콩을 먹고 12배가 아닌 16배의 힘이 증폭된 용들.
-어?!
콰앙!
네 용이 멸망의 사도 셋을 가뿐하게 처치하고
땡그랑.
"수거!"
"수거!"
앞다투어 탑코인을 수거했다.
그리고
"브라키오, 나머지 얘기는 나중에 계속하지."
쿠오오오오!
주변의 붉은 안개를 향해 브레스를 쏘기 시작했다.
힘이 강해진 4분 동안 멸망의 힘을 최대한 많이 소멸시키고
땡그랑.
많은 탑코인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쓴 검은콩의 값을 지불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게 탑코인을 모으는 넷을 보며
쿠오오오오!
브라키오도 슬쩍 탑코인 모으기에 합류했다.
***
"으음···."
세준이 힘겹게 눈을 뜨자
"박 회장!"
꾸엥!
[아빠!]
"형!"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세준을 부르며 안겼다.
그리고
낑!낑!
'야! 내가 너 살렸다! 그러니까 앞으로 더욱 맛있는 밥을 내놔!'
그런 세준을 보며 우쭐해하는 펜릴.
하지만
"얘들아, 고마워."
세준은 펜릴을 뺀 셋에게만 감사를 표했다.
평소 자신이 기절하면 치료해 주는 건 테오, 꾸엥이, 아작스였기에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한 것.
낑!
'야! 내가 너 살렸다니까!'
땅.땅.
그게 억울한 펜릴이 자신의 앞발로 땅을 치며 세준에게 강하게 어필했지만
낑···
'아파···.'
자기 발만 아팠다.
그렇게 펜릴이 억울해하는 사이
'근데 이게 무슨 말이지?'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을 강제로 섭취했습니다.]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이 몸을 치료합니다.]
[몸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치료 과정에서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의 22%가 소실됐습니다.]
[몸속에 남은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과 탑의 시스템이 연결됩니다.]
[다른 펜릴의 코어 조각을 찾을 수 있는 탐지 범위가 늘어납니다.]
[멸망의 사도의 힘을 찾을 수 있는 탐지 범위가 늘어납니다.]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자신이 펜릴의 코어 조각을 삼킨 덕분에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누가 나한테 펜릴의 코어 조각 먹였어?"
자신이 안고 있는 셋에게 물었다.
하지만
"아니다냥! 나는 박 회장의 썩은 얼굴을 치료했다냥! "
꾸엥!
[꾸엥이는 아빠의 똥배를 주물렀다요!]
고개를 흔들며 대답하는 테오와 꾸엥이.
"그럼 아작스야?"
"아니. 나는 형 다리를 주물렀는데?"
"그래? 그럼 누가 날 살려준 거지?"
세준이 궁금해할 때
낑···
자신의 아픈 발을 열심히 핥고 있는 펜릴이 보였다.
"까망이가 그랬나?'
펜릴의 코어 조각을 계속 가지고 다니던 게 이 녀석이긴 한데···
"아작스, 까망이 좀 치료해 줘."
발이 아파 보였기에 아작스에 치료를 부탁했다.
"응! 형! 리커버리!"
아작스가 펜릴에게 치유 마법을 사용하자
낑!낑!
'야! 내가 살려줬으니까 앞으로 나한테 잘해! 아무튼 살아서 다행이야!'
펜릴이 세준의 다리에 몸을 기대고 서서 짖었다. 꼬리를 힘차게 붕붕 흔들면서.
"흐흐흐. 우리 까망이도 고생했어?!"
낑!낑!
그렇게 칭얼거리는 펜릴과 테오, 꾸엥이, 아작스를 품에 안고 세준이 힐링 타임을 갖고 있을 때
[퀘스트가 발생합니다.]
[퀘스트 : 부패의 힘에 매실나무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부패의 힘의 근원을 제거하고 매실나무를 치료하십시오.]
보상 :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
땅문서 퀘스트가 나타났다.
"여기가 매실나무 농장이었구나?"
세준이 앙상한 나무를 보며 말했다. 근데 부패의 힘의 근원? 그걸 어디서 찾지?"
세준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뭔가 의심스러운 게 있는지 찾았다.
하지만 주변에는 말라비틀어진 매실나무들뿐이었다.
그때
[북서쪽 5km 떨어진 지점에서 멸망의 사도 8좌 부패의 악마, 딜리아의 힘이 탐색됐습니다.]
멸망의 사도의 힘을 탐색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응? 멸망의 사도?"
그것도 부패의 악마라고? 딱 봐도 부패의 힘의 근원이었다.
"토룡아!"
세준이 토룡이를 불러 북서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케케케. 너희들도 부패시켜주마.
