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위험을 무사히 넘기다.
108화. 위험을 무사히 넘기다.
"크히히히. 세준이한테 또 칭찬 받겠다."
에일린이 블루문 때 세준에게 칭찬받을 생각을 하면서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크릉.크릉.크릉."
뽀득.뽀득.
에일린이 콧노래를 부르며 검은 용이 그려져 있는 원통형 서치라이트 아이템의 앞면을 열심히 닦았다.
잠시 후 블루문이 떴다.
"크히히히. 내가 나설 때군!!!"
달칵.
에일린이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서치라이트 아이템의 스위치를 눌렀다.
하지만
파...푸슈슉.
불이 들어오려다 꺼져버렸다.
"엥?"
달칵.달칵.
에일린이 불길함을 느끼며 서둘러 스위치를 계속 껐다 켰지만
...
반응이 없었다.
"할아버지, 도와줘요!"
에일린이 급하게 카이저를 불렀다.
-우리 손녀! 무슨 일이냐?!
"할아버지가 준 서치라이트 아이템이 작동을 안 해요!
-그럴 리가? 내가 만든 건 완벽한데...아! 스위치 위에 녹색 칸이 몇 개인지 확인해 보거라.
"스위치 위에 녹색 칸? 그런 게 있었어요?"
-마력 저장률을 표시한 거란다.
"그래요?"
에일린이 카이저의 말에 따라 스위치 위에 칸을 확인했다.
"어? 다 회색인데요."
5개의 칸 중 5개가 전부 회색이었다. 보통은 에일린이 기절했을 때 관리자 구역에 온 카이저가 충전했지만, 이번은 포탈이 열리지 않아 충전할 기회가 없었다.
-이런...그건 저장한 마력을 전부 썼다는 표시다. 마력을 충전해야만 다시 쓸 수 있어.
때가 좋지 못했다. 평소라면 드래곤하트가 성장한 에일린이 마력을 충전하면 됐지만, 지금은 폴리모프로 인해 마력을 다 회복하지 못했다.
거기다 카이저도 에일린의 폴리모프를 보조하기 위해 가진 마력을 다 쓴 상태라 세준을 돕기 어려웠다.
"크힝! 세준아 미안해!"
에일린이 서둘러 수정구로 세준을 찾았다.
***
[탑의 관리자가 이번에는 도움을 못 줄 것 같다고 울먹이며 말합니다.]
"알았어."
[탑의 관리자가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괜찮아."
세준이 애써 태연한 척 대답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지금 여기서 따지고 화내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얘들아 빨리 집으로 들어가!"
삐익!
위잉!
세준의 외침에 이상함을 느끼고 있던 토끼들과 독꿀벌들이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드득.우드득.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미 토끼들과 독꿀벌들이 블루문의 영향을 받고 이성을 잃어가며 육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안돼!"
동물들이 이성을 잃으면 서로를 공격하게 될 거고 많은 목숨이 사라지게 된다.
"먹구름 만들기!"
세준이 급한 마음에 먹구름 만들기로 반경 1km의 먹구름을 만들어 하늘을 가렸다. 다행히 효과가 있어 블루문이 먹구름에 막히며 토끼들과 독꿀벌들이 원상태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빨리 집으로 가!"
세준이 급히 동물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때
쿠어어어엉!!!
쾅!쾅!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몸집이 더 거대해지며 폭주했다.
"먹구름!"
세준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머리 위에 모든 먹구름을 끌어모아 블루문을 가렸지만, 이미 폭주한 상태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쿠어어엉!!!
팡!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주먹 한 방에 먹구름이 허무하게 흩어졌다.
"망했다."
세준이 서둘러 동굴로 달려갔다. 이렇게 된 이상 동굴에서 몸을 숨기고 블루문이 끝나길 기다리는 방법뿐이었다.
그때
꾸로롱.
"응?"
동굴로 달려가는 세준의 눈에 집 앞 비석을 베게 삼아 자고 있는 꾸엥이가 보였다.
"꾸엥아!"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를 불렀다. 지금같이 위험한 상황에서 태연히 잠을 자고 있다니...
꾸엥?
막 잠에서 깬 꾸엥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꾸엥이 따라 와!"
꾸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눈을 비비며 세준을 따라왔다.
[주인님! 괜찮으세요?!]
동굴로 내려가자 불꽃이가 세준을 맞이했다.
"응. 괜찮아. 꾸엥이는...어? 너 왜 멀쩡해?"
꾸엥이에게 블루문이 없는 곳으로 피하라고 말하려던 세준. 생각해보니 꾸엥이는 자면서 블루문의 푸른빛을 듬뿍 쬐고 있었다.
꾸엥?
꾸엥이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되물었다. 나 왜 멀쩡하다요?
세준과 꾸엥이는 몰랐지만, 세준이 백석꾼이 됐을 때 동물들을 파수꾼으로 임명하면서 블루문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된 꾸엥이였다.
파수꾼은 밭을 지켜야 되기 때문에 항상 멀쩡한 정신을 유지해야 했다.
꾸로롱.
꾸엥이는 자는 시간이라 그런지 예전 세준의 지정석이었던 바위 위에 누워 다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쿠어어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세준의 동굴 위에 나타났다.
'제발 그냥 가라!'
