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자국의 요구를 담은 협상안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는 요구사항을 서면으로 제출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검토 후 답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명확한 제안이 담긴 협상안을 우크라이나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에 제시한 협상안에 약 3주 만에 서면으로 답한 것이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의 초안은 우크라이나 측에 넘겨졌고 여기에는 절대적으로 분명한 요점이 포함돼 있다"며 "공은 우크라이나 측에 넘어갔고 우리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탄불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의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해온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014년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해 무력 탈환을 시도하지 않기로 하고 향후 15년간 크림반도의 지위에 대해 러시아와 협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방안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공격을 집중하자 화력이 더 강한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주요 7개국(G7) 정상과 긴급영상회의를 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회의에 참여했다.
회의 후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8억달러(약 9876억원) 규모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추가 지원 방침을 밝힌 것이다. CNN 보도에 따르면 추가로 지원할 규모는 8억달러에 이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규모가 갈수록 늘면서 미국 등 서방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무기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남부 전선에 투입한 전술 대대단(BTG)이 지난 24시간 동안 2개 늘어나 총 78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공격을 앞두고 기존 65개 전투부대를 76개로 11개 늘린 데 이어 재차 병력 보강에 나선 것이다. 병력을 더 늘린 러시아군은 19일(현지시간) 개전 이후 최대 규모 공세를 폈다.
한편 러시아는 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역에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 지역을 완전히 파괴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서울 = 이동인 기자(moveman@mk.co.kr)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kkm@mk.co.kr)