흉측하게 생긴 얼굴에 한 쌍의 검은 날개를 가진 악마를 발견했다.
"아작스, 태워버려."
"응! 형! 지옥의 겁화!"
세준의 지시에 딜리아를 태워버리는 아작스.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멸망의 사도 8좌 부패의 악마, 딜리아를 처치했습니다.]
[파수꾼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50%인 1000만을 획득했습니다.]
[아작스 마므브는 당신의 노예입니다.]
[아작스 마므브가 획득한 경험치의 25%인 500만을 추가 획득합니다.]
[레벨업 했습니다.]
[보너스 스탯 1을 획득했습니다.]
[힘이 10 상승합니다.]
덕분에 세준이 레벨업을 하며 79레벨이 됐다.
그리고
낑?
'쟤는 왜 저기 있다가 바보 같이 죽어?'
오늘도 자신이 팀킬에 공헌했다는 걸 모르는 팀킬의 명수 펜릴이었다.
342화. 왜 일을 안 시키지?
342화. 왜 일을 안 시키지?
녹색탑 99층
"감히 나를 노예로 삼아?!"
쿠오오오오!
분노한 오필리아가 브레스로 탑 99층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오필리아는 한참을 브레스를 쏘아대며 분노를 풀었다.
잠시 후
"근데···검은탑 탑농부 녀석 내가 키운 농작물을 보고 놀랐겠지?
어느 정도 화가 풀리자, 오필리아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놀라기는 했다. 너무 맛없어서.
탑농부로서 스스로의 농사 실력에 자부심이 큰 오필리아.
오필리아는 검은콩에 대해 들었을 때부터 세준에게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엣헴. 이제 내가 더 훌륭한 탑농부라는 걸 알았겠지?"
오도독.
오필리아가 혼자 세준을 이겼다고 착각하며 자신이 재배한 당근을 먹었다
맛없지만, 마력을 1 올려주는 당근을.
그렇게 맛없는 당근을 10개 정도 먹었을 때
"왜 일을 안 시키지? 나 잘할 수 있는데···."
오필리아가 약간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설마 내 농작물이 별로였나?
"아냐. 내가 키운 농작물이 너무 훌륭해서 부담스러운 걸 거야."
생각이 많은 오필리아.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
검은탑 57층.
"형! 여기 코인!"
아작스가 부패의 악마 딜리아를 처치하고 주운 녹슨 코인 한 개를 세준에게 건넸다.
그러자
[멸망의 사도 8좌 부패의 악마, 딜리아의 힘이 담긴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정화된 펜릴의 코어 조각이 코인에 담긴 부패의 악마, 딜리아의 권능을 흡수합니다.]
[스킬 : 발효 Lv. 1를 획득했습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같은 멸망의 사도라 그런지 권능을 흡수할 수 있었다.
"엥? 발효?"
그렇게 발효 스킬을 얻은 세준.
[스킬 : 발효 Lv. 1]
-발효가 필요한 음식의 발효 속도가 미세하게 빨라집니다.
-발효된 음식의 맛이 미세하게 깊어집니다.
"오!"
스킬을 확인한 세준이 환호했다. 이건 요리할 때 너무 좋은 스킬이었다.
부패의 악마, 더 잡고 싶다.
"다른 코인도 되나?"
세준이 다른 멸망의 사도 코인을 꺼내 손에 들어봤다.
하지만
······
다른 코인에는 반응이 없었다.
"뭐지?"
세준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매실나무 5그루의 생이 다했습니다.]
매실나무가 죽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부패의 악마, 딜리아를 처치하기는 했지만, 딜리아가 뿌려놓은 부패의 힘은 그대로였다.
"얘들아, 돌아가자."
세준이 일행들을 데리고 서둘러 매실나무 농장으로 돌아갔다.
"치유팀, 투입!"
농장에 도착한 세준이 외치자
"푸후훗, 알겠다냥!"
(뱃뱃. 네!)
테오와 황금박쥐가 매실나무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뱃뱃. 아무도 나의 비밀을 모르죠~)
황금박쥐는 하늘에서 노래를 불렀고
"박 회장, 빨리 움직여라냥!"
테오는 세준의 다리에 매달려 세준을 재촉했다.
"응."
척.
[농사꾼의 따뜻한 손길 Lv. 7이 발동합니다.]
[손길이 닿는 동안 매실나무가 조금 치유됩니다.]
세준이 매실나무에 다가가 치료를 시작하자
꾹.꾹.
테오도 앞발로 나무에 치유술을 사용했다.
그렇게 세준, 테오, 황금박쥐가 몇 시간 동안 매실나무를 치료하는 동안
끼로롱.
펜릴은 세준의 주머니에서 자고 있었고
꾸엥!꾸엥!