세준이 마음속으로 빌었지만
킁킁.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는 열심히 냄새를 맡더니 아래를 내려다봤고 세준과 눈이 딱 마주쳤다.
'아. 오늘 진짜 되는 일 없네.'
세준이 자신의 하루 운세가 나쁨을 한탄했다.
그때
"아!"
세준의 머릿속에서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불꽃이! 정화의 불꽃을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에게 사용해줘!"
[네!]
부정한 기운을 정화하는 불꽃이의 정화의 불꽃 버프라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폭주를 막을지도 몰랐다.
[이야압!]
불꽃이가 기합을 주며 자신의 첫 번째 이파리를 사용하자 녹색 이파리가 하얗게 변했다. 동시에 하얀 불꽃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다리로 날아가며 흡수됐다.
화르르륵.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다리에서 시작한 하얀 불꽃이 순식간에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의 전신을 집어삼켰다.
쿠엉.
다행히 정화의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자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의 폭주가 멈췄다. 그렇게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가지고 있던 부정한 기운을 태우고 점점 사그라드는 하얀 불꽃.
잠시 후 불꽃이 사라지고 남은 곳에는 부정한 것이 정화되며 붉은 털에서 분홍 털로 변한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남아있었다.
"이름을 분홍이로 바꿔야겠네."
세준이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를 보며 말했다.
쿠엉.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가 색이 변한 자신의 털이 마음에 드는지 털을 핥으면서 주변을 경계했다. 다행히 블루문이 끝날 때까지 다른 몬스터는 오지 않았다.
"휴우. 다행이다."
세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큰 사고 없이 블루문을 넘겼다.
"일단 자자."
긴장이 풀린 세준이 꾸엥이의 배를 베개 삼아 잠들었다.
***
"준비하세요."
이오나가 탑 55층 진입을 앞두고 주의를 줬다.
쀼쀼!
뺙!
"네!"
"네!"
쀼쀼와 흑토끼 그리고 탑 75층에서 합류한 블랙 울프족과 실버 울프족이 이오나의 뒤에서 진입 준비를 했다.
"그럼 가죠! 바람의 힘이여. 나의 명에 따라 소리가 퍼지지 않게 하세요. 침묵."
이오나가 침묵 마법을 사용하며 먼저 탑 55층에 진입하자 그 뒤를 따르는 동물들.
"누구냐?!"
동물들이 통로에서 나오자마자 통로를 지키고 있던 멧돼지족 전사들이 소리쳤지만, 이미 이오나의 침묵 마법 때문에 소리가 퍼져나가지 않았다.
"크억!"
"컥!"
늑대들이 멧돼지족 전사들을 간단하게 제압했다.
"바로 그리드의 저택으로 가요!"
"제가 위치를 압니다!"
그리드의 저택에 가본 적 있는 엘카가 앞으로 나섰다. 최대한 빨리 움직여 적들이 그들의 침입을 최대한 늦게 알아차릴수록 유리했다.
그들의 목표는 진입해 그리드를 제압하고 제라스를 구출해 내는 것. 그리드를 제압하기만 하면 나머지는 메이슨이 알아서 하기로 했다.
그렇게 그들이 그리드의 저택에 도착했을 때
"어?!"
이오나와 동물들은 돔형의 불투명한 기운으로 덮인 그리드의 대저택을 발견했다.
퉁.퉁.
"결계 같습니다."
엘카가 말하며 등에 메고 있던 거대한 배틀엑스의 손잡이를 입으로 물었다. 타릭을 죽이고 수거한 종족의 신물 길로틴이었다.
부웅.
엘카가 고개를 움직여 길로틴을 휘둘렀다.
쾅!
길로틴에서 붉은 기운이 나오며 결계를 벴다. 그리고 만들어진 결계에 만들어진 거대한 구멍.
"들어가죠."
이오나와 동물들이 경계 안으로 들어갔다.
동물들이 들어간 후
스르륵.
결계의 구멍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
꼬르르르륵.
"으음."
꾸엥이의 배를 베고 자던 세준이 꾸엥이의 뱃속에서 나는 우렁찬 소리에 잠에서 깼다.
'다음부터 꾸엥이랑 잘까?'
꾸엥이 배를 베개 삼아 잤더니 너무 푹신했다. 정말 구름을 베고 자는 느낌이랄까? 거기다 아침을 알리는 알람 기능까지 있다.
꾸엥...
[배고파요...]
눈 뜨자마자 꾸엥이가 밥부터 찾았다.
"밥 먹으러 가자."
세준이 일어나 밖으로 나오자
"와!"
군데군데 푸른 농작물들이 보였다. 블루문의 기운을 품은 마력의 방울토마토들이었다.
"빨리 밥 먹고 수확하자."
꾸엥!
꾸엥이가 밥 먹자는 말에 환호했다.
세준이 서둘러 취사장으로 들어가 수프를 펐다. 빨리 농작물들을 수확하고 싶었기에 그냥 수프만 먹었다.
삐익!
뺘아!
그사이 토끼들도 일어나 함께 아침을 먹었다.
그렇게 아침을 먹은 후
"자 가자!"
세준이 꾸엥이를 데리고 농작물 수확을 시작했다.
똑.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6만 1287번 남았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5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경험치 150을 획득했습니다.]
세준은 수확한 푸른색 방울토마토를 바로 입으로 넣었다.
뽀득.
촥-!
방울토마토의 껍질을 씹자마자 터져 나오는 즙.
"크으. 맛있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섭취하셨습니다.]
[마력이 영구적으로 0.3 상승합니다.]
오늘은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방울토마토가 많았기에 몇 개 정도는 눈치 보지 않고 먹어도 괜찮았다.
꾸엥!
꾸엥이가 다음은 자신의 차례라며 앞발로 자신을 가리켰다.
"알았어. 자."
세준이 다시 푸른색 방울토마토를 찾아 꾸엥이에게 주었다.
그렇게 푸른색 농작물을 100개쯤 수확했을 때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을 하루 동안 100개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많이 상승합니다.]
"응? 이런 게 있었어?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을 100개 수확하면 직업 경험치를 추가로 준다니 새로운 정보였다.
꾸엥!
꾸엥이가 탐스러운 푸른색 방울토마토를 가리키며 빨리 수확하라고 세준을 보챘다.
"알았어."
잠시 후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 수확이 끝났다.
"이제 일반 방울토마토 수확해야지."
세준이 일반 붉은색 토마토를 수확하려 할 때
꾸엥!
꾸엥이가 고구마밭 앞에서 세준을 불렀다.
"왜? 어?!"
꾸엥이가 부른 곳에 가자 그곳에는 푸른색 고구마가 5개 뽑혀 있었다.
"꾸엥이 너 이거 어떻게 찾았어?"
꾸엥!
[냄새가 난다요!]
꾸엥이가 자신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
"냄새?"
꾸엥이의 말로는 블루문의 기운을 품은 농작물은 특유의 향이 있다고 했다. 덕분에 땅속에 있는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푸른색 농작물을 계속 수확할 수 있었고 세준이 수확한 푸른색 농작물의 수가 200개가 되자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을 하루 동안 200개 수확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이번에도 직업 경험치를 추가로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직업 경험치가 가득 찼습니다.]
[탑농부(C)의 등급이 상승합니다.]
[탑농부(B)가 되었습니다.]
[직업 등급이 상승하며 직업 특성이 강화됩니다.]
드디어 직업 등급이 상승했다.
"좋아!"
앞으로 더 높은 등급의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게 된 세준이 기뻐할 때
파앗.
세준의 밀짚모자에서 황금빛이 폭발했다.
[유물 : 대지의 성자 패트릭의 밀짚모자가 착용자의 직업 등급 상승 확인합니다.]
[탑농부(B)를 확인했습니다.]
[유물 : 대지의 성자 패트릭의 밀짚모자의 등급이 B로 상승합니다.]
[B등급 제한이 풀립니다.]
[스킬 - 대지의 가호 Lv. 5의 제한이 풀립니다.]
[스킬 - 농사꾼의 육체 Lv. 4의 제한이 풀립니다.]
[스킬 - 풍년 기원 Lv. 3의 제한이 풀립니다.]
[스킬 - 성장 촉진 Lv. 2의 제한이 풀립니다.]
[스킬 - 농사꾼의 재능 Lv. 1이 개방됩니다.]
세준이 대지의 성자 패트릭의 밀짚모자 스킬들을 확인했다.
대지의 가호는 지력 회복 속도가 조금 많이에서 많이로,
농사꾼의 육체는 모든 스탯 증가가 5에서 7로,
풍년 기원은 풍년이 드는 면적이 최대 300평에서 500평으로,
성장 촉진은 농장물을 부작용 없이 성장시키는 기간이 일주일에서 보름으로 변했다.
그리고
"농사꾼의 재능?"
세준이 새롭게 개방된 스킬을 확인했다.
[하나 더! Lv. 1]
같은 농작물을 1000개 수확할 때마다 1개를 더 얻을 수 있습니다.
나름 괜찮았다.
"꾸엥아 잘했어."
세준이 푸른색 고구마 하나를 주며 꾸엥이를 칭찬했다. 꾸엥이가 땅속에 있는 푸른색 농작물을 찾아주지 않았다면 직업 등급을 올리는데 더 맣은 시간이 필요했을 거다.
조난 272일 차, 세준이 B급 탑농부가 됐다.
***
"냥?"
탑 38층을 향해 내려가던 테오의 기분이 갑자기 나빠졌다.
"뭐냥? 누가 박 회장의 이쁨을 받고 있는 것이냥?"
테오의 세준 무릎 탐지기는 점점 진화 중이었다.
109화. 마력 70을 찍다.
109화. 마력 70을 찍다.
"몇 개나 되나 볼까?"
세준이 수확한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농작물의 수를 셌다.
"201, 202...221."
꾸엥이와 함께 먹은 게 꽤 됐는데도 남은 농작물 숫자가 221개나 됐다.
"좋아."
세준이 흡족해하며 수확한 푸른색 농작물들을 바라봤다. 방울토마토 150개, 고구마 31개, 감자 20개, 당근 20개.
"일단 방토 80개 정도는 내가 먹고."
푸른색 C급 방울토마토 하나가 마력 0.3을 올려준다. 세준의 현재 마력은 48.75. 마력을 70까지 올려 천둥 던지기의 봉인을 풀 생각이었다.