[인사한다요! 여기는 우리 아빠다요!]
"인사해. 우리 형이야!"
꾸엥이와 아작스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매실나무 농장에서 일할 몬스터들을 징집(?)해 왔다.
길쭉한 팔다리로 직립보행을 하는 거북이들이었다.
"안녕하세요."
"그래."
둘은 거북이들을 세준에게 인사시키고
꾸엥!
[이제부터 너희들이 여기를 지킨다요!]
"그래! 제대로 못 지키면 아주 재미없을 줄 알아!"
거북이들에게 농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흐흐흐. 우리 애들 잘한다.
잠시 후
[농장에 남은 295그루의 매실나무 치료됐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검은탑 57층 매실나무 농장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땅문서의 스킬 : 농장 정보 Lv. Max가 활성화됩니다.]
세준의 땅문서 퀘스트가 완료됐을 때
"박 회장, 도장 다 받았다냥!"
테오가 고용 계약서에 거북이들의 도장을 받아 돌아왔다. 임금으로 하루에 생선 3마리와 5탑코인을 주기로 했다.
"그럼 잘 부탁할게."
"네! 걱정 마세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관리하겠습니다!"
높은 임금 덕분에 거북이들은 아주 의욕적이었다.
그렇게 거북이들에게 매실나무 농장을 부탁하고 웨이포인트에 도착하자
"어서 오십시오!"
이미 꾸엥이와 아작스에게 제압된 거대한 거북이가 군기가 바짝 든 상태로 세준과 일행을 맞이했다.
[검은탑 57층 보스 실드마스터 토토]
실드마스터라는 이름과 다르게 방패는 없었고 등껍질도 여러 군데 깨져 있었다. 아마 둘에게 덤비다 부서진 것 같았다.
"이거라도 써."
세준이 괜히 미안한 마음에 용아병 투구를 건네고
척.
붉은 크리스탈에 손을 올려 웨이포인트를 등록했다.
그리고
촤르르륵.
땅문서를 펼쳐 탑 62층으로 이동했다.
세준이 사라지자
철컥.
세준이 준 용아병 투구를 쓴 토토.
[검은탑 57층 보스 헬멧마스터 토토]
이름이 변했다.
***
"그럼 우리는 이만 갈게."
"좀 이따 보자!"
"잘 가."
초월의 검은콩 효과가 끝나자 카이저, 켈리온, 램터는 서둘러 자신들의 터전으로 돌아갔고
"브라키오, 가자."
"···어."
그들과 방향이 다른 티어와 브라키오가 함께 이동했다.
잠시 후
'그래서 세준이가···어? 벌써 자색탑이네? 브라키오, 잘 가."
"응. 너도."
혼자 열심히 떠들던 티어가 자색탑이 보이자 브라키오에게 인사를 하고 터전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혼자 남은 브라키오.
"그러니까···세준이라는 놈이 농작물로 자색용들의 독을 치료해 주고 검은용들에게는 어둠의 힘을, 하얀용들에게는 빛의 힘을 찾아줬다고? 거기다 붉은탑의 가뭄도 해결해 주고?"
티어가 얘기한 세준의 업적을 되뇌이며 생각에 잠겼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일개 탑농부가?
하지만 티어가 쉽게 들통날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 세준이라는 놈이 정말 그랬다는 건데···혹시 우리 녹색탑의 문제도···."
브라키오의 얼굴에 기대감이 살짝 드러났다.
녹색탑에는 다른 용들이 모르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농작물들의 성장이 너무너무 좋다는 것.
언뜻 보면 장점 같지만, 녹색탑에 심어진 농작물들은 오로지 성장만 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이게 오필리아가 심은 농작물들의 상태와 수확량이 형편없는 이유였다.
물론 오필리아의 농사 실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근데 어떡하지?"
겁만 주고 오필라아와의 노예 계약을 철회시킬 생각이었는데···엉겁결에 목숨을 노려버렸다.
"일단 검은탑 안으로 들어가서 사과를 해야겠어!"
브라키오가 서둘러 녹색탑 안으로 들어가 조각상 제작에 들어갔다.
검은탑 안으로 들어가려면 조각상이 필요하니까.
들어가서 세준에게 좋은 보상을 주고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검은탑에 들어가려면 일단 분노한 최종 보스 에일린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거기다 중간보스들이 줄줄이 있었다.
오늘만 사는 세준의 무릎 광신도 테오.
아빠 바보 꾸엥이.
세준바라기 아작스.
밥주는 집사를 애지중지하는 펜릴까지.
겁 한 번 잘못 줬다가 아주아주 피곤해진 브라키오였다.
***
[검은탑 62층에 도착했습니다.]
···
..
[의 효과로 모든 스탯이 37 상승합니다.]