"나머지는 나눠먹으면 되겠네."
꾸엥!
세준이 농작물을 다 나눠준다고하자 꾸엥이가 자신의 공로를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당연하지. 우리 꾸엥이는 따로 꿀고구마 10개 만들어줄게."
꾸엥!
세준의 말에 꾸엥이가 만세를 불렀다.
"그러니까 일하자."
세준이 꾸엥이를 데리고 일반 농작물들을 수확하기 시작했다. 먼저 가장 수가 많은 방울토마토 수확을 위해 방울토마토밭으로 갔다.
그리고
똑.똑.
수확하며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마력의 방울토마토 1000개를 수확했습니다.]
[하나 더! Lv. 1가 발동합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 1개를 추가로 획득했습니다.]
방울토마토 1000개를 수확하자 하나 더! 스킬이 발동하며 추가로 방울토마토 1개를 획득했다.
"천 플러스 일이네."
극적인 효과는 없지만, 조금씩 쌓이다 보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수확을 이어갔다.
꾸엥!
세준이 수확한 방울토마토가 나무 상자에 가득 차자 아공간 창고에서 뒹굴거리며 놀고 있던 꾸엥이가 일어나 상자를 창고에 쌓아두었다.
"고마워. 농작물 거대화."
세준이 수고하는 꾸엥이에게 줄 마력의 방울토마토에 농작물 거대화 스킬을 사용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5배 거대화됩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농작물 거대화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방울토마토가 5배 커지며 자두 크기 정도로 커졌다. 세준은 방울토마토 10개에 농작물 거대화를 사용해 크기를 키워 꾸엥이에게 줬다.
꾸엥!
맛도 맛이지만, 입안을 가득 채워주는 방울토마토에 꾸엥이가 기뻐했다.
그렇게 꾸엥이가 상자를 옮길 때마다 꾸엥이에게 줄 농작물에 농작물 거대화를 사용하자
[마력의 방울토마토가 5배 거대화됩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농작물 거대화 Lv. 1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농작물 거대화 Lv. 1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금세 레벨이 올랐다. 덕분에 스킬을 사용하면 거대화되는 크기가 6배로 상승했다.
"이제 밥 먹자."
꾸엥!
밥이라는 말에 꾸엥이가 벌떡 일어났다.
"흥흥흥."
꾸에엥!꾸엥!
세준이 콧노래를 부르며 취사장에서 요리를 시작하자 꾸엥이도 세준을 따라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삐익!
뺘아!
뺘압!
토끼들이 일을 끝내고 저녁을 먹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거 먹고 있어."
세준이 푸른색 당근 20개를 토끼들에게 건네며 말했다. 꾸엥이랑 먼저 방울토마토를 먹은 것도 있고 수확제 동안 민첩이 많이 상승했기에 당근은 토끼들에게 전부 양보했다.
감자는 수프 재료로 쓰고 고구마는 꾸엥이에게 줄 꿀고구마 10개를 빼고는 나머지는 전부 군고구마로 만들었다.
"용들이 군구마를 그렇게 좋아할 줄이야."
처음에는 에일린만 그런 줄 알았더니 카이저, 안톤 가리지 않고 군고구마를 다 좋아했다.
오도독.오도독.
요리가 완성되는 동안 토끼들은 당근을 먹으면서 기다렸고 세준은 푸른색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마력을 올렸다.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섭취하셨습니다.]
[마력이 영구적으로 0.3 상승합니다.]
...
..
.
그렇게 방울토마토를 71개째 먹었을 때
[마력이 70을 넘었습니다.]
[우뢰(雨雷) Lv. 1의 의 봉인이 풀립니다.]
[우뢰(雨雷) Lv. 1의 모든 봉인이 풀렸습니다.]
[우뢰(雨雷) Lv. 1의 누적된 숙련도에 따라 스킬 레벨이 상승합니다.]
[우뢰(雨雷) Lv. 1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우뢰(雨雷) Lv. 2의 숙련도가 채워져 레벨이 상승합니다.]
"오!"
스킬의 모든 봉인이 풀리자 단숨에 우뢰 스킬의 레벨이 3으로 올랐다. 세준이 먹구름 만들기를 연습하며 숙련도를 올려놓은 덕분이었다.
'내일 서쪽 숲으로 가서 시험해 봐야지.'
여기서는 를 써볼 수 없으니 불개미에게 써볼 생각이었다.
그때
꾸엥!
꾸엥이가 세준을 불러 자신의 꿀고구마는 언제 하냐며 보채기 시작했다.
"금방 돼."
수프가 완성되는 시간에 맞춰 요리를 완성하려 한 세준이었다.
잠시 후
"다 됐다."
세준이 수프, 꿀고구마, 군고구마를 동시에 완성했다.
펄럭.펄럭.
-박세준이놈! 어서 군고구마를 내놓거라!
요리가 완성되기만 기다리던 카이저가 호통을 치며 날아왔다.
[탑의 관리자가 지금 우리 세준이한테 화를 낸 거냐고 따집니다.]
-화...화라니! 절대 아니야.
"카이저 님, 진정하세요. 에일린도."
세준이 용들을 진정시키고 화로에서 완성된 군고구마를 꺼냈다.
"카이저 님은 다른 용들과도 나눠먹어야 하니 15개를 드릴게요."
-크흠. 고맙구나.
와르르.
세준이 건넨 군고구마를 검은 용 조각상이 단숨에 삼켜버렸다.
그리고
"에일린은 군고구마 5개랑 방울토마토 50개를 줄게."
꿀젤리를 장복하며 마력 재능이 높아진 덕분에 드래곤하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이제 다시 마력을 쌓는 농작물을 먹을 수 있게 된 에일린이었다.
[탑의 관리자가 고맙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용들에게 군고구마를 상납(?)한 세준이 동물들과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후추추추.
세준이 수프에 후추를 뿌리고 수프를 감자 덩어리와 함께 숟가락으로 떠
"후.후."
바람으로 수프를 식히고 입에 넣었다. 소금과 후추로 된 간에 재료 본연의 맛에서 올라오는 감칠맛이 합쳐지며 완벽한 맛을 만들어냈다.
거기다 적당하게 잘린 감자를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포슬포슬한 식감까지.
"와."
너무 맛있었다. 물론 아침과 점심을 부실하게 먹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수프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자
[블루문의 기운이 담긴 보랏빛 감자수프를 섭취했습니다.]
[힘이 영구적으로 0.2 상승합니다.]
원래 효과보다는 낮았지만, 요리로 만드니 하나를 다 먹지 않아도 효과가 나타났다.
"오!"
세준이 수프를 한 그릇 더 먹어야겠다고 생각할 때
텅.텅.
꾸엥···
텅 빈 냄비를 두드리며 바닥을 보며 실망하는 꾸엥이가 보였다. 식사가 시작되자마자 1분 만에 꿀고구마를 다 먹고 수프를 퍼먹고 있던 꾸엥이였다.
***
"크하하하!"
카이저가 호탕하게 웃으며 군고구마의 껍질을 깠다. 군고구마는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로 뜨거웠지만, 높은 화염 내성을 가진 카이저는 전혀 뜨거워하지 않고 껍질을 깠다.
세준이 봤으면 정말 부러워할 능력이었다.
카이저가 노란 속살이 드러난 군고구마를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다른 용들과 나눠먹으라고 줬지만, 혼자 먹는 카이저였다.
'이 좋은 걸 나눠 먹을 수는 없지.'
역시 용의 본성은 탐욕스러움이 분명했다.
"오!"
블루문의 기운을 담겨서인지 이전 고구마보다 훨씬 맛도 풍미도 짙었다. 그렇게 군고구마를 먹자 점점 목이 막혀왔다.
그때
뽕!
꼴꼴꼴.
카이저가 세준에게 받은 불당근주를 따 큰 잔에 채우고 원샷했다.
"캬아!"
불당근주가 고구마와 함께 목구멍으로 넘어가자 목멤이 사라졌다. 동시에 입 안이 개운해지며 다시 군고구마를 먹을 준비가 됐다.
"크하하하. 좋군. 좋아."
'크흐흐흐. 잘했다. 우리 손녀.'
카이저가 세준을 탑농부로 임명한 에일린을 칭찬하며 군고구마를 안주로 불당근주를 먹고 있을 때
휙.
카이저가 급하게 군고구마를 감췄다.
잠시 후
"아버님, 혼자 뭘 드십니까?"
서둘러 외부 순찰에서 돌아온 안톤이 날카로운 눈으로 카이저를 보며 물었다. 방 안에서 단내가 진동했다.
"크흠. 먹긴 뭘 먹어? 그냥 간단히 술 한잔하고 있었다."
카이저가 최대한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군고구마가 있다는 것을 들키면 다른 용들과 나눠 먹어야 했다.
"내놓으시죠."
"뭐...뭘 말이냐?"
"군고구마요."
'귀신 같은 놈 어떻게 알았지?'
"자."
카이저가 군고구마 하나를 꺼냈다.
하지만
"세준이에게 15개 받은 거 다 알고 있습니다."
"이익!"
안톤의 말에 카이저의 인상이 구겨졌다. 카이저는 몰랐지만, 검은 용 조각상의 대화를 안톤도 듣고 있었다.
그렇게 군고구마를 독식하려던 카이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
저녁을 먹고 블루문 때 꾸엥이가 폭주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던 세준은 꾸엥이가 파수꾼이라 변하지 않았다는 가정에 도달했다. 다른 점은 그것뿐이었다.
그래서 쀼쀼 대신 엄마 크림슨 자이언트 베어를 파수꾼으로 지정하려 했지만
[파수꾼은 한 번 지정하면 변경할 수 없습니다.]
한 번 지정된 파수꾼은 바꿀 수 없었다.
"안 되네."
다음부터는 신중하게 파수꾼을 지정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세준이 자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꾸엥아, 같이 자자."
요즘 계속 동물들과 같이 자서인지 혼자 자려니 뭔가 허전했다.
하지만
꾸엥!
세준의 말에 고개를 흔들며 꾸엥이가 도망갔다. 잠은 엄마랑 잘 거다요!
"...아. 나이 26살 먹고 뭐 하는 거지?"
꾸엥이의 거절에 현타가 온 세준이 정신을 차리며 침실로 들어가 누웠다.
커어어.
생각보다 잠은 잘 왔다.
(세준 님, 제가 있어요!)