검은탑 62층에 도착한 세준.
"어?! 이거 쑥 아냐?!"
세준이 발밑의 쑥을 보며 말했다. 탑 62층은 쑥 농장이었다.
'쑥 넣은 백설기 진짜 맛있는데···.'
세준이 쑥설기를 생각할 때
[검은탑 62층 쑥 농장 땅문서의 정당한 주인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땅문서의 스킬 : 농장 정보 Lv. Max가 활성화됩니다.]
땅의 주인이 됐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농장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쉽게 땅문서의 주인으로 인정받았다.
"이렇게 바로?!"
오! 그럼 나야 땡큐지.
투둑.
세준이 웃으며 쑥을 수확했다.
그러자
[끈질김의 쑥을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8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70을 획득했습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끈질김의 쑥?"
흐흐흐. 이거 아이템이어어?
세준이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쑥의 옵션을 확인했다.
[끈질김의 쑥]
탑 안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토양의 온갖 것들을 흡수하기에 그 토양에 따라 성질이 크게 변합니다.
땅의 상태가 평범해 효과가 뛰어나지는 않습니다.
끈질김의 쑥을 처음 섭취하는 경우 재능 : 끈질김을 개화합니다.
재능 : 끈질김이 있을 경우 끈질김의 쑥을 섭취하면 재능 : 끈질김이 강화됩니다.
쓴맛이 강합니다.
유통기한 : 120일
등급 : C+
"오. 재능도 개화시켜 주는구나? 일단 따야지."
생으로 먹을 생각은 없는 세준. 쪼그리고 앉아 쑥을 따기 시작했다.
그때
철컹.
아공간 창고 문이 열리며
"박 회장, 뭐하냥?"
꾸엥?
[아빠 왜 맛없는 거 딴다요?]
"형, 이건 뭐야?"
테오, 꾸엥이, 아작스가 나와 세준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뽈짝.
'히힛. 다 내꺼야!'
펜릴이 아공간 창고에 있는 군고구마 말랭이 세 개를 입에 물고 득의양양하게 나왔다.
꾸엥!꾸엥!
[이거 아빠 몸에 좋은 거다요! 아빠가 다 먹는 거다요!]
"맞아! 형이 먹어야 좋을 듯!"
쑥 따는 것을 도와주며 꾸엥이와 아작스가 세준에게 다짐을 받듯이 말했다.
자신들이 먹기 싫어 미리부터 세준에게 주기 위한 밑밥을 까는 둘.
'흐흐흐. 나중에 후회할 텐데.'
그렇게 세준이 나중에 후회할 둘을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동쪽 20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세준의 앞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동쪽 17.5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동쪽 12.5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이어서 나타나는 메시지.
세준이 다른 펜릴의 코어 조각을 탐색했듯이 상대도 세준의 몸 안에 있는 펜릴의 코어 조각을 탐색한 것이다.
[동쪽 6.5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점점 가까워지는 거리.
"후훗. 감히 겁도 없이 나에게 오다니. 건방지군."
세준이 다가오는 적을 향해 거만하게 말한 후
"애들아, 상대해 줘!"
척.척.척.
테오, 꾸엥이, 아작스로 자신의 앞에 벽을 만들었다.
[동쪽 2km 떨어진 지점에서 펜릴의 코어 조각이 탐색됐습니다.]
그사이 거리가 더 가까워졌고
"유렌이다냥!"
테오가 적···아니 펜릴의 코어 조각을 들고 열심히 달려오는 유렌을 발견했다.
유렌도 다른 펜릴의 코어 조각을 찾고 있었던 것.
"테오 님, 안녕하세요!"
"푸후훗. 안녕하다냥! 근데 유렌이 그걸 주면 더 안녕하다냥!"
테오가 유렌이 든 펜릴의 코어 조각을 보며 말했다.
"네? 이거 비싸게 구한 건데요?"
테오의 말에 펜릴의 코어 조각을 품에 숨기는 유렌.
평소라면 순순히 테오에게 건넸겠지만, 펜릴의 코어 조각이 유렌의 탐욕을 건드렸다.
스멀.스멀.
펜릴의 코어 조각에서 희미한 붉은 기운이 나오며 유렌의 몸을 감싸자 유렌의 눈빛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푸후훗. 달라냥!"
테오가 그런 유렌을 향해 당당하게 앞발을 내밀며 한 번 더 말했다.
그러자 펜릴의 코어 조각에서 더 진한 붉은 기운이 유렌을 감쌌다.
그러나
"···네."
붉은 기운의 서포트에도 유렌은 순순히 테오에게 펜릴의 코어 조각을 건넸다.
천성이 호구인 유렌.
냥아치 테오를 이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