뱃뱃.
침실 천장 구석에서 야행성인 황금박쥐가 자는 세준의 곁을 지켰다.
***
"테 사장님, 왜 그러십니까?"
탑 67층에서 합류한 인턴 제프가 인상을 쓰고 있는 테오에게 물었다. 테오는 탑 67층의 재건을 돕고있는 인턴들 중 몇을 데리고 탑 38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불길하다냥. 속도를 더 높여라냥!"
"더요?!"
"시끄럽다냥! 계약 기간을 늘리고 싶으냥?!"
테오가 표정을 구기는 고양이 인턴들을 향해 소리쳤다.
"알겠습니다."
냥아치 사장 앞에서 거절할 수 있는 인턴들은 없었다.
그렇게 빨리 달린 덕분에 테오가 탑 99층에서 출발한 지 50시간 만에 탑 38층의 캠프에 도착했다.
"인간들아 내가 왔다냥!"
"테오다!"
"고양이 상인이 나타났다!"
테오의 등장에 서둘러 달려오는 헌터들.
"푸후훗. 나를 그렇게 기다린 것이냥?!"
생각보다 더 자신을 반기는 헌터들의 태도에 테오가 우쭐해했다.
"당연하지. 요즘 왜 이렇게 안 온 거야?"
"그래! 지금 여기서 며칠째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아?"
헌터들이 대답하며 테오를 중심으로 원을 만들었다. 경매를 준비하는 것이다.
"빌, 제프."
"네."
"네."
빌과 제프가 자신의 봇짐에서 나무 상자를 꺼내 하나씩 쌓았다.
그리고
폴짝.
테오가 상자 위에 올라가
"이제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첫 경매는 마력의 방울토마토다냥!"
경매의 시작을 알렸다.
그때
"비켜!"
"길 좀 열어주세요!"
헌터들이 독에 중독돼 피부가 검게 변해 의식을 잃은 헌터들을 데리고 캠프로 들어왔다.
"비켜라냥!"
파바밧.
테오가 빠르게 움직여 의식을 잃은 헌터들의 입에 해독의 대파를 하나씩 물렸다.
"돈만 밝히는 줄 알았는데..."
"일체의 고민도 없이 사람을 살리다니..."
테오의 계산 없는 행동에 헌터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하지만
'푸후훗. 돈 벌었다냥!'
헌터들의 생각과 다르게 무조건 돈을 받아낼 생각을 했기에 계산이 필요 없는 테오였다. 그리고 의식을 잃은 헌터들 중에는 위자드 길드의 길드장 루실리아도 있었다.
110화. 지구방위대를 창립하다.
110화. 지구방위대를 창립하다.
해독의 대파를 문 헌터들의 피부가 점점 원래대로 돌아오며 가쁜 호흡도 조금 편해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해독되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냥!"
테오가 무심하게 일어서며 다시 나무 상자 위로 올라갔다. 그런 테오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있었다.
'푸후훗. 박 회장이 좋아할 거다냥!'
해독의 대파를 먹이며 빠르게 헌터들의 지장을 찍은 테오였다. 손은 눈보다 빨랐다. 테오가 세준이 기뻐할 표정을 생각하며 계약서를 조심스럽게 봇짐에 넣었다.
그리고
"마력의 방울토마토부터 500개씩 경매를 시작하겠다냥!"
테오가 카리스마 있게 외쳤다.
"500개에 870탑코인!"
"500개에 890탑코인!"
평소보다 높은 호가. 테오가 오랜만에 오는 바람에 탑 밖은 물량이 없어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
거기다 이곳에서 테오의 선행을 보자 헌터들은 손해를 본 테오를 돕기 위해 자신들도 모르게 돈을 조금씩 더 썼다. 덕분에 마력의 방울토마토 5000개를 개당 1.9탑코인 정도에 팔 수 있었다.
"다음은 힘의 호박고구마다냥!"
테오는 저번 경매에서 고구마는 반응이 좋지 않았기에 이번 거래는 잠깐 쉬어 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500개에 1500탑코인!"
"500개에 1600탑코인!"
"500개에 1800탑코인!"
테오의 생각과 달리 헌터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힘의 호박고구마의 진가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운동을 활발히 한다.
물론 화장실을 잘 가게 해주기도 했지만, 그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힘의 호박고구마를 먹으면 장운동이 활발해지며 흡수 효율이 5배로 올라갔다.
즉, 힘의 호박고구마 1개와 해독의 대파 1개를 같이 먹으면 해독의 대파 5개를 먹은 효과가 나는 것이다.
"500개에 2500탑코인!!!"
"500개에 3000탑코인!!!"
"500개에 4000탑코인!!!"
그렇기에 경매의 열기는 뜨거웠고 힘의 호박고구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500개에 5만 탑코인!"
"500개에 6만 탑코인!"
"500개에 12만 탑코인!"
갑자기 2배나 올라간 가격에 헌터들이 조용해졌다.
12만 탑코인이면 힘의 호박고구마를 개당 240탑코인에 사는 것. 저번 경매에서 힘의 호박고구마 낙찰 금액이 1탑코인이니 무려 240배나 상승한 금액.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저렴한 거였다. 힘의 호박고구마 1개가 해독의 대파 4개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저번 경매에서 해독의 대파 가격은 대략 80탑코인. 힘의 호박고구마를 개당 320탑코인에 사도 본전이다.
거기다 힘의 호박고구마 효과는 해독의 대파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마력의 방울토마토에도 적용된다. 1개를 먹어도 5개를 먹은 것처럼 오랫동안 활력이 유지되는 것이다.
물론 일반 약품에도 적용되는 효과였다.
"낙찰이다냥!"
그렇게 이어진 경매에서 테오는 힘의 호박고구마를 개당 평균 250탑코인에 팔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해독의 대파다냥!"
이어서 시작된 해독의 대파 경매.
"500개에 4만 탑코인!"
"500개에 4만 1000탑코인!"
"500개에 4만 2000탑코인!"
저번 거래로 어느 정도 가격이 정해졌고 힘의 호박고구마가 나타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다.
그때
"오늘은 해독의 대파를 5000개만 판다냥!"
"뭐?!"
"왜?!"
저번 경매에서는 해독의 대파를 1만 개 팔았기에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느긋이 지켜보던 헌터들이 당황했다.
그리고
"500개에 5만 2000탑코인!"
"500개에 5만 3000탑코인!"
"500개에 6만 탑코인!"
서둘러 헌터들이 경매에 참가했다. 덕분에 가격은 쭉쭉 올라갔고 해독의 대파 5000개를 개당 154탑코인에 팔 수 있었다.
'푸후훗. 200만 탑코인 넘게 벌었다냥.'
"테오, 사진 찍어줘."
최고 판매 금액을 넘기고 기뻐하는 테오에게 여성 헌터들이 사진을 찍자고 다가왔다.
"안된다냥!"
"어?! 왜?"
"아직 팔 농작물이 하나 더 남았다냥!"
"진짜?!"
새로운 농작물이 있다는 소리에 흩어지려던 헌터들이 다시 몰려들었다.
"새로 팔 농작물은 민첩의 당근이다냥! 와서 구경하라냥!'
헌터들이 테오의 말에 민첩의 당근 옵션을 구경했다. 민첩이 오르는 건 이미 이름만 들어도 예상이 됐다. 중요한 건 비각성자가 먹었을 때의 효과.
"시력이 좋아진다고?"
"이미 시력을 잃은 사람도 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건가?"
불친절한 설명에 헌터들이 민첩의 당근을 구매할지 고민하며 자리로 돌아갔다.
"시작하겠다냥!"
"500개에 500탑코인!"
시력이 좋아지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헌터들은 민첩을 올려주는 효과 정도의 가치로만 민첩의 당근을 계산했다.
그렇게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500개에 550탑코인!"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며 민첩의 당근을 싹쓸이하는 헌터 하나가 있었다. 피닉스 길드의 3팀 리더 김동식이었다.
'여기에 내 전 재산을 몰빵한다!'
동식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테오가 파는 농작물은 가장 처음에 풀려 사람들이 긴가민가할 때가 가장 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음 경매가 되면 농작물의 가치가 알려지면서 가격이 크게 폭등해버린다. 그렇기에 지금이 가장 저렴하다고 생각하며 김동식은 전 재산을 투입해 민첩의 당근 3000개를 샀다.
"완판이다냥!"
경매가 끝나고 테오와 인턴들이 헌터들과 사진을 찍고 보상받고 있을 때
"으음..."
독에 중독됐던 헌터들이 의식을 차리기 시작했다.
***
(일어···)
깊은 새벽 누군가 세준을 불렀다.
"으음. 뭐야?"
세준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 주변을 보자
파닥.파닥.
황금박쥐가 세준의 앞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세준 님! 일어나셨군요! 엔트가 찾아왔어요!)
"엔트?"
(네!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황금박쥐의 말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세준.
뿌득.뿌득.
세준이 나오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엔트가 세준에게 파란색 씨앗이 난 머리를 내밀었다. 블루문의 기운을 담은 씨앗 같았다.
"이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야?"
세준이 엔트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물었다.
[응···씨앗...따···줘···]
"알았어."
똑.
세준이 엔트의 머리에 난 푸른색 씨앗을 땄다.
[따라쟁이 씨앗을 얻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채종하기 Lv. 4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따라쟁이 씨앗?"
세준이 씨앗을 살펴봤다.
[따라쟁이 씨앗]
블루문의 기운을 흡수한 엔트가 아주 희박한 확률로 만들어 내는 씨앗입니다.
가장 가까운 씨앗이나 농작물을 따라 합니다.
등급 : A
'따라 한다고?'
세준이 씨앗을 살펴보고 있을 때
[고..마워...요]
엔트가 자신의 씨앗을 따준 세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뿌득.뿌득.
서쪽 슾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가 고맙지."
세준은 엔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어느 농작물 옆에 심지?"
세준이 따라쟁이 씨앗을 어디다 심을지 고민했다.
하지만
"하아암."
너무 졸렸다.
"일단 꿈속에서 생각하자."
세준이 따라쟁이 씨앗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잠을 잤다.
그리고 아침.
꾸엥!
꾸엥이가 침실로 들어와 세준을 깨웠다.
"뭐냐? 어제는 그냥 쌩하고 가더니?"
세준이 삐진 척하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꿰...에엥...
세준이 자신을 반겨주지 않자 바로 울음보를 터트리는 꾸엥이. 아빠가 화났다요...
부릉부릉.
꾸엥이가 울음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아냐. 아빠 화 안 났어."
토닥토닥.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달랬다. 꾸엥이가 울면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고 그만큼 더 많이 먹어야 한다. 그리고 세준은 꾸엥이가 먹을 음식을 해야 한다.
'아침부터 애를 울릴 수는 없지.'
세준이 꾸엥이를 달래자
꾸엥.
[배고프다요.]
금세 울음을 그친 꾸엥이가 자신의 분홍빛 배를 내밀며 말했다.
"알았어. 빨리 아침 먹자. 황금박쥐도 가자."
(네!)
세준이 꾸엥이와 황금박쥐를 데리고 취사장으로 가서 아침을 준비했다. 준비하는 동안 토끼들도 일어나 세준을 도왔다.
그렇게 준비한 아침을 먹고
"아! 따라쟁이 씨앗."
세준이 주머니에서 씨앗을 꺼냈다.
하지만
"어?!"
주머니에서 나온 건 오색콩 씨앗 2개였다.
"아!"
너구리족 족장 에밀에게 산 이후로 완전히 잊고 있었다. 따라쟁이 씨앗이 주머니에 먼저 있던 오색콩 씨앗을 따라 변해버린 것이다.
"뭐 상관없나?"
딱히 따라쟁이 씨앗으로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세준은 크게 아쉽지 않았다.
"일단 심어야지."
두 개뿐이라 밭에 심기도 그랬기에 세준은 오색콩 씨앗을 신령스러운 비석 옆에 단검으로 땅을 파고 심었다.
[오색콩 씨앗을 심었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조금 상승합니다.]
[씨뿌리기 Lv. 6의 숙련도가 조금 상승합니다.]
[숙련도 상승 Lv. 1의 효과로 씨뿌리기 Lv. 6의 숙련도가 5% 추가 상승합니다.]
오색콩 씨앗 2개를 심고
"오늘은 오전에는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오후에는 서쪽 숲에 갈 거야. 알았지?"
꾸엥!
(네!)
새준이 꾸엥이와 황금박쥐에게 오늘의 스케쥴을 말해줬다. 어차피 일은 혼자 하지만.
"일하자!"
세준이 혼자 외치며 방울토마토밭으로 들어가 방울토마토를 따기 시작했다.
톡.
[잘 익은 마력의 방울토마토를 수확했습니다.]
[직업 퀘스트 완료까지 5만 17번 남았습니다.]
[직업 경험치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수확하기 Lv. 5의 숙련도가 아주 미세하게 상승합니다.]
[경험치 30을 획득했습니다.]
"아직도 반이나 남았네."
세준이 직업 퀘스트 메시지를 보면서 말했다. 생각보다 진행이 느렸다.
그렇게 열심히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을 때
위잉.
독꿀벌 한 마리가 다가왔다.
"응? 무슨 일이야?"
위잉.
[동쪽의 독꿀벌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진짜? 꾸엥아 가자!"
세준이 서둘러 꾸엥이를 데리고 동쪽으로 이동했다.
***
"이제 움직일 수 있냥?"
사진을 다 찍고 온 테오가 의식을 차린 헌터들에게 물었다.
"응. 구해줘서 고마워."
"고마워."
헌터들이 테오에게 감사를 표했다.
"괜찮다냥! 고마우면 나를 따라오라냥! 동식이도 따라오라냥!"
"나도?"
"그렇다냥!"
테오가 김동식과 헌터들을 데리고 캠프를 벗어났다.
그렇게 이동하는 동안
"하나."
"유능한!!!"
"둘."
"인간이 되자!!!"
멀리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려왔다.
'스승님한테 가는 건가?'
소리를 들은 동식이 테오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깨달았다.
'근데 왜 스승님한테 가지?'
자신도 며칠 전까지 흑랑단원들과 함께 구르다 왔기에 거부감이 일어났다.
잠시 후 동식의 예상대로 한태준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늙은 인간 오랜만이다냥!"
"테오, 왜 벌써 왔어? 이놈들 유능해지려면 아직인데."
"헉!"
한태준의 말에 기겁하는 흑랑단.
"오늘은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어서 불렀다냥."
"중요한 얘기? 뭔데?"
"일단 여기서 들은 이야기는 비밀로 하겠다는 비밀 유지 계약서를 쓰라냥!"
테오가 새로운 계약서를 내밀었다. 이번 계약서에는 정말 비밀 유지에 대한 내용만 있었다.
"우리는 멀리가 있을까?"
테오를 따라온 헌터들이 물었다. 굳이 옆에서 비밀을 들어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필요 없다냥!"
테오가 아까 넣어둔 계약서를 꺼내 계약 내용을 쓰기 시작했다.
선도장 후계약. 정말 냥아치스러운 계약법이었다.
그리고
"제군들 환영한다냥. 이제부터 너희들은 지구방위대 창립멤버다냥! 그리고 난 지구방위대 부사령관 코드명 옐로우다냥!"
계약서를 다 쓴 테오가 헌터들을 보며 외쳤다. 물론 지구방위대 사령관은 세준이었다.
111화. 집에 실려오다.
111화. 집에 실려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